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예산감소에 따른 6% 증가세

줄어든 지방교부세, 기금으로 충당

보조금 오히려 늘며 재정자립도 하락

대표 재원 지방세 수입은 14%나 줄어

 

재난대비, 평생교육 예산 늘리고

산업 진흥과 고도화에 무게중심 둬

도로 10% 늘어 토목 의지 엿보이고

공무원 예산인 일반행정 크게 늘어

부안군 재정의 주요 재원인 지방교부세가 올해와 내년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지역의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산 편성이 쉽지 않으리란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부안군의 올해 예산 편성은 그간 조성했던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해 내년 예산감소 충격을 완화했고, 특별히 허리띠를 졸라맨 흔적은 눈에 띄지 않았다. 내년 부족분은 그간 모아둔 기금으로 메웠다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어려운 여건을 고려한 대비책이나 흐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부안군이 수정예산안 포함 8,017억 원의 내년도 본예산을 지난 4일 의회에 보고했다. 2024년 본예산은 특별회계를 제외한 일반회계만 하더라도 469억 원이 오르며 6.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방교부세 감소로 인해 예산 규모 축소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6%대의 큰 증가 폭이 나타난 이유는 지난 3차 추경을 통해 2023년 예산이 400억 원 가까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부안군이 편성했던 기정 부안군 예산 7,948억 5,681만 원과 비교해도 올해 편성 예산은 69억 원, 0.8%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예산 보고에 나선 김병태 기획감사담당관은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따른 내국세 감소가 지방교부세 감소로 이어지며 예산 편성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방교부세 262억 원이 줄었지만, 통합재정안정화기금 309억 원으로 충당했고, 국도비 보조금이 늘어나 전체 예산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부안군은 일반회계 지방교부세 감액분 262억 원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해 충당했다. 기금에 예치된 410억 원 중 원금 300억 원과 이자 9,400만 원, 총309억여 원을 상환받아 지방교부세 감액분을 충당했다. 국·도비 보조금은 오히려 357억 원 늘어났다. 이를 바탕으로 부안군은 전년 대비 4.9%, 417억 원 증액된 본예산을 편성했고, 이후 1.35%가 더 증액된 수정예산안을 제출했다.

큰 폭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방교부세는 여전히 부안군 전체 세입예산의 38%를 차지하고 있으며, 보조금 비중도 전체 세입의 40% 수준이다. 보조금 증가로 인해 재정자립도와 자주도는 더 떨어졌다. 재정자립도는 지난해보다 0.48% 낮은 8.32% 수준이며, 재정자주도는 전년대비 6.5% 낮은 50.93%를 기록했다.

부안군 지출 항목 중 단일 항목으로 가장 큰 금액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내년에도 2.5%가 증가한 913억 원이 편성됐다. 이는 부안군 전체 재정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1.7%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안군 자체 수입 10.4%로는 여전히 공무원 인건비조차 줄 수 없는 지자체로 남았다.

부안군의 대표적인 자주 재원인 지방세수입은 올해보다 14%나 줄어든 372억 원이다. 세부 항목별로 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 담배소비세, 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 등이 모두 줄어들었고, 지방소비세가 28%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른 자주 재원인 세외수입은 443억 원으로 37%라는 큰 증가세를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공유재산 매각을 통해 챙긴 184억 원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밖에 경상적세외수입에서 공유재산 임대료가 28.5%, 지적재조사조정금 566.67%, 기타과태료에서 33% 등 큰 폭으로 늘었다.

해마다 단골 지적대상이었던 순세계잉여금은 12% 감소한 251억 원 수준이다. 이는 전체 예산 대비 3.23% 비중을 차지하며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 ‘남는 돈’을 줄이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예산 쓰임의 방향을 보여주는 세출예산을 살펴보면 안전과 산업 분야에서 지출 증가가 두드러졌으며 교육, 복지, 문화관광, 환경 등 지출 비중도 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토목 사업에 해당하는 도로 관련 예산은 10%나 늘어 오점으로 남았다.

기능별 세출 예산을 살펴보면 공무원 내부 예산인 일반행정 부분에서 전년보다 61억 원, 20%나 늘어나면서 안에서 새는 물을 막으려 노력했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다양한 해외연수 사업을 활용해 100명 이상의 공무원들이 내년 한 해 해외여행 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워크숍 등 이름 뒤에 숨은 외유성 출장을 위한 예산도 눈에 띈다.

공공질서 및 안전 분야는 지난해보다 142억 원이 늘어 200% 이상 증가 폭을 보였다. 기후위기로 인한 집중호우와 폭설 등에 대비하기 위한 예산으로 풀이된다.

교육 예산도 61% 증가했는데, 평생교육과 직업교육 예산증가가 114%로 두드러졌다.

문화 및 관광 예산도 20% 증가한 657억 원이다. 지난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체육 예산은 지난해보다 10% 줄어든 163억 원이 쓰인다. 이에 반해 문화예술은 107% 증가한 119억 원, 관광은 45% 늘어난 307억 원을 편성해 부안군의 문화예술 및 관광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환경 예산은 99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5% 늘었다. 현재 조성 중인 신규 매립장과 소각시설 조성에 필요한 예산이 큰 몫을 차지했다.

기능별 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림해양수산과 사회복지 분야는 눈에 띄는 변화 없이 소폭으로 증가했다. 농림해양수산은 1913억 원으로 전체 지출 중 24% 비중을 차지하며 사회복지 지출은 1457억 원으로 19%를 차지한다.

보건의료 예산은 11.5% 감소한 97억 원으로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에 따른 감소로 읽힌다.

산업‧중소기업 및 에너지 분야는 91% 증가한 104억 원을 지출한다. 에너지자원개발 예산은 20%가 증가했으며, 지난해 1억7000만 원에 불과했던 산업진흥‧고도화를 위한 예산을 40억 원 배정하면서 해당 분야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도로 예산은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107억 원으로 부안군의 토목 사업에 대한 열기가 여전히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토 및 지역개발 예산은 24% 줄어든 535억 원이다. 

긴급한 지출 상황이 생겼을 때 쓰기 위해 준비해 두는 예비비는 올해보다 86억 원이 줄어든 92억 원이다.

박병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예산심의에 앞서 “부동산 거래량 감소 및 기업 실적 부진으로 국세와 지방세 징수율이 낮아지며 자칫 마이너스 예산이 편성될까 우려했지만, 다행히  우리 예산이 소폭 증가했다”며 “다만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함에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편성하거나, 제3회 추경에서 전액 삭감된 예산이 다시 등장하기도 해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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