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교수의 명구명구 78

雖有天下易生之物也나 一日暴之하고
수유천하이생지물야나 일일폭지하고

十日寒之면 未有能生者也라.
십일한지면 미유능생자야라.

비록 천하에 아무리 잘 자라는 식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하루는 땡볕이 내리쬐고 열흘은 모진 추위가 온다면 그런 환경에서 능히 살지는 못할 것이다.


『맹자孟子』「고자告子」상上편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이 튼튼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적당한 시련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래서 방학 때면 더러 ‘극기 훈련’이라는 이름의 훈련 캠프에 입소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그러나 평상시의 생활은 지나치게 안일하고 방만하게 하다가 며칠 동안 극기 훈련을 받는다고 해서 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뭐니뭐니해도 교육은 일관성이 있을 때 효과를 거둔 것 같다. 세상의 유행이나 시대의 조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여 뭐 하나 좋은 게 있다고 하면 그곳으로 몰려가서 가르치려 드는 교육은 학생만 피곤하게 할 뿐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다.

세상에 아무리 잘 자라는 식물이 있다고 해도 하루는 폭염이 내리 쬐고 다음 날에는 한파가 몰아닥친다면 그런 환경에서는 자랄 수 없듯이, 일관성이 없이 소문과 유행을 따라 뭐가 하나 좋다고 하면 소나기 퍼붓듯이 시키는 교육은 아이를 자라게 하기는커녕 망치고 말 것이다.


雖 : 비록 수 / 易 : 쉬울 이 / 暴 : 햇볕 쬘 쪽 / 寒 : 찰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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