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대교 조감도                                                                                                                                                                          사진 / 부안군 제공
노을대교 조감도 사진 / 부안군 제공

 

3449억 원에 6월 1차 모집 유찰돼
126억 올린 9월 2차 모집도 유찰
10월 3차도 불발…연내 착공 물거품
“턴키 입찰 방식 바꿔야” 의견 나와

 

부창대교서 노을대교로 이름바꿨지만
실제는 고창서 부안 간 ‘창부대교’

 

군민, 예타 면제로 승인은 났지만
되려 건설업체가 외면하는 꼴이라며
전면 재검토로 이어지길 희망해

 노을대교 건설공사가 처음보다 공사비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공개모집에서 3차례나 유찰됐다. 연내 착공해 2030년 완공하겠다는 처음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로나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공급망 불안정으로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이에 따른 건설사의 수익성 약화가 원인으로 꼽히면서 가까운 시일 내 입찰이 불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더해진다.
일각에서는 유찰의 원인을 계약방식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노을대교 공사는 계약금액을 조절할 수 없는 턴키(turnkey-설계, 조달, 시공 등 공사를 일괄적으로 수주받는 일괄수주계약) 방식이다. 이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계산된 비용과 달리 자재 가격이나 인부조달 등 추가 비용은 건설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 유찰로 이어질 수 있다.
노을대교 건설공사는 지난 6월 24일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에 첫 입찰 공고됐다. 당시 전라북도 지역 업체 시공 참여비율이 전체 공사금액의 35% 이상이라는 공동계약 조건이 신설돼 변경 입찰 공고됐으며 예정가격은 3449억 6800만 원이었다. 

나라 장터 화면 갈무리  지난 10월 28일 개찰 결과 유찰됐다. 사업명은 ‘고창 해리-부안 변산 도로건설공사’다
나라 장터 화면 갈무리 지난 10월 28일 개찰 결과 유찰됐다. 사업명은 ‘고창 해리-부안 변산 도로건설공사’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7월 14일 개찰결과에서 1개 업체만 신청해 유찰됐다. 알려진 바로는 공사비가 너무 낮게 책정돼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이후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1차보다 125억 5200만 원을 높인 3575억 2000만 원을 도급예정가로 정하고 2차 공고에 나섰다. 교량 공사 실적이 높은 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증액 공고였지만 지난 9월 28일 실시한 개찰에서도 1개 컨소시엄만 참여해 결국 유찰 처리됐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1차에서도 입찰했던 금광기업이 대표사인 컨소시엄으로 남광토건, 금도, 신성, 에이스 건설, 한백, 동경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2번째 유찰 후 지난 10월 6일 3차 입찰이 공고됐다. 하지만 금액이나 방식이 변경 없이 진행되면서 10월 28일 실시한 개찰에서도 유찰 결과가 나왔다.
부안군청 관계자는 “처음부터 사업비 책정이 낮기도 했지만, 건설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공사에 참여하다 보니 노을대교가 관심을 받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월 중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을 방문해 한차례 논의를 했으며 턴키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변경해 입찰이 원활히 되도록 당부했다”고 말했다.
노을대교는 부안 변산면 도청리에서 고창군 해리면 금평리까지 곰소만을 가로지르는 총 8.86km 해상다리 공사다. 국도 77호선의 유일한 단절구간이라며 부안에서 고창까지 차량으로 70분 우회했던 거리를 10분으로 단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매년 100억 원의 운행 비용 절감 효과를 낸다는 계산도 나왔지만, 환경파괴라는 반대 의견과 함께 갯벌 훼손과 어족 변경 등 수산자원 감소에 따른 손실이 더 클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다리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을대교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 차선을 지나는 차량은 노을을 볼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반쪽 노을대교라는 지적도 있었다.
처음에는 4차선으로 다리를 놓겠다고 추진됐지만, 국토교통부는 타당성을 따져 반절이 줄어든 2차선 교량으로 추진하고 있다. 향후 4차선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계획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평가도 있다
이 다리는 노을대교라고 불리기 전에 부창대교로 불렸다. 부안에서 시작해 고창으로 연결되는 다리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 다리 공사의 정식 명칭은 ‘국도 77호선 고창 해리-부안 변산 도로건설공사’다. 노을도 없고 부안에서 고창이 아닌 고창에서 부안을 잇겠다는 창부대교가 된 셈이다.
부안읍 군민 A 씨는 “타당성이 없어 건설되지 못했던 노을대교를 예·타를 면제하면서까지 시도하지만 결국, 건설업체에서도 외면받는 꼴”이라며 “이번 기회에 노을대교를 전면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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