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6천 5백만원 예산 들여

친일인물로 알려진 김성수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집으로 알려진 김상만 가옥(줄포면 줄포리 445번지)에 대해 부안군이 최근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보수공사를 실시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1984년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민속자료 150호로 지정된 김상만 가옥은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1891~1955)를 비롯해 그의 동생인 김연수가 어린 시절을 보냈고, 장남인 김상만이 태어난 곳이다.

부안군은 김상만 가옥의 보수를 위해 총 6천500만원(국비:4천550만원, 도비:9백75만원, 군비: 9백75만원, 87% 계약 입찰)의 예산을 들여 안채와 사랑채, 문간채, 단식방 등 4채의 서까래와 벽체 등을 교체할 계획으로 있다. 이번 보수공사는 지난 10월28일 착공에 들어가 다음 달 23일까지 완공 예정으로, 현재는 동절기로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이외에도 김상만 가옥에 대해서는 매년 초가 이엉잇기 비용 등을 국가에서 보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인촌 김성수와 관련된 유적을 총관리하는 동아일보 민아무개 감사는 문화재청에 예산 집행을 요청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민현식 감사는 “고창의 인촌(김성수) 선생 생가는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으나 일미(김상만) 선생 생가는 많이 훼손되어 있다. 생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보기가 흉하다고 한다”고 밝히면서 “애초에 지붕을 억새로 만들었으나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볏집으로 바꿨는데 1년에 한번씩 보수를 해주기로 돼 있으나 군에서는 예산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방치를 해뒀다.

차라리 우리 돈으로 하고 나중에 공사비를 청구하겠다고 했지만 안된다고 했다”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 관계자는 “최근 핵폐기장 문제로 인해 부안군의회에서 예산 승인이 제때 나지 않았고, 군비가 책정되지 않아서 이엉잇기를 몇 년째 못한 것으로 안다. 최근에 6천만원 정도가 배정이 되었는데 군에서 문화재 보수 요청이 들어와 타당성 조사를 한 후 보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측은 문화재청에 수리를 촉구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감사는 “문화재청에 (수리)예산을 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예산이 나왔다. 그러나 1억5천에서 2억 정도는 있어야 제대로 보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아일보측에서 확인한 내용과는 달리 문화재청에서는 김상만 가옥의 수리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없었다”고 말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또한 김상만 가옥은 문화재 지정될 당시에도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은지의 논란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향토사학자 김형주 씨는 “김상만 가옥의 경우 고창에서 옮겨온 집이다. 김성수 일가가 고창지방의 의병들을 피해 일본 헌병대가 주둔하고 있어 치안유지가 잘 되고 있던 줄포로 이사 오면서 고창에 있던 집을 뜯어다 지은 집이다. 뜯어다 지은 집의 경우 아무래도 문화재 가치가 떨어진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될 당시 지방문화재위원을 맡고 있던 그는 “당시 국무총리 김상엽(김성수의 손자)이 다녀간 이후 1984년도에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었는데, 아마도 권력에 아부하기 위해 밑에서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 관계자는 “86 아시안 게임과 88 올림픽 때문에 84년도에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지정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중요 민속자료 가옥의 경우전국에 139곳이 지정되었는데 1984년에 대부분이 지정됐다”고 밝혔다.한편 친일 잔재 청산 차원에서 김성수의 친일 언사와 행동이 드러남에 따라 김상만 가옥에 대해서도 문화재 보수를 둘러싸고 국민의 세금을 쏟아붓는 것이 바람직한지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향미 기자 isonghm@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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