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 건물주, 상의 없이 가림막 지지대 설치해 ‘황당’
민원 생기자 관계자 외 출입금지, 사진 촬영도 막아
“미관상 가림막에 관광사진이라도 걸어야” 의견 나와

부안상설시장 주차환경 개선사업이 본격적인 실행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구)농협부안군지부 건물을 철거하는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주변 상인과 건물주가 분진과 소음, 건물 훼손 을 주장하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적지 않은 잡음이 일고 있다.
상설시장내 수산시장에서 ‘ㅂ’횟집을 운영하는 윤 아무개(47) 씨가 철거 공사의 위험성을 느낀 것은 지난 목요일이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식당 내부 조리장 판넬 지붕 일부가 무너진 것이다. 떨어진 것은 다름 아닌 철거현장에서 날라 온 콘크리트 덩어리다. 보호한다고 쳐놓은 가림막을 찟고 지붕위에 떨어진 것이다.
철거가 시작된 처음 며칠간은 소음과 분진을 이해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발생되자 자신이 영업하고 있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림막 골격(일명 아시바) 지지대가 건물을 크게 훼손시킬 수 있고 이는 식당 영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번졌다.
건물주 김 아무개 씨는 자신의 건물에 가림막 지지대가 설치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고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지지대는 설치됐고 공사는 상당부분 진행이 돼 뜯으라고 할 수도 없다. “상의도 한번 하지 않고 맘대로 구조물을 설치해 공사를 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이 공사의 발주처이자 철거 건물의 소유자가 부안군인 사실에 비난의 날을 세우고 있다. “개인이 철거한다고 해도 이보다는 더 친절했을 것”이라며 군민을 위해야 할 행정기관이 오히려 군민을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버스 주차장으로 알고 희망했던 다수 상인들이 승용차 주차장으로 변경된 것을 두고 불만을 드러내는 등 행정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점도 민원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주민참여 감독제를 적용하는 등 행정이 공사에 앞서 상인들과 소통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사관계자의 대처법도 문제로 거론된다. 잡음이 일자 관계자 외에는 출입을 극도로 차단하는 등 깜깜이 공사를 해 비난을 키웠다. 본지 기자가 취재차 방문했을 때도 관계자가 아닌 이유로 현장 출입을 막았고 안전모를 착용하고 들어가겠다는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진촬영은 더더욱 어려웠다. 안전상 통제는 필요하지만 일정 부분 안전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것조차 반대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고 포클레인 2대가 콘크리트와 철골을 분리하고 덤프트럭에 싣는 등 분진이 계속해서 일고 있었지만 살수는 고작 농업용 농약살포기 1대 뿐이었다. 그것도 인부가 직접 작업부위에 가서 뿌리는 것도 아니고 한쪽에 고정시켜 둔 채 하늘을 향해 살수되고 있었다. 형식에 그친다는 비난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정도만 살수하면 되냐고 묻자 부랴부랴 “반대편 물을 틀어야지 왜 안 트냐”고 인부에게 호통을 쳐 5분여가 지난 후 맞은편에서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공사 관계자는 “상황을 보며 충분한 살수가 진행되고 있고 비산먼지 수치가 낮아 신고대상이 아니라는 확인을 환경과에서 받았다”고 항변하며 “가림막도 최대한 높게 설치했고 점심시간 전후로 2시간가량은 철거를 중지하고 소음이 적은 철근관련 작업만 하는 등 주변인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ㅂ’횟집 지붕문제에 대해서는 “철근에 붙은 콘크리트 조각 일부가 떨어져 발생된 것이고 수리를 해줄 계획이다”며 “농협군지부 건물과 식당 건물 간 공간이 협소해 지지대를 건물에 걸칠 수밖에 없었고 건물주와 상의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잘못이다”고 수긍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말하지 않고 지금 와서 말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도 내놨다.
공사시기와 속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부안군은 12월에 있을 ‘설숭어 축제’에 주차장으로 이용 가능한 수준까지 마무리 되도록 속도를 내고 있다. 취재당시 공사 관계자가 “축제 때까지 마무리하려면 시간이 빠듯한데도 2시간씩이나 쉬게 되면서 계획보다 2~3일이 밀려있다”고 말해 공사기간 단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당초 그럴 계획이 있었다면 농협부안군지부가 이전을 마무리하기로 약속된 시점 이전에 공고를 해 업체를 선정하고 이사한 9월초부터 철거를 시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 공사는 10월 10일에서야 수의 계약됐고 실제 철거는 20일부터 시작했으니 내부 결재 등 일련의 과정을 감안하더라도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부안을 관통하는 주요 도로변이고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하얀색 가림막이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는데도 작은 아이디어도 하나 나오지 않는 것을 탓하는 군민도 있다.
공사현장 맞은 편 가계에서 근무하는 김 아무개씨는 “행정의 치적을 자랑할 때는 온갖 현수막을 다 걸면서도 누가 봐도 공사현장 같은 분위기를 내는 가림막에 관광 사진과 같이 좋은 그림 한 장 걸어 놓지 않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고 행정의 한계를 꼬집었다. 이번 철거 공사대금은 9,556만원이고 폐기물 처리비용은 9,203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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