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바람 "불었다" vs "아니다"

2006 부안의 선택
선거 뒤 담화회 <②>정당에게 듣는다
5.31 지방선거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평가하려는 취지로 마련된 뒤 담화회 시리즈는 이번 두 번째 순서에 정당 관계자들을 초대했습니다. 선거에 깊숙이 개입했고 그 결과를 놓고 앞으로의 정당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선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고 민심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아쉽게도 열린우리당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참석을 하지 못했음을 알려드립니다.<편집자주>


일시:2006.06.12 오후7시30분-10시
장소:부안독립신문 독자사랑방
참석: 김창현(민주당 5.31지방선거 부안군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구장회(민주노동당 부안군지역위원회 정책위원장)
사회:서복원


민주당 바람, “불었다”Vs “아니다”


서복원
:이번 선거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기초단체장(군수), 광역의원(도의원) 2석, 기초의원(군의원) 6석 당선, 정당 비례대표 도내 최다 득표율 획득, 광역단체장(도지사)도 정균환 후보가 1만6522표로 우리당 김완주 당선자의 1만 4598에 2천여표 차이로 앞서는 등‘3번 바람’이 불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군의원 1석 확보에 그쳤고 민주노동당은 비례에서 선전했지만 세 곳의 지역구에서는 부진했습니다.

김창현
김창현
: 이번 선거의 결과가 감격스럽습니다. 제가 민주당 부안군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지만 도의원과 군의원 비례까지 성공한 것은 의외였습니다. 유권자 가운데 65세 이상은 25%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표율을 높였고 인물보다는 당을 기준으로 선택했다고 보여집니다. 당의 전략도 “3번을 찍자”로 갔습니다. 반(反) 김종규 정서에 기댄 부분도 있지만 기대보다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구장회
구장회
: 민주당이 좋은 결과를 얻기는 했지만 군의원의 경우 무소속 출신도 있고 전체 과정을 보면 민주당의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바람이라기 보다는 지역 내 오래된 전통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정치세력이 다양화되었고 각각 필요한만큼 표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 존재는 했었지만 이번 선거가 지역에서 치룬 사실상의 첫 선거입니다. 정당 지지율에서 만족하는 수준에 달했다고 평가합니다.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의 개인 득표율이 부진한 점은 문제가 됩니다.
"열린우리당에 실망, 민주당에 향수, 민주노동당에 막연함"


서복원
: 그렇다면 어떤 요인들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볼 필요할 있을 것 같습니다. 전국적인 요인도 있고 또 지역적인 요인도 있을 텐데요.

구장회
:반김종규 정서와 독선 군수에 대한 심판 분위기가 작용한 것은 분명합니다. 김대중 정부 후반기에 박정희 향수가 생겨난 것처럼 부안뿐 아니라 전북 차원에서 전통적인 민주개혁세력에 대한 향수도 일었습니다.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열린우리당에 정권을 맡겼지만 전체적으로 국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집단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아직은 민주노동당을 대안세력으로 보지는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에 많이 기울게 된 것 같습니다.

김창현
: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행보에 대해 분노에 가까운 실망이 컸다고 봅니다. 현 군수에 대한 실망감과 재선 될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이들을 투표장으로 불렀습니다.

구장회
:지역감정은 심각했다고 보지만 부추긴 만큼 부추김을 당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김창현
: 저희가 먼저 감정을 부추겼다기 보다는 그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위기 상황에서 결집을 이루는 대안으로 지역주의 전략이 거론됐습니다.

구장회
:정당이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두는 것을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과정에서 건전한 방향의 노력이 아니라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동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점에서는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복원
:선거운동 종반에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부안을 두차례 방문해 지역감정적인 발언을 했는데요

김창현
:유세 현장에서의 발언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졌을지 의문입니다.

서복원
:꼭 유세가 아니더라도 그것이 민주당의 기본 전략이었기 때문에 텔레비전 등 대중 매체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익숙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 왼쪽부터 김창현, 이경미, 서복원, 구장회 씨


구장회
:민주당 정균환 도지사 후보의 경우 방송 연설을 보니까 처음부터 끝까지“사료는 전북에서 먹고 알은 부산에서 낳는다”는 식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으로 일관했습니다.

