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장인 변산해수욕장에 조성된 모래성 앞에서 가족단위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정민 기자

기존 노을축제에서 부안대표축제로
군비 3억 추가해 5억5천만 원 집행

 

노을과 함께 바닷가 힐링이 목표
쉼터와 나들이, 요가 등 체험까지 

 

거미, 이보람 등 대형 가수 이벤트와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등 갖췄지만
인기가수가 축제 흥망 좌우 우려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로 이름난 부안의 노을 속에서 다채로운 체험과 공연관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부안노을아트페스티벌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변산해수욕장에서 열렸다. 부안군 집계 1만 5천 명이 다녀가면서 부안군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따르지만, 여전히 부안노을보다는 대형가수의 인기도에 축제의 흥망이 좌우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9회째를 맞아 부안군대표축제에 이름을 올리고 부안군대표축제제전위원회가 추진한 이번 노을아트페스티벌은 변산해수욕장에서 열렸던 기존 부안노을축제의 명맥을 이어받았다. 다만 전북도에서 매년 대표관광지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던 축제 예산에 부안군 자체 예산을 더해 모두 5억5천만 원을 들여 역대 최대 규모와 일정의 축제를 진행했고, 사흘간 모두 1만5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온 것으로 집계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노을이 지는 축제장과 모래성
노을이 지는 축제장과 모래성

이번 축제에 앞서 과도한 예산을 축제라는 이름으로 소진하기에 급급하고, 축제 이름에도 온통 영어단어로 버무린 뻔한 행사로 치러질 우려가 나왔던 이번 축제는 다행히 제전위와 부안군 축제부서의 전방위적인 준비와 노력 덕에 호응을 얻으며 막을 내릴 수 있었다. 다만 아트페스티벌이라는 다소 식상한 축제명을 두고 본질 그대로 변산노을축제가 낫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노을을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 기간 중 단 하루도 제대로 된 노을을 자랑할 수 없었던 악천후가 계속됐지만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 체험 거리와 공연 등을 두루 갖춰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전주에서 찾아온 이 아무개(52) 씨는 “부안에서 열린 마실축제에 가본 기억이 있는데 솔직히 너무 이것저것 쓸데없이 많기만 하고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는 느낌이었는데, 변산해수욕장에서 노을도 보고 이런저런 체험도 하니까 훨씬 더 부안에 맞고 즐거운 축제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문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사진으로 남은 것은 단연 모래성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모래 조각이란 분야를 개척해 부산 해운대에서 해마다 다양한 모래 조각을 선보이고 세계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을 정도로 명성을 쌓은 최지훈 작가를 초빙해 만든 가로 10m, 높이 8m 크기의 모래성이 노을빛과 어우러져 최고의 포토존으로 인기를 누렸다.
또 축제 기간 모래 작가와 함께 만드는 모래 조각 체험, 모래밭 속 보물찾기, 모래 언덕 썰매 등 변산해수욕장의 아름다운 모래를 활용한 놀이들이 아이들과 가족들의 발길을 오래도록 붙잡았다.
그리고 축제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편안한 쉼을 제공하는 모래밭 힐링 요가 체험인 ‘부안노을 나들이 요가’ 프로그램도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많은 방문객의 사랑을 받았다.

가수 거미. 
가수 거미. 
공연을 즐기러 온 관광객들
공연을 즐기러 온 관광객들

 

가수 이보람
가수 이보람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시즌1 우승자인 '포르테 디 콰트로'의 고훈정(왼쪽), 김현수(오른쪽)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시즌1 우승자인 '포르테 디 콰트로'의 고훈정(왼쪽), 김현수(오른쪽)

볼거리인 공연은 첫날 가수 거미, 이보람, 고훈정, 김현수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을 시작으로 이튿날 부안노을전국합창대회와 300대의 드론이 펼치는 노을 드론 라이트 쇼가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마지막 날에는 부안 출신의 대표 가수 진성과 여러 트로트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흥겨운 축제 한마당을 장식했다.
풍요로운 부안의 산·들·바다에서 나는 다양한 지역별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주점을 비롯해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다양한 푸드트럭도 축제에 참여해 관광객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앞으로 노을 축제가 명실상부한 부안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더 숙고하고 가다듬어야 하는 문제들이 남아있다. 자연이 허락하는 아름다움을 빌려 진행한 축제였기에 축제 첫날의 강풍과 마지막 날에 내린 비, 그리고 마지막 날 해변 무대까지 바닷물이 차오르는 등 어려운 여건이 많았다.

300대의 드론이 펼치는 공중 쇼
300대의 드론이 펼치는 공중 쇼

 

공연과 관련해 무대시설의 부족함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축제 첫날 공연을 관람한 조 아무개 씨(부안 29)는 “음향시설이 너무 질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를 부르면 뭐하나. 출력이 낮은 스피커의 볼륨만 잔뜩 높인 그런 느낌이 공연 내내 계속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부안읍 봉덕주공아파트에서 부부와 같이 온 김 아무개(50) 씨는 “모래성도 만들어 보고 공연도 보고 재미있고 다 좋았는데 노을이 주제라고는 하지만 10월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뭔가 딱하고 연상되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칭찬과 우려는 부안대표축제로 발돋음 하는 변산노을축제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