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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서 불등마을, "시끄러워 못 살겠다" 잦은 시위에 주민들만 '고통'

불등마을, 한노총과 민노총 집회 끝나자 다른 노조가 시위
“주민 고통을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비판도
마을주민들, ‘현장사무소 옮기라’는 맞불집회도 고려 중

건설 노조들의 이권 다툼에 하서면 불등마을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한노총과 민노총, 두 노조의 한 달에 걸친 집회가 끝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한노총 산하의 다른 노조단체가 집회를 벌이면서 불등마을이 싸움터로 변하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투쟁이라는 구호와 노랫소리에 미칠 지경”이라는 이 아무개(48)주민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현장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던지 해야지 귀가 윙윙거려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고통을 호소하며 “여기가 싸움터냐, 시위는 딴 데가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전북지부 조합원 30여명은 불등마을에 있는 부경산업개발(주) 앞에서 집회 시위를 벌렸다.
시위현장은 고성능 스피커가 장착된 대여섯 대의 차량에서 나오는 소음과 마을입구부터 즐비하게 늘어선 ‘단결투쟁’, ‘정면돌파’라는 과격한 문구가 새겨진 20여대의 차량으로 인해 이곳이 시골마을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농 작업을 위해 다니는 트랙터는 차량에 흠집이 생기지 않을까 조심조심 지나고 있고 마을 도로 폭이 4~5미터에 불과해 반대편 차량과 마주칠 경우 후진하거나 한참을 기다려 다니고 있다. 주객이 전도됐을 뿐만 아니라 마을길은 시위차량 주차장이 돼버렸다.
모든 원인은 마을 내에 현장사무소를 차린 부경산업개발(주)(이하 부경) 때문이다.
부경은 롯데건설 등과 계약한 건설사로 남북2축 도로를 비롯해 새만금 내 여러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공사현장에 투입하는 장비나 덤프 차량을 두고 건설노조 간 이권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부경에 따르면 한 달 여 간의 논의 끝에 최근 민노총과 한노총 간 협의를 마친 상태다. 한노총 건설산업인 노조가 약 70~80%의 공사를 담당하고 민노총 소속 노조가 나머지를 맡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건설산업인 노조’에서 ‘인’자가 빠진 ‘건설산업 노조’라는 제3의 단체가 자신들 노조원도 일 할 수 있도록 교섭에 응하라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부경 관계자는 “어렵게 교섭을 마쳤는데 이름을 달리한 노조와 또 교섭에 나선다면 전국에 있는 모든 단체와 교섭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더 이상의 교섭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여기서 추가로 교섭에 응한다면 각종 노조는 모두 불등마을에 와서 집회를 벌일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반면 집회를 시작한 지금의 시위도 기약 없이 계속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불등마을 이영현 이장은 “현장사무실을 코앞에 두고 시끄럽게 시위 하는 것은 마을 사람들이 듣고 고통을 호소해 업체를 압박하길 바라기 때문이다”며 “주민 고통을 노조의 목적 달성에 이용하고 있는 고도의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실제 부경 관계자도 “마을주민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고 말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안경찰서는 관계자는 “합법적인 집회의 경우 소리의 크기를 측정해 줄이도록 지도하거나 스피커의 방향이 마을을 향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제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이장은 “이렇다 할 대안도 없고 법적인 제재도 마땅치 않다면 현장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한번 자리 잡은 곳을 쉽게 옮기겠느냐”며 “먼지에 진동에 소음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는 주민들이 또다시 집회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고 개탄했다.

김종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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