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우정 모습
청우정 모습

옛 청우실고 부지에 조성 중

2미터 높이 계단 올라가야 해

정자 아닌 조형물에 가깝다 지적

 

인근 주민, “생뚱맞다, 필요성 없다“

부안군, ”기부채납자 뜻에 따라 조성“

A 씨 ”기부자도 과하다 생각할 듯“ 

 옛 청우실고 주변에 조성되는 대형 정자를 두고 주민들로부터 세금 낭비성 조형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수 부족으로 감축 예산이 현실화하고 서민경제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는 시기에 ‘수억 원의 세금으로 정자를 지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주민들로부터 제기됐다.

해당 정자의 명칭은 청우정으로 부안제일교회 뒤 청우실고 주변 서외리 165번지에 조성 중에 있다. 지난 8월 착공에 들어가 오는 12월 초 완공 예정이다. 청우정의 사업비는 2억 5천만이다.

청우정을 두고 조형물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이 정자가 실용성을 갖췄다기보다는 전시용 정자에 가깝기 때문이다.

청우정은 보통의 정자와 다르다. 높이부터 2배 이상이다. 청우정은 1층짜리지만 2미터 이상의 돌 기단 위에 조성돼 있다. 그래서 1층 높이의 계단을 올라야만 쉴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팔작지붕 형태의 한옥 목구조로 이뤄져 크고 웅장하다. 일반적이기보다 특별한 정자에 속한다. 그래선지 주변 환경과도 어울리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취재 중 만난 주민 다수는 대체로 “유별나다”거나 “느닷없다”, “생뚱맞다”, “이곳에 왜?” 등의아함을 내비쳤다.

성황산에 오르던 한 주민은 “나이 많은 분은 올라가지도 못하겠다”며 “누구나 편하고 쉽게 접근해 이용할 목적은 아닌 것 같아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동중리에 산다는 주민 A씨는 “뭐하러 지었나 모를 정도로 누군가의 치적 쌓기용 정자에 그친다”며 “청우실고 부지를 기부채납한 분들의 평소 생활에 비춰보면 이렇게까지 과하게 정자를 지으라고 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주민 A씨의 말대로 청우정은 청우실고 부지를 기부채납한 소유자들의 의사에 따라 조성됐다.

부안군 관계자는 “기부채납한 소유자들이 청우정 조성을 희망했으며, 부안군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청우정을 짓고 현판 한쪽에 기부자들의 이름을 새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부채납한 이들의 뜻과 다르게 과도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주민 A씨는 “얼굴 없는 천사에 대한 평가가 더 크듯 이들은 군민에게 더 유용하게 쓰이는 것을 바랬을 것이다”며 “지역 후배나, 공무원들이 도량이 적어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해 생긴 조형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우정에 대한 긍정적 의견도 있다. “돈을 많이 들여선지 보기 좋다”는 군민도 있고, “정자에 올라가서 보면 부안군이 훤히 보일 것 같아 기대된다”, “기부채납 했으니 이 정도는 해 줘야 하지 않겠냐”는 군민도 만날 수 있었다.

2억 5천만 원짜리 청우정이 10년, 20년 후 어떻게 평가될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정자라기 보다는 랜드마크식 혈세 낭비용 조형물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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