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함께 변산반도 참한우를 운영하며 정육점을 전담하는 양수지(30) 사장
부모님과 함께 변산반도 참한우를 운영하며 정육점을 전담하는 양수지(30) 사장

먹음직스러운 붉은 살코기 사이로 눈꽃처럼 박힌 마블링이 품은 풍미 가득한 소고기는 어느덧 일상적인 외식 메뉴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가격은 만만치 않은 고급 음식이다.

그렇기에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를 부위별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내변산 끝자락 보안면에서 곰소로 넘어가는 길목에 자리한 변산반도참한우가 바로 그런 식당이다.

식당의 전체 운영을 책임진 엄마 최정희(64) 사장과 소를 찾고, 도축하고, 국물을 내는 일을 도맡는 아빠 양경복 사장, 정육점을 책임진 딸 양수지(30) 사장이 똘똘 뭉쳐 변산반도 참한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지역 주민들에겐 소고기 외식할 땐 으레 찾는 곳으로 진작부터 이름난 곳이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은 ‘소 잡는 날’로 싱싱한 생고기를 맛볼 수 있다.

변산반도참한우는 직접 소를 잡고, 이것만 판매한다. 물론 도축은 다른 곳에 맡기지만 지역 농가에서 좋은 소를 골라 먼저 사들이고, 도축을 맡긴 뒤 이곳에서 판매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식당에서 소고기를 구워 먹을 수도 있고, 고기만 사 갈 수도 있는 이른바 정육식당이다. 고기 외에도 설렁탕, 육회비빔밥, 냉면 등 식사 메뉴도 준비돼 있다.

다른 곳과 다른 특별한 방식으로 식당을 운영하기에 어느 곳보다도 다양한 부위의 신선한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고, 이를 유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생고기는 변산반도참한우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변산반도 참한우의 고기와 상차림
변산반도 참한우의 고기와 상차림
재료와 반찬을 모두 정성스럽게 직접 손질하며 쌈무도 직접 만든다.
재료와 반찬을 모두 정성스럽게 직접 손질하며 쌈무도 직접 만든다.
후식 메뉴 냉면. 저렴하기도 하거니와 식후 메뉴로 양도 아주 적당하다.
후식 메뉴 냉면. 저렴하기도 하거니와 식후 메뉴로 양도 아주 적당하다.

살치, 갈비, 안창, 토시, 등심 등 10가지 부위의 구위용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한 끼 식사로 우족탕과 설렁탕, 육회비빔밥도 늘 인기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고기 부위는 살치살과 갈비살이다. 이런 특수부위를 빠짐없이 즐기고 싶다면 예약이 필수다.

식사 메뉴 외 소고기를 구워먹거나 육사시미를 먹을 땐 상차림이 제공된다. 사람 수에 맞춘 것이 아니라 한 상에 8천원을 주면 상차림이 제공되는데 직접 끓인 따끈한 선지국 한 사발과 김치 두어 가지를 포함한 예닐곱 가지의 반찬이 상에 오른다. 고기에 곁들일 쌈무까지 여기선 직접 만들 정도로 음식에 들어가는 정성은 정말 진심이 느껴진다.

기름진 고기를 먹으며 함께 곁들이는 반찬들도 좋지만, 따뜻한 선지국의 매력이 단연 일등이다. 입안에 가득한 기름진 느끼함을 한 번에 싹 잡아주고, 국물 자체의 맛에서도 깊이가 느껴진다.

소고기도 좋지만 변산반도참한우의 음식들도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만하다. 반찬 하나하나부터 음식에 들어가는 국물까지 모두 직접 손질하고 끓여 정성으로 준비한다. 곰소라는 관광지에 인접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드는 식당이지만, 가격은 저렴하게 유지하고 있다. 지역 내 다른 식당과 비교해봐도 가격이 전혀 비싸지 않다.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사 와서 쓰기 때문에 소뼈를 넉넉하게 넣어 고아낸 사골국물을 육수로 쓴다. 식당 뒷주방에 있는 두 개의 큰 가마솥은 매일 더운 김이 식을 날이 없다.

최근 음식값을 올렸지만 여전히 저렴하게 구성된 메뉴들
최근 음식값을 올렸지만 여전히 저렴하게 구성된 메뉴들

이런 운영 방식은 최정희 사장의 오래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결정됐다. 변산면 지동리가 고향인 그녀는 예순넷의 나이에 벌써 40년이 넘는 요식업 경력을 자랑한다. 최 사장은 80년대 변산면에서 중국집을 운영했고, 음식점은 다양하게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한다. 부안에 돌아와 변산반도참한우를 인수하기 전까지 전국을 다니며 함바식당을 운영했다고 한다.

이들 세 가족이 변산반도참한우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 8월부터다. 가게를 인수하고 운영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시작됐다. 감염병 탓에 운영이 힘들어질까 걱정도 됐지만, 정성으로 음식을 준비하고 이전의 명맥을 이어온 덕인지 영업에 큰 지장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요즘 들어 걱정이 생겼다. 변산반도참한우가 부안읍으로 옮겨온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 사장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확실히 밝혔다. 

최 사장은 “우리는 전혀 옮겨갈 생각이 없고, 지금처럼 이 자리에서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라며 “누가 무슨 이유로 그런 소문을 내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음식을 맛보시려면 변산반도참한우로 찾아오시면 된다”고 말했다. 

음식의 맛과 가격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손수 직접 만들어내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변산반도참한우는 세 명의 사장과 여덟 직원이 오늘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영업시간 10:30~21:00, 매주 수요일 휴무

전북 부안군 보안면 청자로 1313

☎ 063-583-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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