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권고로 이달 말 사용 제한
부안군, 제한 업체도 확정 못하고
50개 대상 업체와 논의도 없어

 

김제, 완주, 무주군은 이미 시행 중
이 지역 농협 마트, 병원 사용 제한되자
민원 급증하고 혼선과 혼란 발생하기도

 

부안도 홍보 및 업체 사전 공개로
지역화폐 이용에 어려움 없도록 해야

지역화폐인 부안사랑상품권의 사용처 제한이 이르면 이달 말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부안군은 사용 제한에 따른 혼란에 대응할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월, 연 매출 30억 원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2023년 지역사랑상품권 지침 개정안’을 지자체에 통보했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행에 들어갈 것을 권고하고 어길 경우, 패널티를 적용한다는 지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부안군도 상반기의 마지막인 6월 안에 제한에 들어갈 것이 유력하지만 <본지>가 취재에 나선 지난 20일 확인한 결과, 부안군은 연 매출 30억 이상 업체를 정확히 추려내지 않은 데다, 공개도 꺼리고 있으며 이들 업체와 시행 일자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역화폐인 부안사랑상품권을 통해 지급된 농민 공익수당의 경우 정책 수당으로서 이번 지침과 관련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현재대로라며 사용에 제약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이 요구되지만, 부안군은 아직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부안군보다 빨리 사용 제한에 들어간, 김제시와 완주군, 무주군의 경우 농협 마트와 병원 등에서 거센 민원과 혼란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부안군이 안일하게 대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김제 A 하나로 마트 이용자의 말에 따르면 장을 본 후 지역화폐로 결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카트에 실린 물건을 내팽개치고 가거나, 왜 안 되냐며 항의하는 민원이 많이 제기됐다. 또한 쓸 수 있는 점포인지 아닌지 혼선이 생기면서 주민들이 공분한 것으로 알려진다.
부안군도 이 같은 혼란이 우려되지만, 연 매출 30억을 넘는 부안농협 하나로 마트 관계자는 “시행일이 중요한 데 부안군은 아직 조율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구체적으로 언제 할 것인지는 듣지 못했고 고창군이 조만간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시행을 10여일 날겨뒀지만 아직 업체와 소통이 없었다는 얘기다.
사용처 제한으로 생기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연 매출 30억 이상 업체의 신속한 공개가 요구된다. 또한, 이들 업체의 자발적 홍보와 더불어 지역화폐를 운용하는 부안군의 다양한 홍보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장이나 마을 방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달 초 시행에 들어간 무주군의 경우, 홈페이지에 사용 제한 안내를 공지하는 한편 사용 제외되는 가맹점 목록을 사전에 게재해 혼란에 대비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있다.
혼란이 예상되는 이유는 지역화폐가 지역의 주된 결재 수단으로 자리 잡은 데다 충전식 카드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농협 하나로 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전북도지부 조사결과 매출의 20~30%가 지역화폐로 이용된다. 그만큼 농촌지역의 경우 지역화폐가 정착돼 많이 이용된다는 얘기다.
또한, 충전하고 쓰지 않으면 반환이 어려운 점도 혼란의 원인이다. 월 단위로 지역화폐에 충전해 쓰는 주부의 경우 쓸 수 있는 곳이 줄면 가계 운영이 곤란해지기 쉽다. 충전하면 빼낼 수 없어 그만큼의 현금이나 신용카드 등 다른 결재방식을 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매출 결산 시기 등을 조절해 연 매출 30억 이상 업체는 처음 70여 곳에서 50여 곳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조율 중이라 구체적인 업체명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무주군의 경우 하나로 마트나 읍내 대형마트 13곳이 사용 제한됐으며 농협 친환경 유통사업단 등 12개의 농업용품점도 지역화폐를 쓸 수 없게 됐다.
또한 구천동 주유소 등 주유소 4곳도 사용 제한됐고 편의점, 가공업체, 카페, 레미콘, 차량 부품 상점도 각각 1곳이 사용 제한 업체에 포함됐다.
부안군도 대형마트 대부분에서 사용 제한될 가능성이 있으며 로컬푸드 매장도 조만간 연 매출 30억을 넘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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