신준호 / 부안읍, 바버샵 더웨이 운영
신준호 / 부안읍, 바버샵 더웨이 운영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로 우려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걱정을 함께하는 아시아 정세를 보고 있자면 미국의 일본을 향한 이해하기 힘든 넓은 아량에 감개가 무량할 지경이다.
2011년 4월 11일 후쿠시마를 강타한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지 어느덧 햇수로 12년이나 되었다. 일본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전 세계가 공유하는 바다에 내다 버리고 있는 지금 이 사태의 원인이 되는 그 지진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물론 1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거의 잊었거나, 기억 저편에 묻어두고 사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때 지진이 만든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됐고, 핵오염수가 그대로 한동안 바다로 흘러가는 일이 있었다.
그때 세계는 감당할 수 없는 자연재해였다는 이유로, 그리고 넓은 바다를 믿었던 만큼 넓은 아량을 베풀었다고 본다. 그랬기에 지금까지 한국과 주변 다른 나라들도 수산물을 별다른 의심 없이 먹었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런 주변국의 이해심과 너그러움을 일본은 이기심 가득한 오염수 방류라는 배은망덕으로 갚았다. 마치 주변에 보란 듯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다. 안전하다”며 강행하는 일본은 정말 이기적인 국가가 아닌가.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를 통해 정화처리 하고, 남아있는 삼중수소라는 유해물질을 희석해서 바다로 방류한다는 게 지금 일본이 하는 오염수 방류의 기본내용이다. 이전에는 들어본 적 없는 복잡한 이야기지만, 지금은 평범한 국민인 나도 알고 있다. 사실 이 정도는 누구나 최소한 관심만 가지고 있다면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이다.
삼중수소는 대소변 및 땀을 통해 대부분 배출이 된다지만 오염수 자체에 있는 탄소, 스트론튬,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 등 삼중수소보다 위험한 다른 유해물질이 남아있을 수 있고, 그렇기에 오염수 방류는 위험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일상에서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주문했는데, 그 음식에 머리카락이 들어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머리카락을 먹는다고 하여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 아이에게 그 음식을 먹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마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교환이나 조치를 요구할 것은 분명하고, 이후로는 그 식당에 가기도 망설여질 수도 있다.
다시 한번 스스로 질문 해보자. 내 아이가, 그리고 그 아이의 아이가 자라는 미래에도 바닷속에는 여전히 방사성물질이 남아있게 될 것이다. 그 오염물질이 희석된 바닷물에서 아이들이 수영하고, 마시고 또 그 물이 증발해 내리는 비를 맞게 해도 될까. 그 비를 맞고 자란 식물을 먹으며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 수 있을까?
한편으론 그렇게 오염수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원자력발전소가 많은 우리나라도 언젠가 오염수를 방류해야 하는 날이 온다면. IAEA는 우리에게도 일본에게 했듯이 긍정적일지도 의문이다.
어쨌든 이번 오염수 방류 사태가 세계 해양의 오염을 부추기는 선례가 되지 않길 마음 깊이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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