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 바란다] 자영업자에게 듣는다

“공약을 걸라면 말이지 이런 것을 해야 해. ‘남자는 이발소에만 가고 여자는 미용실에만 가고’ 누가 군수가 되든 이걸 분명히 해 줬으면 좋겠네”

부안읍 서외리 동양이발관 김아무개 사장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용하고 이발하고는 명백하게 다른 것인데 이발소가 힘에서 밀려 지금 이 모양이야”

지금의 자리에서 40년동안 이발소를 하고 있다는 김사장의 갈수록 좋지 않은 이발업에 대한 우울한 통찰인 셈이다.

“농촌인구 다 도시로 나가고, 그나마 남아 있는 젊은 사람들은 미용실로 다 가고. 이발관은 다 문닫고 있는 중이지”
“그래도 새로 뽑힐 군수나 의원들에게 희망을 하나 걸어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을 부안으로 끌어 들이면 가망은 있어. 사람이 많으면 머리 깍을 일도 많지 않겠어”

김사장은 40년동안 한 일만 한 탓에 주위에서 자신을 많이 알아본다고. 그래서 직업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실제 자영업을 하는 분들의 말 못할 어려움 중에 하나가 아닐까.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을 대표해서 말을 자꾸 하라니까 한마디하지. 자꾸 반복되는 이야기인데, 기업을 유치하던지, 대학을 세우던지 해서 사람이 사는 곳으로 만들어야 해. 사람이 안사는 집은 금세 무너지듯이 사람없는 동네, 농촌도 집과 마찬가지거든.

또 하나 농어촌을 죽이는 정책을 세우면 안돼. 중앙정부에서 그런 정책을 밀고 가더라도 농어민 편에서 그들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들이 뽑혀야지. 이대로라면 농사짓고 물고기 잡아서 사는 사람들 다 여길 떠나게 돼 있어. 안 그런가. 이건 세 살짜리도 다 알아”

자영업자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한다. 그런 탓에 사람의 들고나감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자영업자뿐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사업이란 없다. 사업을 하는 누구에게 물어도 부안군이 풀어야할 현안중의 현안은 ‘사람을 불러 모아야 한다’는 데 목소리가 하나가 되는 이유다.

선거를 한 달 남겨둔 지금. 자영업자들의 소망은 당연하게도 ‘사람’이었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