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명시·사고 이월액 1,130억
못 쓴 국·도비 매년 70억 반환해

 

2013년, 총예산 대비 이월률 최고
2022년, 1,131억으로 이월액 최고

 

총 2년 연장 가능, 세금 효율 떨어져
이월 기간 오른 자잿값 등 모두 군비
철저한 준비로 명시·사고이월 낮춰야

 부안군이 지난 6월 추경에서 삭감된 사업 대부분을 올해 안에 재추진하지 않기로 하면서 내년도 이월 사업이 많아질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부안군 살림살이의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인 명시·사고 이월액이 매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481억 원이었던 이월액은 작년에 1,130억 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쓰지 못해 반환한 국·도비도 매년 70억 원을 넘겼다.
예산이 증가한 만큼 이월액이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이것저것 잡다한 사업들로 양을 늘리고 쓰지 못해 다음 해로 넘기기보다 부안군이 나아갈 방향을 뚜렷이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안군의 명시 사고 이월액은 서천군, 횡성군, 옥천군, 고창군과 같은 재정 유사 시군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총예산현액의 11%~15%가 매년 이월됐다. 이월 사업을 줄여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이월액 인정선을 정하지 말고 감소에 노력하라는 주문이 나온다.
부안독립신문이 최근 부안군의 10년간 명시 사고 이월액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월률이 가장 높은 해는 2013년으로 총예산현액의 15.32%인 746억 원이 다음 해로 이월됐다. 가장 적게 이월된 해는 2014년으로 9.97%. 481억 원이 이월됐다.
쓰지 못해 반환한 국·도비가 가장 많은 해는 2015년으로 84억 원을 반납했고 다음 해인 2016년에는 가장 적은 38억 원의 국·도비가 반환됐다.
권익현 군수 때인 민선 7기와 8기에 들어서는 2019년을 기점으로 이월액이 11% 선으로 유지되는 추세다. 예산현액 대비 2020년 10.48%, 2021년 11.83%, 2022년 11.77%를 기록했다. 비율은 유사 군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이월 사업비 금액이 1천억 원을 넘겼다. 전체 예산이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여러 사업을 우후죽순 추진한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월액이 1천억을 넘긴 해는 2019년과 2022년이다. 2019년에는 총예산현액의 14.31%인 1,077억 원이 이월됐고 2022년에는 최고금액인 1,131억 원(11.77%)이 이월됐다.
국·도비 반납액은 매년 70억 원대에 이른다. 2022년 71억, 2021년 71억, 2020년 67억, 2019년 71억, 2018년 75억을 반납했다. 이월률 11%, 반납액 70억대라는 자체 허용선이라는 우려가 따른다.
예산은 당해 연도에 사용함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명시이월, 사고이월이다. 
명시이월은 ‘명시’라는 단어의 뜻과 같이 이월되는 취지를 분명하게 명시한 후 의회 의결을 거쳐 다음 연도에 사용할 수 있다. 단, 명시이월의 경우 다음 해에 사용하지 못하면 사고이월로 한해 더 이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고이월은 불가항력적인 사고 등으로 착수하지 못한 사업을 다음으로 미루고자 할 때 이용된다. 다만, 재차 이월은 안 된다.
이런 특징 탓에 명시이월 1년, 사고이월 1년, 총 2년간 사업 연장이 가능하다. 이를 악용하면 쓰지도 않을 돈을 찜해 놓고 2년간 묵히면서 아주 천천히 일을 마칠 수 있다. 일반 군민이라면 가당치 않을 일이지만 내 돈이 아니라면 가능하다. 특히 다수에게 걷어 주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세금이라면 더 그럴 수 있다. 그래서 사업비 이월은 공무원의 능력을 반영하기도 한다. 세월아 네월아, 또는 갖는 이유를 들어 2년을 이월하다 보면 피해는 결국 군민 몫이다. 이월 기간에 자잿값이 오르고 인건비가 오르면 국비나 도비가 아닌 군비로 충당해야 하고 늘어진 기간만큼 세금의 효율적 이용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안군 의회 관계자는 “사업이 이월되는 이유는 주로 집행부의 사전 준비 절차 부족”이라며 “예산이 사장되지 않도록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하고 주변 여건 등을 면밀히 분석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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