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포해수욕장 내 원광수련원 앞에 놓인 안전요원 숙소 컨테이너.  마땅히 씻을 곳 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사진 / 김정민 기자
고사포해수욕장 내 원광수련원 앞에 놓인 안전요원 숙소 컨테이너. 마땅히 씻을 곳 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사진 / 김정민 기자

코로나 19로 인한 시설 폐쇄가
원인이지만, 안전요원 인권은?
부안군, 뾰족한 방안 찾지 못해
안전요원, “소금기라도 씻어내야”'

1.4km에 이르는 아름다운 해변과 그 뒤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솔숲으로 이름난 지역의 명소 고사포해수욕장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배후시설이 부족한 데다 해수욕장을 찾은 이용객들의 안전을 책임질 안전관리 요원들을 위한 최소한의 여건도 갖추지 못해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개장한 고사포해수욕장의 관리책임은 부안군에 있다. 이에 부안군은 24명의 안전 관리 요원과 2명의 방역 요원을 고사포해수욕장에 배치해 이용객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관내 해수욕장에서 근무하는 타지역 출신의 안전요원들을 위한 숙소와 샤워시설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고사포해수욕장 안전관리 책임자는 “지난해의 경우 원광대수련원의 일부 시설을 임대해 큰 문제가 없었으나 올해 코로나 19로 인해 원광대수련원 전체가 폐쇄되는 바람에 임대가 불가한 상황”이라며 “부안군과 국립공원사무소에 여러 차례 요구하고 해결책을 찾고 있으나 뾰족한 수가 없어 변산해수욕장의 샤워장까지 차량으로 이동해 씻고 오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부안군은 한 사설 야영장의 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의했으나 이곳은 요원들의 숙소로부터 무려 1km 가까이 떨어져 있는 데다 도보로 이동해야 해 사용이 쉽지 않다. 부안군 관계자는 “국립공원사무소를 비롯해 인근의 숙박업소, 원광대 측과 대화하며 방안을 찾고 있으나 대부분이 사유지거나 국립공원 소유의 토지여서 시설 마련이 쉽지 않다”며 “심지어 인근의 민가나 노인정을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볼 만큼 주변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간이 샤워컨테이너의 설치 등의 방법도 하수처리 문제로 인해 불가한 상황이다.
고사포해수욕장의 솔숲은 변산반도국립공원 지역으로 공원사무소는 지난해부터 솔숲 내에 야영장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기존에는 현재 고사포야영장이 위치한 솔숲 내에 해수욕장 이용객을 위한 샤워장과 화장실 등의 배후시설이 존재했으나, 국립공원에서 야영장을 위한 새로운 화장실과 샤워실을 조성하면서 실질적인 해수욕장의 배후시설은 없는 상황이다. 
국립공원사무소는 야영장 내의 시설관리와 야영객들에 대한 책임은 국립공원에 있으나 ‘해수욕장법’에 따라 해수욕장 안전관리와 배후시설 확보는 지자체의 몫이며, 샤워실은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국립공원사무소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야영장의 내부시설을 모든 이용객을 위해 열어놓고 있으나 샤워장의 경우 환경부에서 코로나 19 상황에 따른 폐쇄지침을 내린 탓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공원 소유의 솔숲과 부지 외에도 사유지가 얼마든지 있는데, 국립공원과 사유지 부재만 말하는 것은 지자체의 협상력 문제”라며 “해수욕장 개장 전 관계자들의 협의 자리를 비롯해 수차례 부안군이 대책을 마련할 것을 건의했는데 지금까지 질질 끌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다행히 지역 내 다른 해수욕장들은 고사포와 달리 필요한 배후시설이 마련돼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고사포해수욕장의 경우 요원들의 숙소로 쓰일 컨테이너 설치마저 쉽지 않았다. 부안군은 요원들의 생활과 휴식을 고려해 솔숲 내부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자 했으나 국립공원사무소는 공원시설 외에도 얼마든지 부지가 있으니 다른 곳에 설치하라며 거절했다.  고사포해수욕장 끝자락 해변에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원광대수련원 측에서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숙소컨테이너는 해수욕장 구석의 땡볕 아래 줄지어 설치됐다. 게다가 안전관리 요원이 상황실과 바닷속을 오가며 근무하던 중 잠시나마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땅치 않다.
실제 안전관리 요원들은 고사포야영장의 야영객이나 원광대수련원의 이용객들을 가리지 않고 고사포해수욕장을 찾은 모든 이들의 안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러나 부안군은 이들이 짠물을 씻어낼 샤워장과 같은 최소한의 시설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버벅대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관리 서비스의 질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고사포해수욕장과 관계된 모든 주체와 상인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다각도의 노력과 지속적인 대화로 하루빨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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