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원하는 그림을 그려보는 예술체험이 가능한 공간 ‘아르떼 아고라’가 문을 열었다. 
아르떼 아고라는 예술을 뜻하는 스페인어 아르떼, 그리고 고대 그리스에서 소통의 중심이었던 광장을 어원으로 하는 단어 아고라를 붙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예술이라는 컨텐츠로 모여 소통하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곳은 부안에서 활동하는 청년 단체 ‘어부바’가 운영하는데, 어부바의 유수정(31) 대표가 주축이다. 유수정 대표는 하서면에서 나고 자라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지난 2020년 부안으로 돌아와 디자이너이자 미술강사, 기획자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르떼 아고라는 유수정 대표의 전공을 제대로 살릴 수 있고, 꼭 하고 싶었던 바람을 실현한 곳이기도 하다.

아르떼 아고라 개소식을 진행하는 유수정 대표
아르떼 아고라 개소식을 진행하는 유수정 대표

예술 컨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매개로 여기서 만난 이들과 소통하며 관계할 수 있는 공간인 아르떼 아고라가 문을 연 것을 알리는 개소식이 지난 7일 열렸다. 개소식에는 30여 명의 손님이 찾아왔다.
부안읍 구시가지의 중심이었던 젊음의 거리에 있는 아르떼 아고라의 공간도 사연이 있는 곳이다. 여기는 부안군 도시재생사업인 매화풍류뉴딜사업을 통해 조성된 마을 안내소이기도 하다.
매화풍류마을안내소라고 간판이 붙은 건물에 그림 그리는 체험 공간이 들어섰다니, 선뜻 이해하긴 어렵고, 설명이 필요하다. 

마을 안내소이자 부안 관광을 알리기 위해 갖춘 안내자료들
마을 안내소이자 부안 관광을 알리기 위해 갖춘 안내자료들

유수정 대표는 이 공간이 찾아오는 이들에게 관광 안내 자료나 전달하는 그저 그런 공간이 되는 걸 원치 않았다. 여러 가지 정체성을 가진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그는 “이곳 매화풍류마을안내소가 갖게 될 여러 가지 정체성 중 가장 먼저 선명하게 드러난 것이 아르떼 아고라인 셈이다. 앞으로 이곳에서 실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 마을 안내소, 즉 마을과 지역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공간이 되기 위한 다양한 준비도 하고 있다.
관광객을 비롯해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매화풍류마을과 부안을 알리는 안내소 역할을 위한 첫 번째 준비로 ‘매화풍류마을 굿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과거 부안에서 학문의 중심이었던 마을의 특성을 담은 아기자기한 자석 상품, 마을의 모습을 직접 그려볼 수 있는 컬러링 키트, 빨대를 이용해 음료를 마실 때 유용한 스트로우픽 등의 개발과 생산을 마친 상태다. 이들 제품은 곧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곧 판매를 시작할 매화풍류마을 굿즈들
곧 판매를 시작할 매화풍류마을 굿즈들

원하는 미술체험을 예약하고, 자신이 그린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이곳의 운영 방식은 다른 지역의 도시재생사업에서 힌트를 얻었다. 전남 목포시의 도시재생센터에 선진지 견학에서 보았던 무인 아트카페를 응용했다. 부안에도 예술 체험을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누군가 항상 공간을 지키며 체험을 돕고 소통하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유수정 대표는 “이곳 아르떼 아고라가 늘 열려있고, 누구나 찾아와 서로 대화 나누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곳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저 그림만 그려보고 자기 것을 갖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사람들이 공감 속에서 소통하는 그런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르떼 아고라는 24개월 이상 어린이부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연필로 그리는 드로잉부터 수채화, 에코백이나 부채에 나만의 그림 그리기, 캔버스에 유화 그리기 등 원하는 미술 분야는 어떤 것이든 체험해볼 수 있다. 이곳에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기법이나 재료를 이용한 활동도 앞서 예약 문의하면 준비해서 함께 해볼 수 있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의 그림 재료라고 여기기 쉬운 크레파스를 이용해 오일파스텔화의 느낌을 풍기는 멋진 그림을 그려볼 수 있고, 작은 손거울에 의미를 담은 예쁜 그림을 그려 가까운 이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원하는 그림을 재미있게 그려볼 수 있는 곳이지만 학원은 아니다. 어떻게 그리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는 곳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그림을 제대로 한 번 그려볼 수 있도록 옆에서 안내해 주는 그런 곳이다. 유수정 대표는 “이곳은 학원도 아니고, 누가 대신 그림을 그려주는 것도 아니다. 다만 본인이 스스로 그리고 싶은 것을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안내해드리기에 그런 마음을 갖고 찾아와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필로만 하는 드로잉부터, 캔버스에 그리는 아크릴화, 수채화, 에코백 그리디, 동양화, 부채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 가능한데, 아르떼 아고라의 다채로움은 아직 전부가 아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체험을 기획하고, 이곳에서만 가져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체험은 연인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상품이 될 것”이라고 유 대표는 말했다.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을 서로 그려보는 등 과정과 작품을 연인들만이 비밀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안겨줄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아르떼 아고라 체험 시간은 종류에 따라 30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얼마든지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필요한 만큼 시간을 보내도 문제없다.
요즘 아트카페, 체험카페 등이 유행하지만 아르떼 아고라는 음료를 판매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공간과 마찬가지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탄생한 가까운 풍류다방에서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 무려 무료 배달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맛있는 음료와 특별한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아르떼 아고라를 이용하려면 당일 예약이나 방문 이용도 가능하지만, 원활한 이용을 위해 사전 예약하는 것이 좋다. 특히 5인 이상 단체 체험은 예약이 필수다. 1인 운영 시스템이기에 마음의 여유를 갖고 방문해야 한다. 네이버예약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중이며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부안군민은 체험 비용의 무려 50%를 할인해준다. 또 부안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투어 상품 ‘부아느로’를 이용하면 다른 지역에서 이곳을 찾는 이들도 3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운영시간 금~일요일. 오후 1시 ~ 저녁 8시.
부안읍 동중1길 10.
☎ 070-7954-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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