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밴드에 각설이 공연까지 등장, ‘대설주의보 속 기강해이’ 말썽

지난달 31일 오후 하서면 공무원들이 이 지역 한 음식점에서 흥겨운(?) 오락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박종규 객원기자>

지난해 12월 31일 있었던 하서면 사무소 종무식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날 종무식은 하서면 마을 이장단과 협의회를 겸해서 이장단 44명과 면사무소 직원 16명 등 60여명이 인근에 있는 모 식당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음악밴드가 동원된 가운데 각설이 공연까지 등장했다. 3일째 내린 폭설로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건설도시과 등 일부 공무원이 비상근무하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들의 모임이 무르익어가는 오후 2시경 하서면사무소에는 2명의 직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 15일 면 관계자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마을의 문제를 청취하기 위해 모처럼 이장단과의 협의회를 겸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이장도 “주민의 뜻을 전달하고 화합하는 자리였다”며 모임의 의미를 애써 드러 냈다.

하지만 하서면 대교와 청호, 이순신 세트장 등 폭설로 인해 주민 발이 꽁꽁 묶여 있는 가운데 한쪽에서공무원들이 유흥의 시간을 보내 '공직자 기강해이' 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날 회식비로 100만원이 넘는 돈이 지출됐고 밴드 등 부대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폭설에 따른 비상근무 등 군의 일관되고 체계적인 근무기강 확립에도 허점이 두드러졌다. 군에서 폭설 비상근무를 지시하는 공문이 존재하는가 하면 자치행정과에서는 “자율적인 종무식이 관행”이라고 말하는 등 의사전달 체계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종무식은 대민업무의 일선에서 주민과 무관하게 ‘일탈’됐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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