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좋고 알도 굵은 부안 새꼬막.
맛도 좋고 알도 굵은 부안 새꼬막.

곰소만 왕포마을 일대 중심으로

고창과의 해상 경계 분쟁 이후

새꼬막 양식 생산 크게 늘어

 

오염없는 기수지역 유기물 풍부하고

빠른 조류 덕에 건강하게 자라

 

맛과 크기 등 품질에서 빠지지 않지만

부안 브랜드로 유통되지 않는 아쉬움

지역에서 종패 자체 생산하고

지역 생산물로 알리는 노력 필요해

 껍질을 반만 까서 접시 그득 쌓아두고 하나하나 양념장을 품은 새꼬막은 손으로 들고 까먹는 그 맛이 겨울과 초봄 별미 중 별미다. 11월부터 4월까지 제철에 생산되는 새꼬막이 부안에서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올해 생산의 끝자락에 다다랐지만, 왕포항은 새꼬막 채취와 선별로 여전히 분주했다. 바다 위에 띄운 바지선에 설치된 꼬막 선별장은 형망으로 끌어올린 꼬막을 싣고 온 어선에서 쏟아내는 꼬막을 기계와 손으로 분주하게 분류한다. 선별작업을 마친 꼬막은 20kg 들이 한 망씩 정성스럽게 포장돼 작업장 한쪽에 산처럼 쌓여 판매처로의 출발을 기다린다.

바다에서 건져올린 새꼬막은 선별장에서 손수 깨진 것, 작은 것 등을 골라내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바다에서 건져올린 새꼬막은 선별장에서 손수 깨진 것, 작은 것 등을 골라내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형망으로 끌어 바다에서 잡아온 바지락을 선별장으로 퍼올리는 어민들
형망으로 끌어 바다에서 잡아온 바지락을 선별장으로 퍼올리는 어민들
20kg 들이 망에 담겨 다른 지역으로 출하하기 위해 화물차에 꼬막을 실어나르고 있다.
20kg 들이 망에 담겨 다른 지역으로 출하하기 위해 화물차에 꼬막을 실어나르고 있다.

곰소만은 기수 지역의 청정갯벌이어서 유기물이 풍부하고, 빠른 조류 흐름이 많은 영양분을 공급해 꼬막의 빠른 성장을 돕는 듯하다. 전국 각지에서 양식 생산된 꼬막은 산지로 이름난 여수, 벌교 일대로 유통되고 있는데, 부안 꼬막은 다른 곳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살이 잘 차 있기로 벌써 이름났다고 한다.

고창군과 부안군 사이 곰소만의 해상 경계가 결정된 후 패류 양식을 할 수 있는 바다가 늘었다. 이에 2년여 전부터 부안군 새꼬막 양식이 크게 늘었고, 연간 3000t에 가까운 새꼬막을 생산하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蚶(달 감)’으로 표기하고 있다. 또 자산어보에는 꼬막이 “크기는 밤만 하고 껍질은 조개를 닮아 둥글다. 빛깔은 하얗고 무늬가 세로로 열을 지어 늘어서 있으며 줄과 줄 사이에는 도랑이 있어 기와지붕과 같다. 조갯살은 노랗고 맛이 달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볼 수 있듯 꼬막은 껍질에 골이 파여 특징적인 생김새를 하고 있고, 맛이 달고 좋다. 11월부터 4월까지 생산이 이뤄지는데 이 시기가 모두 꼬막 제철로 알려져 있다. 3월은 꼬막 제철의 끝자락이기 때문에 더 알이 굵고 실한 맛을 볼 가능성이 클 것이다.

꼬막은 모름지기 껍질 반을 까고, 접시에 수북이 쌓아 양념장을 묻혀 손으로 까먹는 게 제 맛이다.
꼬막은 모름지기 껍질 반을 까고, 접시에 수북이 쌓아 양념장을 묻혀 손으로 까먹는 게 제 맛이다.

새꼬막은 전남 벌교 일대의 여자만이 주 생산지로 알려져 있다. 깊고 고운 뻘에서 자란 새꼬막이 인기가 좋았지만, 생산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양식 새꼬막이 여수나 벌교 일대의 이름을 빌려 유통되는 실정이다.

부안에서도 많은 꼬막이 생산되며 어민들에게 겨울 효자 어종으로 제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안군에서 집계한 3월 말 기준 올해 어획량은 총 2800t, 70억 원 규모다. 다른 마땅한 어종이 없는 어업 비수기인 겨울철에 이뤄지는 채취작업은 어가에는 큰 도움이 된다. 또 선별작업 등에 마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겨울철의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생산량도 늘어나는 부안 새꼬막이 지역의 대표적인 어종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되길 어민들은 바라고 있다.

현재는 양식 생산의 종자인 종패 공급을 모두 전남 여수 일대에서 공급받는 상황이다. 유통과 종자 공급 모두를 다른 지역에 의존하는 한 지역 생산자들의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자체적인 종묘 시스템을 통해 종패를 다른 지역에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더 많은 어가의 참여와 생산 확대도 기대해볼 수 있다.

왕포의 김동민 선장은 “부안에서 나는 새꼬막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곰소만에서 자라는 꼬막은 다른 지역보다 빨리 성장하고, 물 흐름이 좋아 맛도 좋다”며 “다른 지역에 의존하는 종자생산을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부안에서 나는 꼬막을 부안의 이름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많은 분이 알아주시고, 기술센터 등에서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부안군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부안군 브랜드로 유통하기 위한 푸드플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안 해산물 중 대표 선수 격인 주꾸미, 꽃게처럼 새꼬막도 부안 대표 해산물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브랜드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겨울철 부안을 찾는 사람들이 찾고, 맛보려 한다면 지역의 이미지와 어업 활성화에도 기운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