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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태풍 한달 새 3개나…수확 앞둔 농가 ‘울상’
도복으로 물빠짐이 안 돼 벼베기 조차 곤란하게 된 백산의 한 논 사진 / 김종철 기자

벼 피해면적 4,750ha중 계화와 백산이 절반 차지
도복된 벼, 수발아와 백수현상으로 피해 커질 듯
올해 예상 수매가 5만 4,000원 ~ 5만 8,000원 선
비 소식 더 있으면 이모작(보리) 못할 가능성 있어

한 달 새 3개의 가을태풍이 한반도 일대를 덮치면서 수확을 앞둔 관내 농가들의 피해가 날로 늘고 있다.
4번째 가을태풍인 하기비스가 다행이 일본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변덕스런 날씨에 농부의 마음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
부안군에 따르면 이번 가을 태풍으로 인해 총 4,750ha의 농경지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곡창지대인 만큼 벼 피해가 88%인 4,187ha로 가장 컸으며 지역으로 따지면 계화면과 백산면 농민들이 피해면적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백산의 경우 콩도 213ha 면적의 콩도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9월 8일에 상륙한 태풍 링링의 여파에 따른 것으로서 벼 도복과 수발아, 백수피해가 대표적이다.
벼 도복은 수확을 앞둬 무거워진 나락에 빗물의 무게가 더해지고 바람의 영향으로 바닥에 넘어지는 것으로서 수발아를 일으키기도 하고 광택이 나지 않은 사미가 생기는 등 미질에 악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물 빠짐을 어렵게 하고 벼 수확 시 콤바인 작업 등을 어렵게 해 최악의 경우 수확을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잦은 비와 도복 등으로 낱알이 물에 오랫동안 젖어 있으면 수확 전에 발아를 시작하는데 이것을 수발아 피해라고 한다. 벼 종자로도 쓸 수 없으며 미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일부에서는 발아 현미라고 좋아할지 몰라도 농부들에게는 그냥 피해 벼다. 주로 조생종이 피해를 입는다.
백수 피해는 벼가 이삭을 팰 때 바람이 크게 불어 흔들리면서 수분이 빠지고 벼꽃이 말라 떨어지면서 생기는 피해다. 정상적인 수정이 이뤄지지 않아 알맹이가 없고 쭉정이만 나와 생산량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피해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어 피해를 예단하기 어렵기가지 하다.
9월 초 링링에 도복되고 연이어 찾아온 9월말 태풍 타파와 10월 초 태풍 미탁이 쏟아 붓은 비로 수발아 현상이 가중되고 뒤늦게 백수 피해가 드러나면서 풍년을 기대했던 농부들의 실망감도 커가고 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김종회 국회의원의 주도로 정부로 부터 ‘도복벼(태풍으로 쓰러진 벼) 전량 수매’ 결정을 이끌어 내 피해구제 방안이 마련된 점이다.
셈이 밝은 일부 농민들은 “상태가 좋지 않은 일부 벼 때문에 1필지 전체가 낮은 등급을 맞는 경우가 있었는데 도복벼를 전량 수매한다니 다행이다”면서도 “도복됐다고 모두 피해 벼는 아니므로 도복신고는 하더라도 수확 시 상태를 확인해 유리한 쪽을 선택해 출하하겠다”는 생각도 드러냈다.
부안 농협 PRC 관계자는 “중만생종인 신동진을 주로 심는 부안의 특성상 백수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며 “도복이나 피해가 있다 하더라도 가을태풍이 오기 전까지 작황이 우수했기에 전년도에 비해 수확량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내다놨다. 다만 “미질하락으로 인한 수매 등급 하락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최근 쌀 가격이 하락 중에 있어 가격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대략 40kg당 5만 4000원(1,350원/kg)~5만 8000원(1,450dnjs/kg)선으로 전년보다는 다소 낮은 가격에서 수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미질 하락을 일으킨 태풍이 농가 소득을 하락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농가의 겨울이 더욱 추워지는 이유다. 더불어 5년마다 (2018~2022년산) 정해지는 쌀 목표가격이 ‘21만 원 이상으로 잠정합의했다’는 식의 보도만 나올 뿐 아직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남아있는 것도 농가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모산에 사는 김 아무개(61)농부는 “도복으로 벼 수확량도 줄었지만 잦은 비에 논이 마르지 않아 계획했던 보리도 갈지 못할 것 같다”며 “비 소식이 더 있으면 종자로 남겨 둔 보리를 방아찔 생각”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을태풍의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암울한 전망이다.

김종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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