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핸드드립 커피와 함께 페스츄리나 쿠키 등 디저트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매력의 디저트카페가 있다.
부안읍에서 새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선 상가에 자리한 엘카페는 잘 차려입거나 꾸미지 않고도 가족이나 지인들과 쉽게 찾아와 맛있는 차 한잔과 디저트, 또는 간단한 한 끼를 해결할 수도 있는 그런 ‘만만한 동네카페’다. 

엘카페의 전영하 대표
엘카페의 전영하 대표

엘카페의 주인장 전영하(46)씨는 “50살이 되기 전에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은 꼭 해 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카페를 시작했다. 전주에서 살다 남편의 고향인 부안에 내려온 지 어느덧 17년째에 접어드는 그는 카페를 운영하기 전엔 편의점을 했었다고 한다.
카페나 요식업 경험도 없었던 그는 맨땅에 헤딩하듯 ‘하고 싶다’는 마음과 용기만 품고 프랜차이즈 카페를 열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과 달리 프랜차이즈 운영은 약점도 많고 불편했다. 그래서 1년 만에 프랜차이즈 계약을 해지하고 자신만의 개인 카페를 연 것은 지난해 6월부터다.
엘카페는 페스츄리 전문점이다. 녹진한 버터의 풍미를 가득 품고,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겹겹의 빵을 찢어먹는 맛이 일품인 페스츄리는 매니아 층이 탄탄하다. 이 페스츄리를 베이스로 한 크로와상, 몽블랑, 소세지빵 등 20여 가지의 디저트 메뉴가 구성돼 있으며 매일 아침 여기서 직접 구워낸다.
너무 퍽퍽한 기존 스콘을 벗어나 작고 바삭한 느낌의 비스킷 스타일 스콘과 샌드위치에 쓰이는 부드러운 바게트도 엘카페만의 특별한 맛이다.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시그니처 메뉴는 프렌치토스트다. 특별히 도톰한 빵을 계란에 적셔 부드럽게 구워내고 메이플시럽을 끼얹어 마무리한 달콤한 프렌치토스트는 브런치 메뉴로 안성맞춤이다.

앨카페에서 판매하는 더치커피, 예쁜 병에 담겨있어 선물용으로도 좋다.

 

엘카페는 핸드드립 커피를 고집한다. 디저트 카페를 표방하는 만큼 페스츄리 종류의 빵 또는 쿠키와 잘 어울리는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아메리카노는 핸드드립으로 제공되지만, 우유와 섞이는 라떼 등은 에스프레소를 활용하고 있다. 1년 남짓 핸드드립 커피를 이어오자 에스프레소와 다른 매력을 찾아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도 생겨나고 있다.
엘카페의 최고 강점은 모든 음식과 차에 전영하 사장의 손길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각종 음료에 들어가는 수제청은 물론 샌드위치에 쓰이는 소스도 직접 만든다. 매일 빵을 굽기 위해 아침 7시 30분 카페 문을 열고 영업에 들어간다. 
각종 음료에 들어가는 수제청도 종류마다 특별함이 있다. 좋은 재료를 엄선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대표적으로 한라봉차와 청에 들어가는 재료는 일본에서 처음 우리나라에 한라봉을 들여온 농가로부터 공수한다. 
또 고구마, 생강, 오디, 산딸기 등 여러 가지 라떼와 청의 재료들은 이제 10년 차에 접어든 농부인 남편이 직접 생산한 건강하고 맛 좋은 지역 농산물들이다.
좋은 재료를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좋은 레시피로 수제청을 담기 위해 노력한다. 흔히 재료와 설탕을 1:1로 쓰지만 설탕은 0.8정도로 넣고 과즙이나 레몬즙 등 청에 풍미를 더해줄 재료를 첨가한다.
큰 아파트들에 둘러싸인 목 좋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영업이나 운영에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예전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할 때만 해도 이른바 ‘개업발’도 탔었고, 사람들 사이에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 카페로 바꾸자 이곳이 카페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주변에 소방도로들이 뚫리자 엘카페는 길목의 이점을 잃어버렸다.
카페도 엄연히 음식을 파는 곳이기에 질과 맛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아무리 정성을 들이고 맛있게 만들어도 사람들에게 우선 알려지고 봐야 하는데 방법을 찾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전영하 사장은 카페에서 가만히 손님을 기다리지 않고 밖으로 나섰다. 지역 축제에 참가하고, 작은 행사에도 재능기부를 하며 인지도를 넓히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아직 눈에 띄는 매출 변화로 이어지진 않지만, 매번 새로운 관계가 맺어지고 사람을 얻게 됐다. 이런 움직임이 어려운 카페 운영에 변화의 여지를 만들어 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엘카페는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문을 연다. 다만 예약만 하면 아무리 늦은 시간까지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회식이나 행사가 있을 때 꼭 시끌벅적한 식당이나 술집이 아니더라도 카페에서 함께 차 한잔을 나누며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직접 구운 풍미 넘치는 페스츄리와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싶다면 엘카페로 한 번 편안한 걸음 해보시길 권한다.
                                              

영업시간 월~토 아침 7시 30분 ~ 저녁 8시
부안읍 오리정로 162-58
☎ 584-9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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