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소어시장 주차장 쪽 진입로가 열흘 넘게 불법 컨테이너로 가로막혀 있다.     사진 / 김정민 기자
곰소어시장 주차장 쪽 진입로가 열흘 넘게 불법 컨테이너로 가로막혀 있다. 사진 / 김정민 기자

수 년째 횟집-노점 상인간 갈등에서

컨테이너, 폐기물 동원 물리력 행사까지

불법행위로 위험, 흉흉해진 곰소 어시장

 

한 상인 노점 못하게 컨테이너 설치하며

주차장서 시장 진입 통로도 완전 봉쇄

 

영업 못 하던 점포 리모델링에서 나온

각종 건축폐기물로 통로 등에 쌓아

바리케이트 만들고 주변상인에 피해줘

시장 방문객 보행 안전도 위협

 

부안군, “관할 아니어서 어쩔 수 없다”

캠코, 불법 행위 명백하고 현장 파악 중

최대한 빨리 행정조치할 계획 밝혀

 지역의 대표적인 재래시장 중 하나인 곰소어시장이 상인 간 갈등에서 시작돼 힘겨루기로 번지며 불법적인 물리력까지 동원되는 등 시장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설 대목으로 북적여야 할 시장이 한 상인의 무지막지한 행동 탓에 길목이 막히고, 시장 통로가 공사판 쓰레기장으로 변하며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상인들은 이에 시름 하고 있다. 

곰소어시장 인근 횟집 관계자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시장으로 들어가는 통로에 컨테이너 2개를 설치해 진입로를 완전히 막았다. 컨테이너를 놓은 곳은 A씨가 좌판에서 마른 생선을 판매하던 다른 상인과 몇 년 동안 해묵은 갈등을 빚어온 장소다. 

이 일대는 모두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에서 관리하는 토지로, 원칙적으로 상가를 입대하지 않은 무허가 좌판에서 말린 생선을 팔던 생선 전이다. 따라서 캠코는 관련 민원이 발생하고 상인들 간 갈등이 시작되자 행정대집행을 통해 쫓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상인들도 생업을 포기할 수는 없던 터라 다시 좌판을 열곤 하며 수년째 오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점포 주인이 통로에 쌓아둔 건축폐기물과 집기들. 한 눈에 봐도 위험해 손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점포 주인이 통로에 쌓아둔 건축폐기물과 집기들. 한 눈에 봐도 위험해 손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주차장 쪽에서 바라본 시장입구. 불법으로 가져다 놓은 컨테이너 두채로 완전히 입구가 막혀있다.
주차장 쪽에서 바라본 시장입구. 불법으로 가져다 놓은 컨테이너 두채로 완전히 입구가 막혀있다.

 

A씨는 지난 1월 말 좌판을 놓는 공간과 시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부근에 컨테이너 두 동을 임의로 가져다 설치했다. 이로 인해 말린 생선 좌판은 완전히 펼 수 없게 됐고, 주차장에서 시장으로 들어가는 통로도 완전히 가로막혔다. 상대방이 어찌할 수 없을 수준의 물리력을 행사한 것이다. 이곳은 A씨의 사유지도 아니며, 사용을 허가받지도 않았다. 명백한 불법이다.

A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시장 안에서 예전에 영업했던 점포에 대한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이곳은 지난 민선 6기 당시 불법건축물로 단속돼 영업이 금지된 채 수년간 방치됐던 공간이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해당 점포는 불법건축물로 등록돼 있기에 영업행위를 해선 안 되는 곳이다. 그러나 A씨는 어느 날 갑자기 막무가내로 내부 공사를 시작해 여기서 나온 각종 폐기물을 노란 마대에 담아 주변에 성벽처럼 쌓아 올렸다. 그리고 식당에서 바닷가 쪽으로 폭 2m 이상의 구조물을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바닷가 대지에 기둥까지 세웠고, 점포 높이에 맞춘 발코니형 공간을 확보했다. 

인근 상인들은 “A가 그짓거리들을 밤 중이나 주말을 틈타 했었다”며 그의 치밀함에 혀를 내두르며 불만을 토로했다. 공무원들의 감시와 출동을 피해 저지르고 보는 꼼수를 부리고, 공무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A씨의 행위로 인해 이 주변은 진입로도 없고, 통로는 건축폐기물이 바리케이트처럼 쌓여 있는 상황이다. 마치 험악한 싸움이 벌어지는 재개발 건축현장을 연상시키고 있다.

