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위도 주민들에게 '큰 달'로 불리웠던 대월습곡. 40m 높이의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자연의 작품이다.
옛날부터 위도 주민들에게 '큰 달'로 불리웠던 대월습곡. 40m 높이의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자연의 작품이다.

 

유네스코 지질공원과 천연기념물 지정
대월습곡의 지질학적, 문화적 가치 인정

 

부안군, 접근성 높이기 위해 
해상 데크나 스카이워크 등 고민 중
주변 경관 해치고 환경에 악영향 미칠
데크공사 등 난개발은 지양하고

 

대월습곡의 가치 알리고 즐길 수 있는
자료와 프로그램 개발부터 고민해야

위도면 진리의 대월습곡이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부안의 지질명소들이 지정된 것에 이어 위도의 대표적인 지질명소인 대월습곡이 천연기념물로 연이어 지정된 기쁜 소식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12일 ‘부안 위도 진리 대월습곡’을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문화재지정구역은 모두 1필지로 공유수면을 포함한 13,335㎡ 면적이 해당한다. 향후 문화재 관리 주체는 부안군이다.
대월습곡은 부안군 위도면 진리에 있는 횡와습곡으로, 백악기 이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월습곡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배경에는 백악기 이전에 형성된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형 습곡과는 형성 시기나 과정, 형태 등이 차별성을 가지고 있어 지질학적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고, 경관 또한 매우 아름다운 점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월습곡은 8~9000만년 전 화산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질학적으로 횡와습곡의 성격을 가진 대월습곡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큰 달을 닮은 둥글게 휘어진 지층의 단면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습곡은 수평의 퇴적층이 미는 힘인 횡압력에 의해 주름과 같은 굴곡 형태를 가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중 습곡 작용이 고도로 진행되어 습곡의 기울어짐이 거의 수평으로 누운 습곡을 횡와습곡이라 이른다. 
거대한 반원형의 형태로 마을에서 오랫동안 ‘큰 달’이라 불려온 대월습곡은 단단해진 이후 횡압력에 의해 변형되는 일반적인 습곡과는 달리 완전히 굳어지지 않은 지층들이 양탄자처럼 말려 거대한 습곡구조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돼 더욱 특별하다.
겹겹의 둥근 원형 단면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는 대월습곡은 각각의 색으로 경계가 뚜렷한 지층이 지름 약 40m의 반원을 만드는 형태로, 그 모습이 마치 화살 과녁의 일부처럼 보이며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대월습곡의 특징과 아름다움은 지질학적인 가치와 그 장소가 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위도해수욕장에서 대월습곡에 이르는 진입로는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물이 빠진 넓은 모래밭 위를 걸어 해수욕장을 가로지르면 숲길의 입구가 나타난다. 
나무로 불을 지피고 난방하던 시절, 집에 필요한 나무를 하기 위해 오가던 이른바 나뭇길이다. 이 나뭇길을 따라가다 보면 갯것길을 만난다. 갯것길은 섬에서 밥 외에 대부분 해산물이었던 당시, 물이 빠졌을 때 해산물을 잡으러 다니던 통로다. 오랫동안 이곳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중요한 통로였던 나무길과 갯것길을 따라가면 특별하고 아름다운 지질명소에 다다를 수 있다. 
최만 위도지질공원해설사에 따르면 이 대월습곡이 가진 장점은 이곳에 이르기까지 지나는 길에 얽힌 역사와 함께 쉬운 접근성이라고 한다. 세계의 다른 횡와습곡들은 대부분 바닷속에 잠겨있거나 절벽 지형에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다. 그런데 위도의 대월습곡은 옛사람들의 생활 통로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히 다다를 수 있기에 세계적으로 가장 특별한 지질명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대월습곡 천연기념물 지정에 따라 위도가 공룡알둥지 화석, 독특한 퇴적구조, 주상절리 등과 함께 한반도의 다양한 지질학적 역사를 보여주는 교육 체험장으로 더욱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대월습곡에 대한 학술조사와 함께 종합정비계획을 세우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학술적, 경관적 가치가 뛰어난 부안 위도의 대표 자연유산으로 보존·관리할 계획이다.
한편 부안군은 유네스코지질공원의 대표 명소이자 천연기념물로까지 지정됐으니 이참에 대월습곡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해안데크, 스카이워크 등의 시설 조성을 고민하고 있다. 이에 자연 경관을 헤치고,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난개발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월습곡 진입로는 물이 빠진 위도해수욕장의 너른 모래벌을 가로지르는 데서 시작한다. 밀물이 들어올 때는 이 모랫길이 끊기지만, 다른 숲길로 우회해서 진입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이 모래길에 물이 찼을 때도 수심이 매우 얕아 사실 걸어서 건너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물이 빠지지 않은 시간에 이곳을 찾았다면 맨발로 바다를 건너 숲길을 지나 대월습곡을 만나는 것도 특별한 체험일 수 있다.
부안군이 고민하는 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데크길, 물때와 관계없이 대월습곡을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 등은 사람의 접근성은 높일지 모르나 자연환경과 경관에 좋은 영향을 줄리 만무하다. 
앞서 순천만 갯벌에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추진되던 해상데크가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사례나, 여수 등지에서 해안가 산책로를 만든다고 조성한 데크가 태풍으로 일시에 파손되는 일 등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인간에게 허락된 때에만 보고 즐기는 현명한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 자연을 지키고, 이곳이 가진 가치를 더 깊이 있게 알리고 즐길 수 있는 안내 자료와 방법, 그리고 다양한 방식의 체험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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