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한 농민이 벼줄무늬잎마름병에 걸린 벼를 트렉터로 갈아엎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추수가 시작되는 계화간척지에서 벼줄무늬잎마름병의 확산에 따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피해농민들이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며 논을 갈아엎었다.

지난 27일 피해 계화농민 100여명은 계화면사무소 앞에서 서천군 피해농민들이 합세한 가운데 자연재해 인정과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트렉터로 병에 걸린 벼를 갈아엎고 있는 모습.

집회를 마친 뒤 농민들은 20여대의 트렉터를 이용해 이번 피해로 누렇게 변해버린 논들을 갈아엎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농민은 “3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이렇게 심하게 피해를 본 적이 없었다. 벼를 자식처럼 생각하는 우리 농민들이 오죽하니 이렇게 하겠냐”며 “정부가 피해 농민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계화면사무소 앞에서 100여명의 농민들과 서천군 농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가 자연재해를 인정하고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또 한 아주머니는 “올해 18필지에 벼농사를 지었는데 12필지가 이 병에 걸렸다”며 “빚만 더 늘어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 줄무늬잎마름병은 애멸구가 매개체 역할을 해서 옮기는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발병 원인과 관련해서는 지난 겨울철 기온이 예년에 비해 1.7∼2.0℃ 만큼 높았고 3~6월까지도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져 애멸구가 쉽게 번성해 병을 옮긴 때문이라는 시각이 유력하다.

트렉터에 갈아엎어진 병에 걸린 벼.

한편 6월중순 계화지역에서 발생한 이 병은 계화면에 그치지 않고 동진면, 하서면, 상서면 일부지역까지 확산됐다. 부안군 자체조사에 따르면 1345농가가 2268ha에 걸쳐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액도 100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확산추세는 상황이 충남 서천과 서산, 인천지역까지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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