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후보등록 했다. 출마의지가 확고했나

나는 본래 정치에는 꿈이 없는 사람이다. 군수 출마를 정치로 보지 않는다. 부안군을 살려보겠다는 생각으로 나온 것이다. 오랫동안 군정을 지켜보면서 민의를 충분히 수렴하면 군수만큼 쉬운 일도 없을텐데 왜 저렇게밖에 못할까 답답했다. 군수를 어떻게 하는 것인가 보여주고 싶어서 나왔다.

-김종규 후보와의 관계에 비춰 막판 후보사퇴 뒤 지지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또 차기 군수 출마를 위한 얼굴알리기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는데

김후보에게 출마 반대 의사를 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끝까지 가기로 했다. 또 나는 스스로를 낭떠러지에 갖다 놓았다. 그래서 후보등록도 가장 먼저 했던 것이다. 물러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떨어지더라도 멋지고 당당하게 선거를 치렀다고 평가받고 싶다.

-김종규 후보를 상대로 한 후보단일화 움직임도 있다

나와는 안맞는다. 군수 자리에 올라가려는 그들과 나는 다르다. 그들과는 연대 가능성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부안사태와 관련해 후보들마다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군민화합은 그렇게 쉽게 되는 것 아니다. 그게 되려면 공무원이 먼저 화합돼야 한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군 전체로 보면 700명 가량의 공무원이 노른자에 해당한다. 노른자가 먼저 화합하지 않으면 계란이 안 된다. 다른 후보들은 노른자는 나두고 흰자만 붙이려고 하고 있다. 누가 당선돼도 ‘찬핵’, ‘반핵’ 때문이든 정당때문이든 반쪽 사람들에 의한 반쪽 행정이 될 것이다.

-이른바 ‘서민군수’임을 내세우는데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며 주로 어렵게 사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모든 정책은 중산층이 아니라 하위층에 맞춰야 한다고 본다. 그러면 저절로 그 위의 계층은 잘 살게 된다. 다른 후보들은 출신 성분 상 서민을 위한 군수가 될 수 없다고 본다.


-부안사태의 후유증에 대한 대책은

‘찬핵’, ‘반핵’으로 나뉜 민·민갈등은 우리 세대에서는 치유가 안된다고 생각한다. 쉽게 앙금이 가시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보따리로 묶어서 한쪽으로 치워둬야 한다. 풀어헤치지 말고 봉합해 놓고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대화가 되고 마음이 통할 때 풀어보면 편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지금 사람들은 자꾸만 그것을 끌러서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다 끝났는데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채기를 건드리는 것밖에 안된다. 찬핵이 좋은지 반핵이 좋은지 논쟁은 답이 없다. 나중에 역사가 말해준다.

-방폐장 찬성에 대한 후보의 과거 입장 때문에 비판도 제기되는데

그게 가장 어렵다. 오해가 많고 억울하다. 반핵에 앞장섰던 사람들 몇 분에게 상당히 서운하기도 했다. 나는 당시에 만약 방폐장에 대한 찬반투표를 하라고 하면 찬성에 찍었을 것이다. 그러나 앞장서서 한 적은 없다. 오히려 반핵쪽 요청도 받아들였었다. 나와 서림신문은 중립을 지켰으나 한수원 광고받은 것 때문에 찬핵으로 매도됐다. 신문을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반핵을 위해선 동일한 생계조건을 놓고 얘기했어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부안 경제의 위기를 말한다. 해법이 있는가

전직 군수와 후보들이 모두 관광만 외치는 것에 신물난다. 관광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일부다. 그들은 이미 충분히 살아간다. 다만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만하다가는 망할 수 있다. 주민들의 의식이 개혁돼야 한다. 서비스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도시인에게는 불편한 민박집을 그들의 생활방식에 맞게 바꿔야 하고 횟집도 서비스의 질을 높여 비싸다는 인식을 주지 않아야 한다.


-농업이나 어업 문제에 대한 대안은

솔직히 농업에 대해서는 직업적으로 견해가 없다. 그러나 농업은 농민에게 맡겨야 한다고 본다. 농촌지도소의 이론은 현실에 잘 안맞는다. 그래서 많은 농민들이 망했다. 주위에 실제 농사를 짓는 농업전문가들이 많다. 그들이 주축이 돼 센터를 만들어 자율적으로 전문 역량을 키우고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행정은 최대한 지원해주면 된다.

-농민들에게는 한미 FTA의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농민은 서운하게 생각하겠지만 인정해야만 한다. 옳아서가 아니라 어차피 계란으로 바위치기이기 때문이다. 결국 막판에 대책없는 것보다 미리 준비해야만 한다.

-경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있는가

일부러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거쳐가는 ‘토·일장’을 만들려고 한다. 부안예술회관 등지에 장을 열어 온갖 농산물, 특산품을 판촉하고 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공무원들을 판촉활동에 대거 투입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곰소에 젓갈 사러가는 관광객들이 부안을 지나면서 구매도 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전국으로 명성을 얻어 판로가 개척될 수도 있다.

-토·일 장이 핵심 공약인가

아니다. 복지를 하고 싶다. 실버타운을 건설하겠다. 1석5조법이라 부른다. 부안을 전국에 있는 사람들이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 보건복지부에서 상당한 예산이 지원될 것이고 민자도 유치하겠다. 송산 효도마을 같은 것을 등급을 나눠 수백 개를 만든다고 보면 된다.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요트를 즐길 수 있는 것까지 자기 형편에 맞춰서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되면 노인 뿐 아니라 젊은 인력, 가족, 관광객이 증가하게 되고 그들이 소비를 촉진시킨다.

-영유아, 초·중등학생을 위한 24시간 종일반, 전일반 운영 프로그램을 제시했는데

교사가 부안에서 살아야 한다. 그래야 학교가 좋아진다. 그렇게 하려면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는데 젊은 교사들에게 육아, 보육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대략 일년에 1500만원가량 간접적인 혜택이 된다고 한다. 주부들의 유휴 인력을 활용해 영·유아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될 것이다.

-학생들이 부안을 떠나며 교육공동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참다운 스승이 없는 것이 문제다. 학생들의 전출을 막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사랑하는 교사가 있다는 것을 학부모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말고 다른 방안도 있나

임기 동안에 학교 활성화, 공교육 안정화 같은 것으로 학생들의 유출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 군민의 의식부터 바꿔나가려고 한다. 그래서 전 군민 대학 졸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장학금제도를 두고 우리같이 못배운 사람들에게 야학과 정규 대학을 졸업하게 하면 신분에 맞게 의식도 달라진다. 취직을 위한 대학이 아니라 부안군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대학을 만들어 부모님을 졸업시키면 2세들이 장학금도 많이 내놓을 것이다.

-고령화로 인한 노인들의 건강과 의료, 복지 문제가 심각하다

독거노인이나 어렵게 생활하는 분들이 많다. 공동생활이 필요하다고 본다. 방은 각각이되 식사는 식단에 맞춰 공동으로 운영하고 공무원을 투입해 재미있는 생활 프로그램도 개발해 제공할 것이다. 경로당 짓는 것에 조금만 보태면 될 것이다.

-노인들의 의료 문제에 대한 대책은

찾아가는 보건소가 돼야 한다. 실제로 집집마다 순회하며 건강을 체크하고 병원에 직접 모셔다 주며 필요한 것을 전달해주는 것이다. 농업기술센터에 과도하게 들어가는 예산을 합리적으로 안배하는 것도 고려한다.

글=황형준 기자
사진=박종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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