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면 면소재지 영전사거리 인근에 문을 연 커피앤드원두막. 아직은 음료만 제공하지만 점차 메뉴가 다양해질 예정이다.
보안면 면소재지 영전사거리 인근에 문을 연 커피앤드원두막. 아직은 음료만 제공하지만 점차 메뉴가 다양해질 예정이다.

2021년 마을협동조합 공감대 모여

교육, 복지, 문화예술, 경제 사업 등

조합 창립 이후 다양한 사업 벌여

 

다용도 활용 ‘콩알 메주’ 앞세워

청국장, 고추장 등 가공품 판매와

 

지역에서 유일한 카페까지 문 열어

조합의 발전과 지역변화에 기대 커

 보안면 원천마을 주민들 중심으로 구성된 남포마을협동조합은 마을에서 생산된 메주콩으로 메주와 청국장을 만들어 판매하고, 면에 하나도 없던 카페까지 열어 운영하면서 마을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남포마을협동조합은 지난 2022년 1월 창립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판로 확대를 위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농사에만 집중되는 마을의 산업 구조에 변화를 꾀하기 위해 주민들이 머리를 맞댔다. 

2021년 겨울 사회적협동조합 설립과 운영에 경험이 있는 마을 내 남포교회의 손승일 목사에게 주민들이 협동조합 설립을 요청했다. 손승일 목사는 마을 주민들의 바람과 설립 취지에 공감했고, 마을 총회에서 제안 설명을 하고, 조합 설립에 필요한 궂은일을 도맡으며 남포마을협동조합을 만들기에 들어갔다.

처음 7명의 발기인이 참여해 시작된 협동조합은 아직 모든 마을 구성원이 함께하진 못하지만, 13명으로 구성되며 점차 활동 범위와 함께 조합의 규모도 키워가는 중이다. 지금은 마을협동조합을 넘어 ‘예비마을기업’으로 선정됐고, 제대로 틀을 갖춘 마을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남포마을협동조합이 지금 모습과 사업 내용을 갖추기까지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여러 곳에 문을 두드리며 여러 방법을 모색하며 마을협동조합, 마을 사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정겨운 벽화가 그려진 커피앤드 원두막
정겨운 벽화가 그려진 커피앤드 원두막

처음 협동조합 창립 이후 2022년 부안군농어촌종합지원센터 마을사업에 덜컥 뛰어들었지만, 센터에서 추진하는 마을사업과 전혀 다른 내용의 사업을 기획한 탓에 고배를 마셨다.

같은 해 10월 신활력플러스 추진단의 1단계 사업에 지원했고, 선정되면서 지금까지 이뤄진 여러 마을 사업과 농산물 판매의 시작점을 찾았다. 이듬해인 2023년 1월 현재 협동조합의 주력상품인 ‘콩알메주’ 시제품을 개발했고, 시식회를 두 차례 거치며 메주콩 가공과 판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2023년 4월에는 ‘2023 예비마을 기업’에 선정됐다. 협동조합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의 성격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마을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2023년 11월에는 남포마을협동조합에서 생산 판매하는 모든 품목을 선보이고, 지역 공동체의 활성화를 이끄는 제1회 남포마을축제를 1박 2일 동안 추진하며 상당한 판매고와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기도 했다.

남포마을협동조합은 마을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오디, 메주콩, 피칸, 벌꿀 등의 판매와 가공, 각종 체험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사업 내용은 ▲마을학교와 현장체험 등의 교육사업 ▲아동, 청소년, 노인일자리 등 복지사업 ▲다문화, 반려동물, 드론놀이터 등 문화예술사업 ▲농어촌관광휴양, 인력사무소, 방역 등 농어촌활성화사업 ▲농산물 생산 가공 및 유통, 전자상거래 등 지역경제사업으로 다섯 가지 분야로 나눠져있다.

남포마을협동조합은 6차산업 인증을 앞두고 있는데, 이를 위해 체험 프로그램 구성과 진행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준비 중이다. 대표적으로 초등학생 대상의 고추장 생산 체험, 커피버섯키트를 통한 버섯재배 등이 있다.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직접 판매와 가공판매를 함께하고 있는데, 대표 상품은 콩알 메주다. 콩알 메주는 기존의 성형메주와 제작 방법이 다르고, 활용도도 다양하다.

농촌인 남포리의 주요 생산물 중 하나인 메주콩을 활용한 가공품인데 콩을 삶아서 발효를 돕는 황국균을 넣고, 일정 온도에서 숙성시킨 뒤 건조하면 콩알 메주가 만들어진다.

콩알 메주는 그대로 된장과 간장을 담을 수도 있고, 가루를 내어 고추장의 재료로 쓰는 메주 원래의 용도로 다 쓰인다. 장점은 겨울철에 담아야 했던 성형메주와 달리 계절이나 시점에 관계없이 언제든 만들 수 있고, 건조 과정을 거쳤기에 보관도 용이하다.

또 콩알 메주 그 자체로도 감칠맛과 고소함이 뛰어나 가벼운 술 안주나 간식거리로도 나무람이 없다. 곱게 빻은 가루는 미숫가루처럼 먹거나 요거트 등에 섞어 먹을 수 있어 굉장히 다용도로 이용될 수 있는 건강식품이다.

이곳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고소한 땅콩과 구운 가래떡을 간식거리로 제공한다.
이곳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고소한 땅콩과 구운 가래떡을 간식거리로 제공한다.

남포마을협동조합은 지난 9월부터 지역 내 가공 시설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공간 마련을 기획했다. 부안군신활력플러스사업 2단계 사업을 활용해 보안면 소재지인 영전마을 내 상가를 임대했고, 공간을 가꿨다.

지난 2월 26일 개업한 이곳의 이름은 ‘커피 앤드 원두막’이다. 고단한 농사일 중 중요한 쉼터였던 원두막이라는 이름을 붙여 마을의 쉼터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로 지었다.

크게 두 공간으로 나눠진 커피앤드원두막은 한 쪽은 전형적인 카페의 모습으로 커피를 비롯해 쌍화차, 대추차 등이 인기가 높고, 앞으로는 디저트를 비롯해 김밥 등 가벼운 식사거리도 제공할 계획이다.

나머지 한쪽은 협동조합의 주력 가공품인 콩알메주와 청국장을 제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커피앤드원두막이 운영되면서 마을사업이 더 큰 폭으로 확장되고, 지역 내에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모여 차 한 잔 나누며 이야기할 공간 하나 없던 보안면에 주민들이 일군 카페가 만들어졌으니 반가운 소식임엔 말할 나위 없다.

지역에 맞는 사업을 구상하고, 어려운 사업 과제를 하나하나 부지런히 풀어가며 지금에 이른 남포마을협동조합의 발걸음이 지역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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