김창현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로서는 열린우리당과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큽니다.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정당을 무시한 소위 ‘코드 정치’에 대해 반발이 컸습니다.

"도시형 중선거제 도입이 소지역주의 부추겨"


서복원
:선거 결과를 놓고 아쉬운 점이나 문제점은 없었는지요.

구장회
:지역주의를 없앨 수는 없고 그것 자체가 해악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줄다리기를 해도 동네별로 편갈라서 하게 되는 것이고 내 동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역사나 문화적으로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군의원 중선거구제 자체가 지역주의를 부추긴 면이 있습니다. 도시형 선거제도를 시골에 적용해 부작용을 낳은 것 같습니다. 몇개 지역 출신 후보들을 섞어놓고 경쟁하다보니 후보의 능력이나 자질은 뒤로 밀리고 말았습니다.

김창현
: 지역주의 자체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습니다. 하지만 중선거제가 시골에서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긴 면이 있습니다. 몰표 현상이 대표적인 문제입니다. 군의원 당선자들 가운데 자기 출신지에서 50% 이상의 몰표를 받은 것입니다.

구장회
:또한 공약이나 정책 등 선거의 내용적인 면에서는 이번 선거가 과거에 비해 발전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지방자치가 주민참여의 방향으로 가야하지만 정체돼 있습니다.

김창현
:저는 생각을 달리합니다. 지방자치 15년동안 이룬 성과는 선진국에 견줄만하다고 봅니다. 지방정치의 부패나 부조리도 빨리 치료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장회
:지방자치 이전과는 달리 단체장이나 의원들이 부패 고리를 함께 나눠 가질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김창현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타 후보에 비해 인정받을 만한 경력이나 노력이 있었습니다.

구장회
:그런 점들은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후보들의 이력만 보더라도 천편일률적으로 각종 단체에 직함을 갖고 유권자에게 얼굴 내미는 수준에 그쳤던 것 아닙니까. 지방자체제, 예산, 행정 등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했을까 하는 점이 의심스럽습니다.

김창현
: 지나치게 모범답안에 가까운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많이 찾아오고 접촉한 사람을 선호하게 됩니다. 유권자들도 그런 것에 익숙하고요.

구장회
:유권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당선자들의 공약을 보면 개발 위주의 공약에 치중하는 등 지방자치의 활성화라는 기준에서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들입니다.

서복원
: 낙선자들에 대한 얘기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군수선거에서 김종규 씨의 경우 1만2천여표를 얻어 34%의 득표율을 보이며 선전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요.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구장회
: 반핵도 중요했지만 개발이 중요하고 현 군수이 김종규 씨가 추진력을 갖고 더 잘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일부 있었던 것입니다.

김창현
: 추진력을 우선시 한다면 지방자치의 후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추진력이 보여준 것이 혝폐기장 아닙니까. 박정희식 개발독재자들에게는 통하지만 보편적인 민주주의의 상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먹혀들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서복원
: 이번 선거의 전체과정을 돌아보면 특히후보선출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김창현
: 민주당의 경우 경선이 원칙이었지만 자금사정이나 조직력 등에 어려움이 있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택했던것 같습니다. 기초단체장 후보 선출의 경우 중앙당에서 관리해 공정성 시비도 있었읍니다.

여론조사,“선호도 알 수 있어 효율” “당 정체성 훼손 우려”


구장회
:정당 민주주의는 발전한 상태이지만 그만큼 변칙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길도 생겼습니다. 여론조사가 민주주의의 한 방편일 수 있으나, 인지도 위주로 흘러 당 정체성을 훼손할 수도 있읍니다. 당원에 의한 후보 선출과 후보자들에 대한 폭넓은 검증의 기회가 있어야 합니다. 후보에 대한 평가 기준도 지역현안과 정책에 대한 연구와 공부, 지역 내 활동성 등이 돼야 합니다.

/정리 = 서복원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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