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두 건의 기사 제보가 들어왔다. A4 크기의 모조지에 사진 두 장과 각각 한 문장씩으로 된 내용이 전부다. 종교단체와 여성단체 등 두 곳에서 실시한 어려운 이웃돕기 행사다.

대개 이런 소식들의 경우 편집국은 신문에 실어야 할지 말지를 두고 또 고민에 빠진다. 물론 지역사회 사회단체들이 선의로 좋은 일을 하는 것으로 여기면 그만이다. 또 이런 이웃돕기 행사들은 주로 추석이나 설 등 큰 명절을 앞두거나 연말에 있기 때문에 도움을 받게 되는 어려운 이웃들의 쓸쓸한 마음을 보듬거나 생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편집국의 고민은 무엇보다 단체들이 실어달라고 요청하는 사진에 있다. 이같은 이웃돕기 사진들의 경우 각 단체의 간부들이 홀로 사는 할머니들이나 어린 나이에 가장 노릇을 해야하는 청소년들에게 성금이나 식료품을 전달하는 장면이 태반이다. 그래서 사진속에서는 으레 주는 이와 받는 이들의 손을 사이에 두고 성금봉투가 놓여져 있고 이 장면의 앞이나 뒤에는 쌀 포대나 라면박스가 세워져 있다.

문제는 이 사진들 속에서 나타나는 주는 이들의 어색한 미소와 받는 이들의 모호하거나 어두운 표정이다. 왜 그럴까.

모호하거나 어두운 얼굴들의 정체는 무얼까. 천편일률적인 이 풍경은 한쪽은 사진을 찍어야만 하고 또 다른 쪽은 사진에 찍히기 싫기 때문은 아닐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약자들의 입장에서는 선의의 도움이 고맙게 느껴지기 때문에 사진에 찍히기 싫어도 그 표현을 제대로 못할 수 있다. 아니면 속마음은 찍히기 싫어도 겉으로는 사진 정도는 감수해야지 하는 체념이 배어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도움이 절실한 처지이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킬 권리가 있다. 이런 이웃들에 대한 당연하고도 세심한 배려가 없다면 사회단체들의 선의의 이웃사랑도 자칫 오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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