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리먼브러더스라는 은행이 있다. 158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고, 10년전 우리나라 IMF 때는 한국정부의 위기관리 자문역을 맡았다. 이러한 세계 제 4위의 은행이 지난달 파산신청을 했다. 한국산업은행이 인수협상에서 발을 빼자마자 파산한 것이다.

한국에도 리먼브러더스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의 이름을 따서 이 분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이 미국의 리먼브러더스와 친한 것도 사실이다. 금방 망할 회사를 인수하라고 은근짜를 놓는 듯한 언행을 보였던 적이 있다. 물론 조선일보는 대놓고 인수할 것을 권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론 사태가 발생한 이후 파동이 점차 커지더니 급기야는 세계 제 1위 보험회사인 AIG가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미국에서 제일 큰 4개의 투자은행이 통폐합되거나 상업은행으로 전환했다. 미국정부는 7,000억 달러를 투입해서 이 금융위기를 벗어나고자 하지만 앞날은 그리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 불똥이 우리나라에 까지 튀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 위기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왜 일어났나? 발화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다. 우리말로하면 비우량주택 담보대출이다. 미국의 1억 2천만 가구중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수는 5천만 가구이며 그중 15%인 750만 가구가 서브프라임 즉 비우량주택에 해당한다. 이 중 약 500만 가구가 대출금 상환을 제때 못하고 주택을 차압당할 처지에 이르렀다. 물론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돈을 빌려 쓴 사람이 잘못이지만, 대출을 받아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하면 오르는 부동산 가격을 따라잡을 수 없는 미국의 서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우리네 사정과 비슷하다.

서브프라임은 발화점에 불과하고 미국 금융위기의 진짜 원인은 거품이 붕괴되는 현상에서 나타난 것이다. 그럼 그 거품은 왜, 누가 만들었는가? 부동산 거품은 미국 정부와 금융자본이 공모하여 만든 것이다. 미국정부는 수많은 금융규제장치를 풀어주면서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금융산업으로 메꿔 왔고, 금융자본가들은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기들의 재산을 늘려갔으며, 이 과정에서 서민들은 물론 국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무시하고 자기 배만 채워오다 그 부작용이 지금에서야 드러난 것이다.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가 사업가들에게 간섭을 하지 않는 자유방임정책을 신자유주의라한다. 결국은 잘살고 힘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되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신자유주의가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의 주범인 것이다. 지금까지 이라크 전쟁에 솥아 부은 돈이 6천억 달러인데 이번 금융위기를 수습하고자 의회에 요구한 돈이 7천억 달러다. 그동안 너무 먹어 배가 터진 금융산업을 살리려고 국민들의 혈세를 들어붓는 미국은 10년 전 IMF 당시 우리나라에 신자유주의를 강요하며 헐값으로 기업사냥을 했을 때와는 이율배반적이다. 그래서 단언컨대 이제 신자유주의는 실패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의 리먼브러더스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가 실패한 것임을 빤히 보면서도 아직도 미련을 가지고 신자유주의에 몰입하고 있다. 하긴 신자유주의는 나라가 망하든 말든, 서민들이 죽어나가든 말든 부자들에게는 유리한 것이긴 하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면 부동산 경기를 일으켜 경제를 살리고자 한다.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여 0.8%의 부자들에게 세금을 감해주고, 그 대신 근로소득세 기본공제액을 5백만원에서 4백만원으로 낮추어 서민들에게는 세금을 더 부담시키려하고 있다. 0.8%를 위해 99.2%가 세금을 더 내게 생겼다.

과거 군사정부는 총칼을 앞세운 개발독재였다면, 현 정권은 신자유주의를 내세운 부자독재다. 모든 국민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민주경제는 결국 우리 국민들 손으로 이루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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