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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논단]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똥인지 된장인지 제대로 구별해서 투표하자

사람들은 똥과 된장을 구별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학교를 다니고, 독서를 하고, 끊임없는 성찰을 한다. 심지어 똥을 찍어먹는 지독한 체험을 통해 스스로 지혜를 터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똥인지 된장인지를 구별 못해서 꼭 찍어 먹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식하고 어리석거나 자기 성찰이 없거나 지독한 체험을 통해서도 교훈을 얻지 못하는 부류일 것이다. 또는 다른 사람들이 똥을 된장이라고 먹어도 된다고 부추기는 대로 줏대 없이 따라가는 부류이거나.

부안 군민은 2003년 제대로 더위가 시작되는 7월부터 햇수로 2년이라는 적지 않은 날들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핵폐기장 반대 투쟁에 나섰던 적이 있다. 온가족이 제대로 수박 한 통을 먹지 못하고 여름을 나고, 태풍 매미의 위력을 거리에서 온몸으로 맞아야만 했다. 가족들이 다정하게 정을 나누어야 할 명절 추석도 포기해야 했다. 사람들은 씨 뿌리는 일과 거둬들이는 일에도 제대로 정성을 쏟을 여유가 없었다. 물고기 잡을 그물을 손질하는 일도 손에 안 잡혀 고기잡이를 포기해야 했고, 상인들은 장사를 포기했다.

내 자식과 귀여운 손자들에게 죽음의 땅이 아닌 생명의 땅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모진 투쟁을 해야 했다. 전투 경찰의 방망이에 맞아 피를 흘리기도 했으며, 진압봉을 든 아들과 맞닥뜨린 아버지의 피눈물도 있었다. 이렇게 부안을 생지옥으로 만들고 부안의 경제를 파탄 나게 한 사람이 누구던가? 우리 손으로 우리의 일꾼이 돼달라고 우리가 뽑은 사람이 아니던가?

군수가 될 사람은, 군민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일꾼이 되라고 뽑아준 뜻을 어떤 경우에도 잊지 말고 군민의 뜻을 받들 수 있는 각오로 행동해야 한다. 부안 공동체가 전체적으로 행복할 수 있도록 군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군민 대다수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듣고 유연하게 사고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어야 한다.

설령 부안의 경제를 살릴 능력이 있다 해도, 군민의 의견을 외면하는 오만하고 어리석은 군수여서 군민을 불행에 빠뜨린다면 그런 군수는 필요 없다. 부안 군민은 배만 부른 돼지가 아니다. 차라리 조금 가난하더라도 인정을 나누고 다같이 행복을 추구하며, 행복해지기 위한 자기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는 군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제 할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아집을 부릴 소지가 있는 사람을 또 뽑아서는 안 될 것이다.

후보 가운데는 부안 땅을 핵쓰레기의 위험으로부터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고자 2년여를 싸울 때 코빼기도 안 보이던 사람이 부안의 자치에 일익을 하겠다고 선거유세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들은 선거철에만 부안에 사는 사람들 아닌가? 선거가 끝나면 부안이 죽음의 땅이 되든 말든 강 건너 불구경 할 사람들이 아닌가? 부안의 자치는 이곳에 함께 살면서 즐거움도 괴로움도 함께 하며 진정으로 부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갯벌에 의지해 사는 뭇생명 뿐만 아니라 갯벌에 의존해 자식들 먹이고 가르친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린 새만금 사업. 억겁의 세월 동안 서서히 만들어진 세계5대 갯벌. 그 자체가 세계인의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따라서 그것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어 굴뚝 없는 산업으로 관광수입을 이끌어낼 갯벌(실제로 독일의 갯벌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세계인을 끌어 모으고 있다)을 없애라고 머리 깎고 단식 투쟁하던 비전 없는 사람들도 잘 사는 부안을 위해 몸 바쳐 일하겠다고 유세하고 다니는 것 같다. 진짜 잘 사는 길(웰빙)이 무엇인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사람도 우리가 뽑을 사람은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다. 우리 마을에 새미실 아저씨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그가 집에서 기르던 똥개를 잡았다. 전통방식으로 나무에 매달아 때려죽인 것이다. 똥개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나무에서 내려 털을 태우려고 하자 그 뜨거움에 정신이 들었는지 그 개는 36계 줄행랑을 놓고 말았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 일은 도망친 그 개가 새미실 아저씨의 부름에 꼬리치고 반갑다며 다가와 결국 죽고 만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고향 이야기를 하다 그 이야기가 나오면 눈물나게 웃곤 한다.

저를 죽이려는 원수 같은 주인을 물어뜯기는커녕 꼬리치며 반가워하다 죽은 어리석음 때문에 비웃는 것이다. ‘앗! 뜨거라’ 데고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결국 죽어봐야 아는 ‘한 길 사람 속을’ 못 읽는 똥개의 어리석음을 웃는 것이다.

부안의 부안인에 의한 부안을 위한 제대로 된 자치를 실현할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부안 공동체의 미래와 생명 지킴과 청정한 환경을 위해 투쟁했던 성숙한 의식을 지닌 군민임을 똑바로 보여줄 선거일이다.

똥을 된장으로 알고 찍어먹는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저를 죽이려는 원수를 물어뜯지는 못할망정 행여나 뼈다귀라도 얻을까 꼬리치는 어리석음으로 비웃음을 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제대로 구별해서 투표하자.
 

박인춘 교사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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