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9시경 아담사거리. 제설작업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22일 오전 9시경 아담사거리. 제설작업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평균 20cm 올겨울 두 번째 눈폭탄

한파와 폭설 동반하는 추세 반복돼

 

도로 얼고, 눈 쌓이는 속도 빨라

제설 필요성과 관심도 높아지는데

군 제설 속도 주민 눈높이 못 따라가

 

궁항·우슬재 등 위험 구간 눈 녹이려

2021년 열선 시스템 설치했지만

일부 구간 먹통 반복되며 ‘무용지물’

 

장비 점검과 꼼꼼한 제설작업 되도록

면밀한 관리 방안 요구돼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한파를 동반한 폭설이 이어졌고, 부안군 제설 시스템에도 구멍이 뚫렸다.

지난 22일과 23일 부안에는 이번 겨울 두 번째 폭설이 내렸다. 폭설 당시 부안군 제설작업에도 구멍이 뚫린 듯 아쉬움이 남아 치밀한 제설작업과 안전관리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겨울마다 잦은 폭설과 맹추위가 계속되자 제설 대책에 관심이 높다. 부안군은 장비와 관련 자재 확보량을 늘려가며 폭설에 대응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눈높이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폭설로 부안군은 평균 20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곳은 주산면으로 30cm, 적은 곳은 위도면 10cm의 눈이 쌓였다.

최근 들어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선 “부안은 제설이 왜 이렇게 안 되냐”는 말이 쉽게 나오곤 한다. 지리적인 여건 탓에 다른 지역보다 눈이 많이 내리고 제설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며칠간 계속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선 더 치밀한 제설작업의 필요성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폭설에서 비교적 많은 눈이 내린 부안읍은 출근 시간 주요 도로 제설조차 이뤄지지 않자 이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22일 오전 우슬재. 열선이 되는 곳과 되지 않는 곳의 차이가 한 눈에 봐도 확실하다.
22일 오전 우슬재. 열선이 되는 곳과 되지 않는 곳의 차이가 한 눈에 봐도 확실하다.

부안읍 주민 A씨는 “눈이 많이 내려서 작업이 쉽지 않은 거야 이해하지만, 가장 많은 사람이 오가는 읍내가 출근 시간에는 어느 정도 열려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제대로 치워진 곳이 없이 차도, 사람도 다 미끌거리면서 아슬아슬하게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부안군 도로 제설 담당 부서인 건설교통과 건설행정팀의 최남권 팀장은 “새벽부터 도로 제설을 진행하고, 소금도 뿌렸다. 그렇지만 재차 눈이 쌓이면서 주민들 보시기엔 안 한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그리고 소금을 차들이 밟고 지나다니면서 조금씩 녹아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22일과 23일 모두 오전이 지나면서 주요 도로는 모두 녹고 길이 열렸다.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읍내권 외 구간에서도 아침 시간 도로 제설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부안군은 야간에 눈 쌓였을 경우 새벽 4시부터 도로 제설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구간별 한 차례 제설 주기는 4시간으로 4시간 내에는 정해진 구간은 왕복 제설작업이 끝나야 한다. 그러나 A씨는 “제설차가 밀고 가면 눈도 한쪽으로 밀리고, 염화칼슘도 뿌려져 있기 때문에 확실히 알 수 있다. 지나가고 눈이 다시 쌓이는 것하고는 보면 다 알 수 있는 것”이라며 “22일 아침에 우슬재 구간은 아침 8시가 되도록 한 차례도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열선도 그렇고 제설작업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우슬재와 궁항에 설치된 열선은 계속 말썽이다. 두 곳 모두 지난 12월 폭설 당시 고장으로 제 역할을 못해 빈축을 샀고, 부안군은 당시 문제를 모두 수리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구간별로 작동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부안군은 열선이 아무 문제 없이 잘 작동하고 있고 주민들이 잘못 본 것이라는 입장이다. CCTV로 상황을 보고 있으며 현재 작동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23일 낮 궁항 고갯길. 같은 시간에도 어느 구간은 완전히 눈이 녹고 , 어떤 구간은 그대로다. 열선의 동작 여부를 보여주고 있다.
23일 낮 궁항 고갯길. 같은 시간에도 어느 구간은 완전히 눈이 녹고 , 어떤 구간은 그대로다. 열선의 동작 여부를 보여주고 있다.

궁항으로 출퇴근하는 이 아무개 씨(27. 변산면)는 “솔직히 눈 올 때 궁항 고개를 넘어가기가 무서워서 두포로 돌아간다. 혹시나 해서 낮에 가봐도 녹은 데는 녹고, 안 녹은 데는 늘 그대로길래 ‘원래 이렇게 열선을 띄엄띄엄 가동하는 건가’ 하고 생각했다”며 “누가 봐도 구간별로 작동하고 안 하고 그러는데 이게 제대로 작동하는 거라면 그건 더 큰 문제다. 도대체 잘 되고 있다고 말하는 공무원은 한 번 와서 보고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상서 청림 마을의 주민 B씨도 “저번에 열선이 고장 나서 고쳤다더니 이번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간이 있다. 부안군이 그게 잘 작동하고 있고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선이 제대로 작동하면 육안으로나 체감으로나 확실한 차이가 난다. 주민들이 찍어둔 사진으로도 알아볼 수 있다. 우슬재와 궁항 모두 일부 구간은 제대로 작동하고, 일부는 작동하지 않는 것을 주민들은 확신하고 있다. 누구 말이 맞는지를 따지기보다 주민 안전을 위해 장비 작동 여부에 대한 면밀한 확인과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열선 시스템이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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