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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출산정책 바뀌어도 공무원은 “몰라”…지급정지에 수혜자만 ‘발 동동’
2017년에 발간된 출산정책 홍보 책자

17년 홍보물에는 단계별 지원, 실제는 1단계만 지원
책자와 다르다 항의하자, “사업 백지화 됐다” 답변만
실현가능성 확인 않고 홍보만…넷째아 부모 “속았다”

부안군이 인구정책 일환으로 2017년에 실시한 ‘넷째아이 양육기간별 지원사업’이 보건복지부의 허가를 득하지 못해 부결됐음에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지원을 기대했던 넷째아이를 둔 부모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부안군은 매년, 다음년도에 달라지는 정책을 홍보하는 책자를 발행한다. 지난 2017년에도 ‘2017년 부안군이 이렇게 달라집니다’라는 책자가 읍면 관공서 등지에 비치되면서 부안이 실시하는 정책을 군민에게 알렸다.
17년 책자의 29쪽 하단에는 ‘넷째아 이상 성장단계별(양육지원금) 지원사업’이 홍보되어 있다. 보건소 건강증진 팀이 소개한 이 이사업은 “넷째 아이의 양부는 부안군”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양부로써 2017년부터 태어나는 넷째아이 이상인 경우 만0세부터 만22세까지 단계별로 소요되는 경비를 부안군이 책임지고 지원한다고 되어 있다.
자세히 살피면, 1단계는 만 0세~만 1세까지로 분기별 50만원씩 총 400만원을 지원한다. 2단계는 만 2세부터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직전인 만 6세까지 보육관련 지원금으로 월 20만원씩 5년간 지원한다. 3단계는 취학 후 초등 6년간 654만원을, 4단계는 중고생 6년간 1,011만원, 5단계는 대학 4년간 3,344만원을 지원해주는 말 그대로 유아부터 성인까지 단계별 성장을 책임지겠다는 사업이다. 다산을 유도하는 출산 장려정책이기도 하고 외부로부터 인구를 유입하는 인구정책이기도 하다.
3년이 다 돼가는 낡은 홍보 책자를 들고 지난 4일 본지에 취재를 의뢰한 것은 넷째아이를 둔 한 어머니였다.
첫마디는 “억울하다”였다. 그녀에 따르면 2017년 가을, 넷째를 낳고 이 사업에 따라 만 1세가 되는 올해 가을 동안 지원금을 받았다. 양육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 기대를 갖고 2단계 사업 지원금을 알아보기 위해 거주지 면사무소를 찾았다. 하지만 이 사업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었다. 담당자가 군청에 전화를 해보는 등 한참이 지난 후에야 “2단계부터 대학까지 지원하는 사업이 없어져 더 이상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동안 사업이 없어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책자를 보여주며 모두다 거짓이었냐고 물었다. 돌아오는 말은 “제가 담당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였다.
“속았다는 마음 뿐 이었다. 자세히 알아봐 줄 수 없냐”라는 어머니의 요청에 기자는 책자를 들고 확인에 나섰다. 가장 먼저 책자에 기재된 부안군보건소 건강증진 팀을 찾았다.
출산장려지원금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곳 답게 넷째아이에게 지원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책자에 기재된 2단계 사업은 모르고 있었다. 자신들 업무는 만 1세까지만 해당되기 때문에 알 수 없다며 사회복지과를 찾아가 봐야 보라고 일러줬다. 분명 이 책자에는 문의처로 이곳 연락처가 적혀있는데도 다른 곳을 찾아가 봐야 한다는 데 의문이 들었다. 그렇지만 차를 몰고 부안군청으로 향했다. 도착해 4층에 있는 사회복지과를 방문했다. 업무가 분장되면서 교육청소년과로 이관됐다는 말을 듣고 5층으로 올라가 해당과를 방문했다. 담당 팀은 드림스타트 팀이다. 이 사업에 대해 물었다. 이 곳 역시나 사업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모른다기보다 처음 듣는 사업이라는 표정이다. 자신들은 “3세부터 지원되는 누리과정만 있을 뿐 만 2세에게 지원하는 사업은 없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그럼 이 사업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고 어디에서 확인해 봐야 하는지를 물었다. “아마도… 여러 과에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모아진 걸 보니 당시 정책을 만드는 인구정책팀에서 만든 것 같다”며 “미래전략담당관 인구정책 팀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답변을 했다.
두개 층을 내려와 3층에 있는 인구정책 팀을 방문했다. 팀장을 만나 물었다. 아느냐 모르냐를 묻고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팀원 중 한 명이 종이 한 장을 출력해 왔다. 그 종이에는 이 사업의 자세한 사항이 기재돼 있었다. 어머니가 들었던 답변을 해준 곳이 이 곳임을 짐작할 수 있다. 서류를 살펴보니 0~1세까지 지원금은 시행중이지만 이후인 2단계부터는 모두 ‘사회보장협의 필요’라는 단서가 붙어있다.
사회보장협의는 2013년에 시행된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른 것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토록 되어 있다. 협의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실행할 수 없다는 애기다. 이 사업도 통과하지 못해 2단계 이상의 사업 모두가 전면 백지화된 것이다.
‘넷째아이를 둔 어머니는 왜 이 사실을 몰랐을까’ 의문이었지만 해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담당자도 바뀌고…”, “내 담당도 아니고…” 이 사업의 1단계인 2년간 지원책은 현재도 시행중에 있다. 그렇다면 2017년도에 넷째 아이를 출생한 부모에게 ‘사업이 없어졌음’을 알릴 수 있는 시간도 2년이나 있었던 셈이다.
협의를 거치지 않아 실현가능성도 낮은 사업을 마치 혁신적인 정책인 것 마냥 홍보한 것도 잘못이지만 더 큰 잘못은 사업이 백지화 된 이후다.
2세부터는 우리 담당이 아니라는 이유로, 다른 팀에서 만든 것이라 잘 모른다는 이유로, 전에 만들어 놓고 부결된 사업이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알려주는 일을 미루지만 않았더라도 넷째아이를 기르는 부모가 “부안군에 속았다”라는 마음을 갖지는 않았을 것이다. 2017년도에 태어난  넷째아이는 6명이라 많지도 않다. 끝까지 책임지고 일을 마무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사업으로 가장 큰 덕을 본 것은 행정이다. 부안군은 이 사업을 비롯해 신생아 마더박스 지원, 임산부 산전 기형아 검사 지원 등의 정책을 묶어 ‘우리아이 희망사다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2017년 11월에 열린 지자체 저출산 극복 우수시책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국무총리 표창과 특별교부세 8000만원을 받았으며 N 포털사이트에 ‘부안군 넷째아이 지원’이라고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올 정도로 홍보용으로 제대로 활용했다.

김종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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