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예산 구조조정 들어가야 하는데
‘집행률’을 기준으로 하겠다…모호해

 

올해에서 내년으로 넘겨 숨돌려도
장기침체 계속돼 교부세 감소 이어지면
내후년은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 세워야

 

체육관 등 시설 조성 예산 재검토 필요
정책 입안에 발상의 '대전환' 필요

 정부가 국세 감소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올해 지방교부세를 주지 않겠다고 통보해 부안군 예산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부안군은 올해 초부터 2024년 본예산에 필요한 지방교부세가 수백억 원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해왔지만, 당장 올해 편성된 예산에 포함됐던 621억 원부터 받을 수 없게 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2023년 6월 말 기준 국세 수입은 178조5천억 원으로 소득세·법인세·부가세 등을 중심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40조 원이 감소했다. 내수 침체에 따른 국세 수입 감수로 내국세의 19.24%에 해당하는 지방교부세 재원이 동반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 나왔다.
실제 부안군에 편성된 지방교부세 3351억 원에서 16.2%에 달하는 542억 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부가가치세 등 지자체 분 지방세도 69억 원이 감소할 것으로 보여 2023년 편성된 예산 중 621억 원이 갑자기 부족해진 상황이다. 
이에 부안군은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 예산 잡행 상황을 긴급 점검하고, 오는 10일까지 부안군의회에 삭감예산편성안을 제출하기 위해 숨 가쁘게 추경예산편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 예산안은 15일부터 열리는 부안군의회 제345회 회기 중 정리추경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부안군은 올해 예산과 사업 중 구조조정 대상 기준을 집행률로 정했다. 먼저 비교적 집행률이 낮은 사업을 추려 긴급 구조조정을 하는 한편 국·도비와 예산을 매칭한 보조사업은 우선 국·도비 예산만 사업에 투입하고, 군비는 우선 삭감했다 2024년 본 예산에 편성해 추진할 방침이다.
재정집행이 부진한 대규모 사업은 정리추경에서 삭감하고 내년 본예산에 편성하는 방향을 검토하며, 법적·의무적 필수경비를 제외한 신규사업이나 일반 운영비 등 지출 등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허리띠를 졸라맨다. 
부안군 자체 예산 사업은 이미 집행된 사업을 제외하고 15% 이상을 삭감할 계획이다.
부안군 예산안을 편성하는 기획감사담당관은 2024년 본예산 중 지방교부세도 올해 줄어든 것과 유사한 규모인 600억 원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현재 보유한 가용 재원인 716억 원을 모두 투입해 2024년 본예산 편성 시 지방교부세 감소로 인한 충격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가용 재원은 부안군이 지금껏 조성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485억 원과 내부 유보금 219억 원, 부동산교부세 정산분 미반영 12억 원 등으로 구성됐다.
부안군은 2024년 본예산 편성 과정에는 아직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은 없다. 우선 쓸 수 있는 재원을 모두 활용한 선에서 예산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현재 국세 감소의 주원인인 경기침체가 장기전으로 계속될 전망이 유력하며, 따라서 언제 재정 상황이 나아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 예산 편성은 어찌어찌 예년 규모로 유지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다음을 위해서는 살림살이를 알뜰하게 줄이고, 예산 운영의 묘를 극대화해야 하는 실정이다.
부안군의회는 지난달 12일 기획감사담당관 군정보고에서 여러 의원이 지방교부세 감소에 따른 예산삭감 계획에 대해 자세히 묻고, 합리적인 예산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다가올 345회 부안군의회 정례회 예산심의에서도 사업 규모와 적정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오고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안군의 예산 체질, 즉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김병태 기획감사담당관은 “세수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민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확대를 해나갈 계획이다”라며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점차 재정 체질을 개선하고, 교부세 의존 비율을 줄여나가는 방법이 현재 유일한 방안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자 유치와 지역 내 산업 활성화를 통한 내수 확대도 필요하지만, 필요성이 분명치 않은 대규모 시설 조성을 크게 줄여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올해 6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삭감해야 하고, 내년에도 연이어 비슷한 규모의 삭감이 예상되는 가운데 권익현 군수는 지난달 24일 열린 줄포다목적체육센터 개소식에서 “민선 7기부터 꾸준히 체육시설 조성을 추진해왔고, 계획대로 7개 면에 체육시설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유례없는 일방적인 교부세 미지급과 이에 따른 긴급한 예산삭감 상황에도 체육관 등 시설 조성은 포기하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초유의 예산삭감 상황과 다가올 어려운 시기에 대비한 현명한 판단과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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