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용역 재고해야

최근 군에서 시행하는 각종 사업에 따른 용역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 용역 만능주의 아니냐, 용역을 너무 남발하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용역의 이유와 근거는 ‘전문성’이다. 특정 사안에 대한 좀 더 전문적인 분석과 판단이 필요할 경우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들이는 비효율적인 비용보다 전문기관에 대한 의뢰가 생산성이 높을 수 있다. 문제는 비용 대비 효과가 얼마나 높은가이다. 대부분 전문기관의 작업 수준은 일반인 또는 관청보다 높기 때문에 일정 정도 의미있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분명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용역을 위해 들인 비용에 대비해봤을 때 그에 걸맞는 결과가 나올지는 ‘불분명’하다. 오히려 많은 용역 결과가 군과 군민이 능히 짐작하거나 고민할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지 ‘세련된’ 형태의 결과물에 그치기도 한다. 물론 외부 기관에 용역을 줬을 경우 그 권위와 객관성, 신뢰성 등이 보장되는 장점은 있으나 전문연구기관들의 속성 상 그 지역과 주민들이 삶에 밀착하기는 어려운 한계가 있다. 그리고 ‘보여주기식’의 작업에 그칠 우려도 있다.

문제는 단순히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불가피한 딜레마이겠지만 전문기관은 지역과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부자 시선’으로 남게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능력만 있다면 내부에서 스스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 외부자의 시선은 반드시 지역과 주민을 대상화하는 문제를 낳는다. 사람과 삶의 조건을 건조한 사물처럼 취급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계적으로 분석하고 공학적으로 계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부안의 미래가 수많은 용역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최근 군종합개발계획사업을 거액에 삼성경제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했다. 군은 법적·행정적 절차와 전문성을 이유로 지나치게, 그것도 과도한 비용을 들여 전문기관에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군과 군민이 먼저 머리를 맞대는 일이 어렵지 않다.


한 단계 도약하는 축제가 되길

축제의 계절이 돌아오며 부안에서도 오는 8일 제5회 곰소젓갈축제, 10일 제3회 부안해양문화노을축제를 앞두고 있다. 부안의 대표 축제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이미 오랫동안 진행됐고 군에서도 이를 위해 타 지자체의 축제를 견학하는 등 축제 개발에 노력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답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축제는 부안의 축제를 제대로 세우기 위한 고민과 연습의 장이 되어야 한다.

우선 과도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아야 한다. ‘반짝 장사’로 돈을 벌기 위한 축제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축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실험을 거듭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사실 축제는 우리끼리 함께 모여 즐겁게 노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게 본래의 축제다. 그러나 기왕 축제가 부안 홍보와 관광산업으로서의 목적을 갖도록 하겠다면 상혼은 뒤로 밀어놓고 외지인과 부안사람이 함께 어울려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 화려한 눈요깃거리보다는 따뜻함, 정겨움, 토속적인 정취, 이런 요소가 가득해야 한다. 이런 축제를 만드는 것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진정한 상품으로서의 축제는 지역의 토속적인 고유함, 그리고 베푸는 마음, 이 두 가지를 가장 큰 무기로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번 축제가 우리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축제, 나아가 모든 사람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축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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