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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테마파크 되찾긴 했으나…기약 없는 ‘휴장 중’

부안군 대법원 판결 승소, “상처뿐인 승리”
부안군, 미납금 회수방법 찾지 못해 답답
세트장 용도 최우선, 구체적인 운영계획 없어

부안 영상테마파크의 운영권을 두고 부안군과 위탁관리업체가 벌여온 오랜 다툼이 지난 10월 대법원판결에 따라 부안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부안영상테마파크는 2002년부터 조성되어 KBS아트비전과 자회사인 TMW에서 총괄운영을 맡아왔으나 협약에 따라 2017년 부안군에 기부채납됐다. 부안군은 이후 영상테마파크 운영업체를 모집했고 ㈜브릿지랜드가 최고가 입찰을 통해 영상테마파크의 위탁관리업체로 선정되었다.
브릿지랜드는 위탁관리를 맡은 직후부터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다. 영업을 핑계로 대형 LED조명과 현대식 시설물 등을 설치해 사극 드라마·영화 촬영팀과 마찰을 일으키는가 하면, 영상테마파크 내에 공연장설치 및 임대시설 등을 위한 공사를 진행해놓고 업체들에 공사대금을 주지 않는 등의 행태를 일삼았다. 또, 부안군에 내야 할 임대료를 미납해 부안군과의 갈등도 깊어졌다.
결국 지난 2018년 3월 1일 부안군은 사용료 미납, 불법 전대, 원상 복구, 허가 미승인 등을 이유로 ‘계약해지 및 사용수익허가 취소 행정처분’ 공문을 직접 브릿지랜드에 전달해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이에 브릿지랜드는 법적으로 대응했다. 행정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접수하고 부안군이 계약 해지와 사용수익허가를 취소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번번이 부안군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브릿지랜드는 거듭 항소했고, 끝내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31일 브릿지랜드의 고등법원 판결에 대한 항소를 기각함으로써 긴 싸움을 마무리 지었다. 영상테마파크를 돌려받기까지 꼬박 2년이 걸린 것이다.
브릿지랜드는 대법원 판결 직후인 지난 19년 11월 영상테마파크를 떠났다. 따라서 앞으로는 부안군이 직접 영상테마파크를 운영·관리하게 된다. 부안군은 우선 필요한 전기 및 수도 시설 등의 보수공사와 함께 촬영에 방해가 되는 LED조명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위해 영상테마파크를 임시 휴장 중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우선 필요한 공사가 끝나는 대로 원래 영상테마파크가 유치된 목적에 맞게 영화·드라마 등의 촬영 세트장으로 이용되도록 애쓸 것”이라며 “향후 새만금잼버리대회의 과정 활동장과 연계될 수 있도록 체험 시설 등을 만들 의지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영상테마파크 운영에 대한 큰 목표는 있으나 아직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없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오랜 다툼이 계속되는 동안 영상테마파크는 브릿지랜드의 독단적인 운영과 부실한 관리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되어 버렸다. 그동안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부안군은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했다. 더군다나 시급한 인력 배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언제 본격적인 운영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채 휴장을 결정한 것을 두고 부안군이 그동안 대체 무슨 준비를 했으며 과연 영상테마파크 운영에 대한 의지가 있는가 하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부안군은 영상테마파크를 직접 운영 관리해 본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부안군은 그동안 브릿지랜드가 미납한 임대료 4억 8천만 원뿐만 아니라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브릿지랜드 측이 영상테마파크를 운영하며 취득한 수익금 모두를 돌려받아야 한다. 그러나 부안군 관계자는 “업체의 재산이 잡히지 않는 데다가 은행 채권 문의 등 다 각도로 알아봤으나 돌려받을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우려는 진작부터 제기되었음에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변산면에 사는 이정현 씨는 이 소식을 듣고 “처음에 업체가 들어온다고 했을 때 조폭들이 들어왔단 소문도 있었다. 그거 공무원들이랑 같이 짬짜미 해 먹은거 아니냐”며 업체선정과정 자체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며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책임을 안 져도 되니까 일이 늘 이런 식이 되는 거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변산면 주민 한 아무개 씨는 “업체가 돈 없다 하면 끝인가. 돈 벌기 겁나 쉽네”라며 혀를 찼고, “거기(영상테마파크)는 늘 관리가 잘 안 되더라. 부안군이 할 줄도 모르고 별 계획이 없다면 차라리 제대로 된 업체를 선정해서 관리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행정당국이 책임감 없이 일 한 탓에 못해 수억 원에 이르는 아까운 세금을 낭비한 셈이라는 지적이다.
부안에는 영상테마파크와 더불어 전라좌수영, 석불산영상랜드와 같은 세트장들이 있어 한때 이 세 곳을 영상 특구로 지정한 적도 있다. 하지만 석불산영상랜드는 이용객이 적고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2019년 철거됐다. 반면 영상테마파크는 비록 운영과 관리에 어려움을 갖고 있으나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저한 고증을 거쳐 조선 시대 궁궐을 복원한 세트장이라는 특별함이 있다. 따라서 부안군은 이미 돌아선 촬영관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영상테마파크만의 특별함을 내세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하며, 아울러 관광지인 격포에서 영상테마파크가 특별히 찾아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김정민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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