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청, 예산 핑계로 수로정비 않아 유실 잦아

40년 동안 수로정비 한번 제대로 하지 않은 논이 부안에 있다. 무슨 오지의 다랑이 논이 아니라 계화도 간척지다.

주민들은 수로 등의 유지관리가 안돼 불편을 겪고 있지만 해당 관청은 예산부족의 이유를 들어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농림부 등 각 정부부처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개선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978년 개답공사가 마무리된 계화지구가 완공 당시의 모습과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수로는 수초나 토사 때문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고 농로는 비만 오면 사용하지 못할 지경이다.

77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는 한 주민은 “물이 낮은 데로 흐르게 돼 있는데 수로가 수평이 안 맞아서 정체돼 있다”며 “모래뻘이라 쥐나 뱀이 구멍만 뚫어도 유실돼 논이 난리가 난다”고 불평했다.

이때문에 정상적인 수로로 물을 대는 주민은 흔치 않고 양수기로 물을 품어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수로를 준설한다고 토사를 길에 파 올려 놓는 바람에 아스팔트인 농로는 비가 조금만 와도 지나다니기 어렵다고 농민들은 전했다.

현재 2천460ha인 계화지구 가운데 재경지정리 사업을 한번도 하지 않은 땅은 1천200ha에 달한다. 그나마 올해 162ha를 추가로 경지정리를 할 계획이어서 겨우 얼굴을 들었다.

이에 대해 농업기반공사 부안지사 관계자는 “공사는 시설관리 측면에서 정부 사업을 대행해주는 형편”이라며 “자체 예산으로는 수도관 교체도 어렵고 재경지정리 사업을 시행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련 예산은 농림부에서 요청하고 기획예산처가 지원을 결정하기 때문에 농업기반공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며 “지금 예산으로는 한 해에 100ha를 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계화지구 땅을 모두 재경지정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년이 넘는 셈이다. 김대식 농민회 회장은 “계화지구의 재경지정리 사업에 드는 비용은 다른 지역에 비하면 단가가 저렴하다”며 “도나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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