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저는 산사를 찾을때면 저는 늘 내가 살아 있다는데 대한 지극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더욱이 경내를 돌아 법당안에 들어서서 합장을 하고 부처님 앞에 향불을 그울때면 다리가 후들거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음을 못참곤 했습니다.
이토록 내가 죄 많은 사람이었던가 되돌아 반성하기에 앞서 인간으로 태어나 죄를 짖지 않을 수 없음을 더 안타까워 하면서 후세에 천당에는 못가더라도 제발 지옥에는 가지 않게 해 주십사 빌러 국화꽃송이를 들고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산사를 즐겨찾곤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광주에서 편지를 씁니다.
처음 편지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형님이라 부르겠습니다. 그래도 괜챦죠?
형님 지금 부안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여기서는 전주에서처럼 소식을 알수가 없어 무척 답답합니다.
어떻게 일은 잘 되어 가겠죠
형님
이렇게 혼자 광주에 와 있으니 꼭 외톨이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늘 같이 있다는 같이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외롭습니다. 혼자이니..
형님 한번 다녀 가십시오 저의 보모님과 함께 말입니다.
밖에서 열심히 일 하시는데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광주에서 이인열 올림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