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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 발달과 함께 환자들의 후유증을 감소시키고 재활에 힘을 불어 넣는 물리치료의 효과가 커짐에 따라 물리치료사의 역할이 중요시 되고 있다. 하루에도 100여명이 넘는 환자들이 몰려드는 부안성모병원 물리치료실에서 환자들의 몸 뿐만아니라 마음까지 어루만져주는 물리치료사 박영일(54)실장을 만났다.

해맑은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하는 박 실장은 부안효병원 물리치료실을 거쳐 1년 전 현재 병원으로 옮겨왔다. 군산 출신으로 원광대학교 보건대학을 졸업한 이후 27년 동안 물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지금까지 하루 평균 30여명이 넘는 환자를 돌봤고, 그의 손을 거쳐 간 환자 수만 족히 30만 명 가까이 된다.

오랜 경력이 말해주듯 외길 인생을 살아 온 그가 개인병원, 종합병원 등 두루 거친 다양한 실무 덕분에 환자상태를 한 눈에 파악해서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교통환자부터 척추측만증 환자나 만성질환자까지 일일이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며 불편한 몸을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하는 종합병원 물리치료 분야는 가장 힘들고 바쁘다. 그렇지만 자신의 일이 즐겁다는 박 실장의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가득하다.

박 실장은 친절 서비스를 원칙으로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프로정신을 발휘하여 환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쉬면서 안정을 뒤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노력한다.

물리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일일이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되기에 지루해 하는 이들에게 인상 좋고 친절한 그가 먼저 우스게 소리를 건네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

가족사 이야기를 시작으로 아들, 딸 자랑은 끊일 줄 모르고 이어지면서 환자들과 스스럼이 없이 교감을 나눈다. 대부분 농산어촌 지역의 환자들이 박 박실장을 찾는 이유는 그의 따뜻한 인간미에 있다.

일을 많이 해서 아픈 허리와 다리는 물론 연세 많은 노인들의 하소연과 민생고를 유달리 귀담아 들어준다. 그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너그럽고 후한 마음은 혼자 사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봄바람에 만물이 다시 살아나 듯 기운을 북돋는다.

온열치료, 전기치료 등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터득한 박 실장의 손놀림은 민첩하다. 그런데 일시 방편적인 손맛에 익숙해진 노인들은 무조건 주물러 달라고 조른다. 그러나 그는 근력강화를 위한 스트레칭 등 운동치료는 물리치료의 실효성을 얻을 수 있기에 환자들에게 가르치며 혼자 스스로 할 것을 강조한다.

박 실장을 만나보면 그가 일을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 종일 종종걸음에 백 명을 넘게 상대하는 물리치료는 조금만 실수하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기 일쑤다. 그만큼 고된 일을 하면서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에는 봉사정신과 사명감 없이 할 수 없는 일이다.

박 실장은 “웃음은 긍정적인 사고로 치료 효과가 배가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처음 이곳을 찾는 환자들 대부분 표정이 경직되고 어둡다. 그러나 박 실장의 손길이 한 번 스치면 이들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다음날 이곳을 다시 찾는 이들의 표정은 어느새 밝고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이다. 간혹 그가 물리치료실을 비울 때면 오자마자 발 실장부터 찾는 환자들은 대번에 서운해마지 않는다. 꼭 주인 없는 빈 집에 온 것 같은 허탈감에 금방 풀이 죽는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박 실장은 남들 다가는 여름휴가도 못 갔다. 딱히 그를 찾는 환자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즐겁다는 그는 분위기 메이커다.

매사에 정직하고 정확한 그가 직원들이 자신의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길 바란다. 실제로 이런 모범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그를 존경하는 직장 후배 물리치료사부터 주례를 부탁받기도 했다.

현재 원광보건대학 물리치료과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박 실장은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은은한 향기를 풍기며 부인과 알콩달콩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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