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제전이라 불리는 올림픽이 시작됐다. 최근 모든 올림픽이 다 그렇지만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서도 유난히 말이 많다. 상업성과 소수 엘리트 선수 위주의 과도한 경쟁이 부각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과도한 상업성은 숭고한 스포츠 정신을 기리고 영예로운 역사성을 지닌 ‘진정한’ 올림픽 이념을 훼손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올림픽은 이미 처음부터 상업성을 강조해온 월드컵과 구별되어야 한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서의 ‘성공’을 계기로 전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신(新) 중화시대’를 이끌어 낼 의도지만, 순수 스포츠 제전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최초의 올림픽은 단지 순위를 가르는 결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함께 참여하는 민의의 과정을 중요시했다. 나아가 참여를 통한 축제의 한판을 펼침으로써 동시대인들의 염원인 평화와 화합을 도모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였다. 따라서 이는 오늘날처럼 소수 선수들만의 잔치가 아닌 한 시대를 공유하는 모든 이들의 즐거움이었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였다.

그러나 이러한 순수성과 이상을 지닌 올림픽은 변질되고, 우리의 의도와 달리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내몰리고 있다. 개최국 및 참가국들은 올림픽에 따른 경제적 기대 효과와 물질적 가치에 함몰되어 우리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올림픽 본연의 의미에 눈을 감고 있지는 않는 지 자문해보아야 한다.

보통 올림픽 개최를 전후해서 테러행위라는 정치적 이슈와 주거지 추방이라는 사회문제 등이 뒤따라오기도 한다. 또 일부 학자들은 올림픽이 사실상 지역 주민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요인으로만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토건자본에 이어 미디어 자본에 대박을 안겨주는 ‘올림픽 특수’를 양산했음을 지적한다. 사회 간접 부분 사업, 올림픽 경기장 건설, 도로 건설, 재개발, 아파트 건설 등으로 인한 과실은 의례 소수의 힘있는 자들의 차지였다. 대다수는 이런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함으로써 단지 각본에 의해 조종된 것에 잠시나마 흥겨워하는 피동적인 관찰자로 전락했다.

한 발 양보해 바라봐도 마찬가지이다. 축제를 치르는데 돈과 안전이 도외시 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지만, 이를 빙자해 인권을 저버린 중국의 무리한 반테러리즘 대책의 강화와 사실상 돈벌이에 혈안이 된 다국적 기업의 상업성에 휘둘린 행태들이 자행되고 있다. 사실 상업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의 저변에는 점차 올림픽 규모가 커짐에 따라 늘어나는 재정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자리잡고 있다. 올림픽의 질적·양적 발전을 위해서는 한 국가의 한정된 재정 못지않게 사기업의 스폰서십(Sponsorship)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손님 접대’를 잘하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도 한 몫 한다. 그러나 올림픽은 모든 참여자들의 축제가 되어야지 개최국의 자기 과시형 차림새가 되거나 상업성과 결탁된 소수 엘리트 선수만의 경연장이 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진정한’ 올림픽이 아니다.

우리가 축제 한마당의 진정한 주인이라면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도정을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 모두가 주인이 되는 지구촌 축제에서 우리가 상업성과 결탁된 소수의 다국적 기업이나 소수 엘리트 선수의 주변에 소외된 채 이방인으로 남는다면 올림픽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진정한’ 성공여부는 우리 모두, 즉 중국인을 포함한 우리 전 세계 지구촌 사람들에게 관심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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