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민자치센터 강의온 진광현 경남정보사회연구소장

반핵대책위원회가 주관한 주민자치학교 세번째 강의가 지난 1일 부안성당에서 열렸다. 이날강사로 나온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진광현 소장은 현재의 주민자치센터는 ‘관치센터’에 불과하다며 주민의 권한과 역할이 더 커져야만 올바른 ‘주민자치센터’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는 경남 창원에서 마을도서관을 제안하고 현재는 30여개의 마을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는 어떤 단체인가
경남 창원에는 현재 50여개의 동 가운데 30여 곳에 마을도서관이 있다. 94년 UN이 정한 책의 해를 맞아 도시공동체 형성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는 ‘마을도서관’을 제안한 단체이며 지금은 위탁운영을 하고 있다. 2002년부터는 책문화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는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는가
주민자치센터의 본래 목적은 행정의 권한을 축소하고 주민의 자치, 분권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현재 군 단위의 면은 선택적으로 도시의 동은 의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주민자치센터의 문제는 어떤 것인가
지금은 한마디로 주민자치센터가 아닌 ‘관치센터’에 불과하다. 주민자치센터의 핵심은 주민자치위원회이지만 권한과 역할을 거의 주지 않고 있다. 방식은 자율적이지 않으며 관제화 돼 있다. 주민자치센터를 선거 출마 희망자들이 정치적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점도 문제다. 부안군의 경우도 김군수가 현행 방식을 고집할 경우 자신의 사조직을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각 면 주민자치센터의 운영비가 나오지만 대부분 면장의 판공비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너무 획일적이다. 스포츠댄스 강연하고 헬스기구 들여놔서 ‘몸짱’ 만든다고 주민자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개선해야 될 점은
공식적으로 공모 절차를 밟아 주민자치위원을 선출해야 한다. 조례에도 나와 있는 것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 예산 사용도 주민자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주민들이 예산 계획을 짜봐야 지역의제를 설정하고 발굴, 실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정보공개청구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의 발전방향은
주민이 참여하고 지역의제를 발굴해서 논의하고 동네를 바꾸는 과정이 바로 ‘자치’다. 주민참여와 권한, 책임의 부여는 자치능력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다. 여전히 자치권은 단체장에게 있다. 부안의 핵폐기장 문제도 결국 자치권을 군수가 남용한 사례라 볼 수 있다. 이 자치권한을 주민들에게 나눠주어야 한다. 추후에는 자치위원회의 기능이 커진다. 센터장은 공무원이 맡아 주민자치센터의 시설유지관리 역할만을 할 것이다. 자치위원은 상징적으로 주민 대표성을 가지며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이다.

-주민들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관주도를 해결하는 것이 숙제다. 멀리서 바라보았지만 부안주민들은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마을 만들기, 지역 살리기 등 쉬운 것부터 천천히 공동으로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핵폐기장 반대처럼 이것도 마찬가지로 길게 보고 가야 한다. 또한 각 면 주민자치센터에 마을분과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의 정체성을 잘 살려야 하며 이는 성공조건이다. 각 면의 특성에 맞는 행사와 의제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태, 환경 등이 활동을 부각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진광현 소장 강연 주요내용>
주민자치센터는 김대중정부 100대 개혁과제 중의 하나로 선정돼 읍·면·동의 기능 전환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주민자치센터의 목적은 주민편의와 복리증진을 도모하고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해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기능은 주민자치, 지역복지, 사회교육, 정보교류, 협동경제 기능 등 종합적이고 다양하다. 시의 경우 대부분 완료됐으며 면사무소를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주민자치센터는 지방분권과 자치의 기초근거지 역할과 주민참여의 기초 단위이지만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현재는 대부분 관주도 단계에 머물고 있다. 관주도를 해결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이다. 아직도 민이 주도하면 불안하게 사고하는 행태가 남아 있다.

주민자치센터의 구성은 크게 사람과 시설, 프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사람이란 주민자치위원과 주민동아리 실무자 등을 일컫는다. 프로그램은 주민의 참여를 유인하고 주민자치기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

주민자치센터 구성 가운데 주민자치위원회는 본질적 성격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자치센터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봉사하는 주민자율기구라 할 수 있다. 자칫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들이 면장을 중심으로 권력재편을 위한 판짜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대목이다. 주민자치역량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위원회, 동아리 구성과 활동, 구성원 교육활동 등이 필요하다. 특히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성할 때에는 공모방식으로 해야 하며 여성 할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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