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의 모든 해수욕장이 폐장했다. 군은 이번 여름철 부안의 모든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 수를 52만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했다고 하니 수치로만 보면 괄목할만한 ‘결과’다. 하지만 이를 ‘성과’로 해석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경기 악화 일로를 겪고 있던 최근의 부안에 모처럼 ‘단비’같은 소득원이 밀려와 ‘경제 해갈’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얼마나 지속성을 갖느냐가 과제로 남는다.

군은 관광객의 증가 요인으로 해수욕장 무료 이용, 대명리조트, 콘서트와 미스변산 등 볼거리 행사 등을 꼽고 있지만 사실 ‘기름 태안’에 대한 ‘반사 효과’가 큰 배경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반사 이익은 반사 대상이 없어지면 사라지는 법이다. 기본적인 관광력을 지니고 있는 태안이 복원되면 부안은 그만큼 관광객을 태안에 되돌려주어야 한다. 이번에 부안을 찾은 관광객을 붙잡을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한 이유다.

콘서트와 미스변산 등의 행사가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주력이 되기엔 한계가 있다. 그러한 관광 상품 유형은 해수욕장을 찾은 이들에게 ‘부가적인’ 서비스가 될지 몰라도 유인책이 되기에는 타 지역 행사들과의 차별성도, 행사 자체의 매력도 그다지 크지 않다.

또 하나. 대명리조트에 대한 의존성이 지나쳐 보인다. 투숙객이 여전히 지역 식당을 이용하는 등 상권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대명 효과’를 과대평가하거나 관광 정책이 ‘대명’에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관광객이 대명리조트를 찾는 것이 아니라 부안을 찾는 것이어야 한다. 대명리조트가 아니더라도 정말 부안이, 변산이 좋아서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숙박시설, 편의시설 등의 확충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부안을 다녀간 피서객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지적은 ‘불친절’, 즉 부정적인 상혼이다.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한 철, 한 몫’ 챙기려는 경향은 여전함을 보여준다. 인터넷에 떠도는 불만 글과 모 지역방송의 ‘다시 찾고 싶지 않은 부안’이라는 프로그램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관광객들에게 부안은 몸도 편해야 하지만 마음이 편해야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된다. ‘다시 찾고 싶은 부안’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군과 민이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