한 상인은 생선을 말리는 임시 덕장을 바닷가에 마련해두고 이용하고 있었는데, A씨가 모든 통로를 가로막아 말리던 생선조차 꺼내올 수 없는 처지를 토로하기도 했다. 

허가도 되지 않는 곳에서 개인이 마음대로 공사를 자행하고 폐기물을 통로에 쌓아 바리케이트를 치며 다른 상인들에게 불편을 주는 데도 행정기관이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심지어 자기 영업장이었던 곳에서 바닷가로 불법 구조물을 달아 내는 막무가내 공사를 벌여도 부안군은 ‘관할이 아니라 방법이 없다’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점포에서 바닷가쪽으로 불법으로 달아낸 철재 구조물. 영업장과 주차장을 이어주는 통로이자 자기만의 공간을 임의로 확보하는 셈이다  보기 흉한 폐기물 마대도 곳곳에 벽처럼 쌓여있다.         사진 / 김정민 기자
점포에서 바닷가쪽으로 불법으로 달아낸 철재 구조물. 영업장과 주차장을 이어주는 통로이자 자기만의 공간을 임의로 확보하는 셈이다  보기 흉한 폐기물 마대도 곳곳에 벽처럼 쌓여있다.         사진 / 김정민 기자
A씨가 안이 보이지 않도록 천막을 쳐두고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나온 폐기물들은 시장 통로에 벽처럼 쌓아 방치하고 있다.
A씨가 안이 보이지 않도록 천막을 쳐두고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나온 폐기물들은 시장 통로에 벽처럼 쌓아 방치하고 있다.

 

다만 부안군은 시장 통로를 비롯해 곳곳에 흉하게 쌓여 있는 건축폐기물에 대해서는 위법으로 판단하고 조치를 하고 있다. 박행엽 부안군 폐기물관리팀장은 “민원을 접수하고 현장을 파악한 결과 명백히 잘못한 것이다. 행위자는 차량 진입이 어렵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용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행위자에게 7일까지 치우겠단 답변을 들었고,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처분과 즉각적인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다행히 담당 기관인 캠코는 원칙적이고 합법적인 원상복구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지만, 절차 상 이유로 다소 시간은 걸릴 전망이다. 캠코 전북지사는 현재 곰소어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불법적인 행위들에 대한 현황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컨테이너 설치와 폐기물 적치, 바닷가 쪽으로 달아 낸 구조물 등은 불법행위로 보고 있으며, 법적 근거와 이에 대한 조치를 고심하고 있다.

담당자인 이재준 전북지역본부 차장은 “아직 현장 파악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최대한 적법하게 바로잡으려 빨리 진행할 계획이다”라며 “행위자가 자진철거와 원상복구에 동의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시간이 다소 걸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과태료 처분이나 필요 행정 절차와 관련해 부안군에도 협조 요청을 할 계획이다. 시장과 지역에 피해가 가지 않고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라고 전했다.

A씨가 인근 상인들에게 폭력에 가까운 무지막지한 행동을 일삼으며, 불법을 서슴지 않는 배경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주변 상인들은 이유도 모른채 한 개인의 무지막지한 행동에 고스란히 피해만 받고 있다. 시장 내 상인 B씨는 “정말 이런 말도 안 되는 억지와 물리력을 동원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공무원 없는 한밤중이나 주말에 공사하고 이런 짓을 막 해놓으니 손 쓸 수도 없다”며 “더 황당한 것은 이런 상황에도 아무 조치도 제대로 하지 않는 행정기관들의 태도다. 완전히 A는 곰소 군수나 다름없는 셈이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A씨에게 이렇게까지 물리력을 행사하고, 허가받을 수 없는 행위를 한 경위에 대해 듣고자 했으나 만날 수도 연락도 닿지 않았다.

행정기관 간의 무책임한 미루기 사이에서 막무가내식의 짓거리에 곰소어시장 상인들의 마음은 멍들고 있다. 책임 있는 행정기관의 제재와 주민 보호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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