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관리않고 육성 조례없어

한 지역의 특산품은 그 지역을 상징하고 주민소득 지원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을 상징할 수 있는 특산품을 발굴, 선정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재 부안군이 지정한 특산품은 총 13가지 품목에 달한다. 품목으로는 쌀, 곰소젓갈, 김, 개암죽염, 곰소천일염, 변산기장, 위도꽃새우, 동진감자, 상서된장, 변산누에, 유천도자기, 줄포수박, 위도멸치가 있다.
이 같은 특산품은 부안군이 지난 2002년 외부 연구기관에 용역을 줘서 선정한 것이다. 특산품 선정에 있어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굳이 이런 용역에 의존해 특산물을 선정하는 것은 최소한의 특산품 선정 기준과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은 이유도 크다.

새롭게 특산품 지정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준과 절차가 없어 외부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기 전까지는 특산품 선정을 미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쌀의 경우는 심각하다. 지역별로, 품종별로 생산되는 다양한 쌀 가운데 어떤 쌀이 특산품인지 구분조차 모호하다. 아직 구체적으로 브랜드 선정 기준과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곰소젓갈의 경우도 곰소에서 생산되는 젓갈이 모두 특산품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다. 몇 개 업체에서 생산되는 젓갈만이 ‘부안군 특산품’에 선정돼 있다. 위생, 영양 분포상태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지역’의 특산품을 선정한다는 취지와는 맞지 않다. 가공품의 경우는 나름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가공특산품인 개암죽염과 김의 경우는 인지도와 판매에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가공특산품의 인지도와 판매실적이 높은 것은 기업화된 생산업체의 경영능력 때문이다.

부안군에서 특산품에 관한 관리와 홍보, 마케팅은 농업정책과 내에 3명으로 구성된 시장개척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절대적인 인력부족도 문제지만 정책과 예산 부족이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산품의 육성과 관리에 관한 조례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농특산물 전시판매장 운영관리에 관한 조례’ 등을 마련해 특산품의 홍보, 판매 등을 자치단체가 직접 나서고 있다.

한편 특산품과 별도로 부안군은 명품 브랜드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육성사업은 드라마 이순신과 연계되어 추진되고 있다. 장군의 쌀, 장군의 술 등이다. 이미 선정된 특산품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마케팅도 부족한 상황에서 명품브랜드 사업은 자칫 판만 별려놓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영주 기자 leekey@ibuan.com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