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청 홍보팀
부안군청 홍보팀

 

SNS·유튜브 계정 관리에만 연 1억 원

실제 올리는 자료는 대부분 유사해

청년 부서는 직접 제작·관리하는데

품질이나 내용에서 큰 차이 없어

 

해마다 똑같이 수의 계약한 업체들의

선정 기준, 심사, 평가 등 전혀 없어

 

홍보팀 직원 드론 자격증 500만 원

정작 부서 바뀌면 아무 소용 없어

카메라 유지관리 대당 150만 원

사진 영상 재료 구입에만 매달 50만 원

편집 장비 교체한다며 2200만 원 배정

아무 근거도 없이 관행적으로 과다하게 책정됐던 부안군 홍보예산이 도마 위에 올랐다. 효율적이고 올바른 군정 홍보를 위한 업체 선정 기준과 관련 장비 구입 근거 마련 등 합리적인 예산 편성을 위한 노력이 면밀한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안군은 유튜브와 SNS 계정 관리를 통해 부안군정을 홍보할 목적으로 ‘뉴미디어 활용 군정홍보’ 예산 1억 4,700만 원을 편성했다. 

이 예산 중 4,000만 원은 부안군에 출입하는 언론사 중 통신사 3사에 광고비로 책정된 예산이기 때문에, 나머지 1억여 원이 실제 뉴미디어 홍보 예산이다.

세부적으로는 유튜브 부안군 홍보계정 관리에 4,000여만 원, 군정뉴스 제작 2,200만 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 관리 업체에 각각 2,000만 원씩 지급한다.

유튜브 계정관리 업체는 부안군에서 홍보목적으로 제작해 업로드하는 모든 영상 업로드와 관리, 행사 영상 자체제작 등의 업무를 맡는다. 그러나 어떤 행사는 이 업체가 영상을 제작하고, 그 단가는 어떻게 책정되는지 근거는 전혀 없다. 담당부서인 부안군 홍보팀은 2023년 한 해 몇 편의 영상을 이 업체가 직접 제작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부안군 군정뉴스는 매달 1개의 군정뉴스 영상을 제작하는데 연 2,200만 원을 들이고 있다. 매 영상의 재생시간은 6분대에 불과하다. 자체 취재를 하고 뉴스를 만드는 것도 아닌 부안군에서 만든 자료와 소식 몇 가지를 간추려 전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는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 관리도 업체에 맡겨 각각 2,000만 원씩 지급한다. 신정승 부안군 홍보팀장은 “계정 관리에 전문성이 필요하고, 포스팅하는 자료도 업체 쪽에서 부안군 정책이나 소식을 담아 만들어서 올리는데 부서 내에서 자체적으로 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별히 홍보 효과가 뛰어난 자료를 제작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부안군이 부안톡톡 등에 배부하는 자료와 중복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부안군 내에서도 홍보 계정을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부서도 있다. 부안군 청년정책을 홍보하는 SNS계정은 부안 청년UP센터 관리직원들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올리는 자료도 모두 센터에서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체 제작해 올리는데, 업체와 큰 차이가 없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SNS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를 위해 전문 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필요할 수는 있지만 업체 선정 방법도 문제다.

부안군은 해마다 같은 업체들과 수의계약을 통해 계정 관리와 홍보업무를 맡겨왔다. 그러나 얼마나 홍보 성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정기적인 평가나 결과 보고를 받지도 않았다. 1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매년 같은 곳에 정해놓고 주면서도 제대로 관리 감독하거나 평가하지 않은 셈이다.

홍보팀에서 영상과 사진 촬영을 위해 사들인 드론 운영을 위한 자격증 취득 예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2명의 드론자격증 취득 예산으로 500만 원이 책정됐다. 일선 공무원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해 홍보 자료 제작을 위한 촬영에 나설 경우도 희박하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또 촬영용 드론운영을 위해선 250만 원이나 들여서 따는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다. 촬영을 위한 드론은 기체가 가벼워 교육만 이수하면 주어지는 3종 드론자격증으로 충분히 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무거운 기체인 농업용 드론 등을 운용하려면 1종 자격증이 필요하고, 이에 드는 비용은 1인당 250만 원 선이 맞다. 그런데 영상이나 사진 촬영 드론은 3종 자격증 범위를 넘지 않는다”고 전했다. 수백만 원을 들여 공무원에게 자격증 취득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한편 매년 고질적으로 반영되는 홍보 관련 장비에 들어가는 예산들도 문제다. 부안군은 2024년 예산에 군정 홍보용 사진 및 영상촬영 재료 구입을 위해 600만 원, 카메라 및 영상장비 유지관리 비용 750만 원을 책정했다. 필름이나 건전지를 사서 끼워야 하는 시절도 아니기에 매달 50만 원에 이르는 고정적인 촬영 재료 구입비는 이해하기 어렵다. 장비가 정기적으로 고장나는 것도 아닌데 해마다 유사하게 책정되는 유지관리 비용도 석연찮다.

영상편집장비 교체 구입을 위한 예산 2,200만 원은 과다한 책정의 대표적인 사례다. 관련 시설 담당자인 최광배 주무관은 “2012년부터 써온 영상편집 장비인 워크스테이션이 낡아 현재 파일 형식이나 용량,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워 새로 구입하는 비용이다”라며 “우리가 촬영하는 장비도 그렇고, 방송국 등에서 요구하는 고화질 파일 포맷을 처리하기 위해서 워크스테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10년 넘은 장비를 교체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2,200만 원이라는 예산은 여전히 과하다는 것을 전문가 의견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광고영상 감독 우정민(38, 서울)씨는 “고용량의 영상편집을 위해 워크스테이션이 필요할 수는 있다. 그러나 방송국에서 쓰이는 mxf 포맷 등이 굉장한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2,200만 원 수준이면 3d 작업까지 가능한 3명의 영상 전문가가 월 10개 이상 컨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프로덕션을 세팅할 수 있는 단가 수준”이라고 전했다.

방송국에서 지자체에 대단히 높은 화질이나 특정 포맷을 요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전주 KBS 편집실 관계자는 “방송국에서 mxf 포맷을 쓰는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 컴퓨터로 모두 편집하고 파일 변환도 쉬워 특정하게 요구하는 것은 없다. 지자체에서 받는 영상을 특별히 고화질로 요구하지도 않는다”며 “편집 장비보단 촬영 장비가 굉장히 고가인데 그거라면 이해가 된다”고 전했다.

부안군에서 편집장비 교체를 위해 내세운 이유가 실정에는 맞아떨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 홍보예산들은 이번 부안군의회의 예산심의에서 특별한 언급이나 지적 없이 무사통과했다. 성과분석 없이 업체와 관행적으로 맺는 계약이나 과다하게 책정될 수 있는 예산을 견제하기 위한 기준과 제도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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