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 한국해양구조단 부안지역대 대장 한동교 씨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하루하루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는 그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서려있다. 모래사장에서 바다까지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해수욕장의 파수꾼 수상구조대원들이다.

민간자원봉사자 한국해양구조단 부안지역대 대장 한동교(63)씨는 여름철 피서객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비해 변산면 모항 백사장을 누비고 다닌다. 부안지역대는 16명으로 구성되어 인명구조에 필수적인 익수자 구조요령에서 시작해 심폐소생술, 응급처치법, 해상 선박사고 가상훈련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고 모두가 수상안전 분야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서해권 부단장을 역임하고 있는 한 대장은 2002년 정읍지역대와 부안지역대 발대식을 시작으로 고사포해수욕장을 비롯하여 10여 년간 부안의 바다를 책임지고 있다.

광주에서 유통업을 하고 있는 그가 본격적으로 밀려드는 피서객을 맞아 생업을 뒤로 한 채 모항해수욕장에 한 달간 둥지를 틀었다. 행양구조단 생활을 30여 년째 해오고 있는 한 대장은 웬만한 젊은 대원은 따라오지 못할 만큼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그는 대원들에게 “잠시 쉬 때도 시선은 바다에 두면서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기본수칙을 수시로 전달한다. 제트스키와 구명보트를 준비해 놓고서 유사시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도록 완비해 놓고 있는 이들은 피서객이 물놀이를 하다가 파도에 뒤집힌 채 물속에 빠져 익사할까 염려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것이다.

평소 부드러운 남자지만 이 부분 만큼은 철칙으로 여기며 대원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그에게서 바다의 사나이만이 가지는 카리스마가 전해진다. 한 대장이 이토록 보이지 않게 바다를 감시하며 지키고 있기에 모항을 찾은 피서객들이 안심하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고 그동안 큰 사고 없이 지냈다.

해병대 출신인 그는 여름이면 인명구조 활동을 하면서도 겨울에는 환경복원 정화활동까지 해 오고 있었다. 부안 앞 바다에 밀려오는 스티로폼, 어장 끈, 어민 기름통,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 등을 일일이 수거, 조사해 계절마다 나오는 쓰레기 량을 5년째 모니터링 했다. 이는 현재 해양환경관리공단에서 소중한 통계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인명을 구조한 한 대장은 3년 전 모항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진 한 남학생을 구출했는데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고 여겼다. 신속한 인공심폐소생술로 응급조치를 마치고 병원에서 이틀 만에 깨어나게 되어 사람을 살렸다는 보람이 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구조해 주었는데 아무경황이 없어서인지 그의 행동을 당연히 여기며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 총총히 가버리곤 해 때로는 잠시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단다. 그렇지만 한 대장은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주어진 본분이려니 하며 당연하게 여긴다.

피서객의 안전유지에 한 치의 긴장을 늦추지 않는 구조대원들의 하루는 부표 안에서 물놀이 할 수 있도록 방송으로 유도 하고 주부를 타다가 파도에 떠내려가는 사람들을 건져오기가 다반사다.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수영에 자신 있는데 왠 참견이냐며 시비를 걸어오기도 하고 돈 받고 하는 일이라는 오해를 받기 일쑤지만 이들은 결코 화내는 법이 없다.

한 대장은 “봉사활동은 돈이 많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넉넉지 않은 생업을 뒤로 한 채 뙤약볕에서 고생 하는 대원들이 믿음직스럽기만 하다”고 말한다.

모항해수욕장이 안전한 물놀이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은 물이 깨끗하고 파도타기가 즐거워서도 아니다. 피서객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눈을 부릅뜨고 있는 한국해양구조단 부안지역대원들의 숨은 활약이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