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수장고로 옮겨진 부안군 1호 국보 내소사 동종                                             사진 / 김종철 기자
내소사 수장고로 옮겨진 부안군 1호 국보 내소사 동종 사진 / 김종철 기자

부안군 보유 8개 보물 중 1호 국보 

뛰어난 역사성·예술성 인정받아 승격

 

국보 지정서 전달식에 수백 인파 몰려

동종은 보안·보존 이유 수장고로 옮겨

 

내소사, 올봄 안 수장고 조성 마치고

대중들에게 내소사 동종 전시할 예정

 2024년 갑진년을 맞이하며 부안군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부안 대표 사찰 내소사에서 보유한 보물 중 ‘내소사 동종’이 66년 만에 국보로 승격되는 영광을 안았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지정일 1957.8.3.) 「부안 내소사 동종(扶安 來蘇寺 銅鍾)」은 지난해 12월 26일 ‘국보’로 최종 승격 지정됐다.(문화재청 고시 제2023-168호) 

내소사에서는 지난 9일 ‘국보’ 지정식이 열렸다. 지정식 행사에는 진성 내소사 주지스님을 비롯한 사찰 관계자, 권응천 문화재청장, 권익현 부안군수, 이현기 부안군의회 부의장, 김정기 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 밖에도 수백 명의 주민이 찾아와 지역에 처음으로 국보가 탄생하는 순간을 지켜봤다.

전달식은 사찰 내 행사 성격에 맞게 ▶범종 5타 ▶개회인사 ▶삼귀의례 ▶반야심경 ▶내빈소개 ▶헌향 ▶헌다 ▶헌화 ▶인사말 및 축사 ▶지정서 전달 순으로 이뤄졌다. 

국보 지정서를 전달받은 내소사 주지 진성스님은 “백제 무왕 34년(서기 633년)에 창건된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내소사가 보유한 동종이 국보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고려시대 범종 장인 한중서의 정성이 길이 빛나도록 국보 보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정서 전달 이후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동종이 보관된 내소사 수장고에서 행사 관계자와 기자단에게 이 종에 관해 직접 해설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내소사 동종(銅鍾·구리로 만든 종)은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큰 대형 종으로, 통일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의 특징이 잘 드러내는 대표작이자 기준작으로 꼽힌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내소사 동종이 국보로 승격된 배경으로 여러 가지 요인을 꼽았다. 최 청장은 “내소사 동종은 고려시대 대표 동종 장인 한중서가 제작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고려시대 동종의 특징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굉장히 구현하기 어려운 주조 기술이 구현됐고, 빠지는 곳 없이 만들어져 정말 아름다운 예술성을 가진 작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처음 변산 청림사에 설치됐다가 사찰 소실로 내소사로 옮겨진 이안기 등 모든 내력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점 등이 뛰어나기에 이번에 국보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국보로 승격된 내소사 동종에 대해 관계자들과 기자단에게 해설하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국보로 승격된 내소사 동종에 대해 관계자들과 기자단에게 해설하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내소사 동종은 제작 시기와 제작자 및 봉안처 등 종에 대한 내력이 기록된 주종기와 이안기가 종의 표면에 배치된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주종기(鑄鍾記)를 통해 도인(道人) 허백(虛白)과 종익(宗益)의 주관 아래 장인(匠人) 한중서(韓冲敍)가 700근의 무게로 1222년(貞祐 10) 제작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본래 청림사에 봉안됐다가 1850년(철종 1) 내소사로 옮겨진 사실이 이안기(移安記)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현재 내소사 보종각에서 수장고로 옮겨진 이 동종은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다. 통일신라시대 동종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시대 동종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장식 요소가 나타나고 있다. 종의 어깨 부분을 장식하는 입상연판문대(立狀蓮瓣文帶)가 표현된 점, 몸체에 부조상으로 천인상 대신 흩날리는 천개(天蓋) 아래로 삼존상을 배치한 점, 당좌(撞座)가 4개로 늘어난 점 등이 있다. 이러한 장식성과 조형성은 이후 고려 후기 동종의 모본이 됐는데, 이를 통해 장인 한중서의 숙련된 기술력과 예술성을 엿볼 수 있다.

이 동종을 제작한 한중서는 13세기 전반부터 중엽까지 활동한 장인으로 민간 기술자인 사장(私匠)에서 시작해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관청 소속의 관장(官匠)이 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였다. 그는 38년간 고령사 청동북(1213년), 복천사 청동북(1238년), 신룡사명 소종(1238년), 옥천사 청동북(1252년) 등 여러 작품을 남긴 것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고려시대 이전 동일 작가가 여러 점의 다양한 작품을 남기고 있는 사례로도 특별한 의미가 있고 그 중 내소사 동종이 그의 대표작품이다.

보존처리를 마친 내소사 동종
보존처리를 마친 내소사 동종

 

내소사 동종을 국보로 승격되기 이전에도 다양한 특징과 뛰어난 점으로 인해 불교계에서는 이미 이름난 작품이었다. 조계종은 지난 2017년 문화재청에 국보 승격과 관련해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소사 동종은 기존의 보관 장소인 보종각에서 현재 조성 중인 내소사 내 수장고로 옮겨졌다. 내소사는 올봄 수장고 조성을 마친 후 동종을 비롯해 내소사가 보유한 보물들을 수장고에 보관하며 대중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따라서 수장고 조성을 마칠 때까지는 보안상 이유로 당분간 내소사 동종을 보긴 어려워 보인다. 내소사가 보유한 보물은 이번에 국보로 승격된 내소사 동종을 비롯해 대웅보전, 백지묵서묘법연화경, 영산회 괘불탱까지 모두 네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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