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가득 찬 방방을 쳐다보는 아이들                                                                   사진 / 김정민 기자
물이 가득 찬 방방을 쳐다보는 아이들 사진 / 김정민 기자

조성시 천억 원 넘는 예산 쏟아붓고 

인건비만 해마다 2억 원 넘는 시설

 

상주 관리 인원 2명이 있는데도

한참 물에 잠긴 시설 알지 못했고

쓸 수 없는 놀이기구도 파악 못해

 해뜰마루를 친수공간으로 만들다 못해 아이들 놀이터는 완전히 물에 잠겨버렸다. 

최근 부안군 2호 지방정원으로 등록된 해뜰마루 내 자연마당 어린이놀이터가 부실관리로 인해 물이 차 아이들이 놀 수 없는 지경이 되면서 “어린이 물놀이터를 조성했냐”는 비난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아이들이 점프하며 놀도록 만들어진 이른바 ‘방방’ 세 개 중 하나가 말 그대로 물이 방방하게 차올라 쓸 수 없는 지경이다. 평지에 구멍을 파고, 고무밴드를 걸어 아이들이 점프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아래로 물이 빠지는 구조지만, 배수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 18일과 19일 부안 일대에 눈비가 내렸지만, 누적 강수량은 2.8mm에 불과하다. 수십 센티미터를 파놓은 구덩이에 물이 차오를 정도니 상당히 오랜 기간 배수가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나무 출렁다리가 처지면서 땅이 파였고, 흙탕물이 고였다 다리에 올라서면 흙탕물이 튀어 오른다
나무 출렁다리가 처지면서 땅이 파였고, 흙탕물이 고였다 다리에 올라서면 흙탕물이 튀어 오른다

 

같은 놀이 공간 내 출렁다리도 흙탕물이 출렁이고 있다. 아이들의 균형감각 발달을 위해 조성된 나무와 밧줄로 만들어진 출렁다리가 아래로 처지면서 땅을 파 구덩이를 만들었다. 이 구덩이에 흙탕물 고이면서 출렁다리를 걸어 지나면 흙탕물이 튀어오르는 지경이다.

상황을 알지 못한 아이들이 방방이나 출렁다리를 이용하면 온통 물에 젖거나 흙탕물 범벅이 된다. 자연히 안전 문제도 뒤따른다.

해뜰마루엔 2명의 기간제 근로자가 공원 내 상주하며 시설을 관리하고, 공원 내 지점들에 대한 관리 실태를 수기로 작성한다고 한다. 자연마당 일대 담당 부서인 부안군 산림정원과 김희수 주무관은 “해뜰마루 내 시설 관리 상황을 보고받고 있으며 수시로 현장에 나가 살펴본다”고 했지만, 시설 관리자나 담당 공무원 모두 어린이 놀이터는 관심 밖이었던 듯하다.

자연마당을 비롯한 해뜰마루는 올해 운영 관리에 필요한 인건비만 2억3300만 원이나 들어갔다. 시설 조성에 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정작 제대로 된 관리를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해뜰마루는 수질정화시설, 제초 문제, 산책로 구조 부실 등 각종 문제로 앞서 본지가 수차례 보도한 바 있다.

아이들이 노는 공간일수록 더 안전하고 좋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어른들이야 어디 시설이 고장나면 당장 민원 전화라도 걸 수 있다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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