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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로 농가‘다중고’

겉으로 보기엔 연착륙…농민들 속 시커멓게 타 들어가

농약 가짓수 부족으로 병충해 방제 안 돼 수확량 절반 ‘뚝’

잔류기준 강화…수확기 농약살포 엄두 못 내

서로 다른 품종·작목 재배 시 비의도적 농약 유입돼 이웃 갈등

좁은 땅에 혼작·항공방제 시 비산 등 해결 과제 산적

시행 9개월째를 맞이하는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이하 PLS)제도 때문에 농가가‘다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종회의원(전북 김제·부안)에 따르면“PLS가 시행된 올해 상반기 농산물 부적합률이 지난해보다 감소하면서 제도가 안착됐다는 평가가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정부의 섣부른 제도 도입이 농업인들에게 더 많은 피해룰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올 1~8월 농산물 잔류농약 부적합률은 1.3%였다. 당초에는 부적합률이 크게 높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 1.4%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PLS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통계의 착시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현장에서는 농약 부적합률이 낮게 나온 것은 정상적으로 생산-출하된 농산물만을 기준으로 측정했기 때문이다”며“PLS 시행으로 병충해 방제가 어려워져 정상적인 수확을 못한 현실이 완전히 가려져 있다”고 비판했다.

PLS의 사각지대에 대한 농업현장의 불평불만이 많다. 농약의 가짓수 부족에 따른 수확량 감소로 경북 영천, 충북 영동 등 복숭아 주산지의 상당수 농가는 정상적으로 수확한 과실이 작년의 절반에 그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복숭아 주산지에서‘심식나방’과‘복숭아순나방’ 피해가 컸지만 농약이 없어 방제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PLS 시행 전에는 효과가 좋은 살충제를 5~6종 가량 사용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이들 농약이 등록된 농약이 아니라서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며“올 8월 기준 2만5878개의 농약이 등록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여전히 등록 농약이 부족하다는 게 농민들의 불평불만이다”고 했다.

잔류농약 기준이 엄격해져 수확 1~2주일 전부터 농약살포를 아예 못하는 것도 큰 애로점이다. 수확 전에는 과실의 당도가 최고조에 달함으로써 해충에 더 취약해지는데 올해는 농약 가짓수가 줄고 잔류기준이 강화돼 방제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 완주 이서와 경북 영천지역의 상당수 배 농가는 수확 20여일 전부터 뿌릴 약제가 마땅히 없어 심식나방 피해를 크게 봤다.

서로 다른 품종과 작목을 재배할 때 농약이 의도치 않게 유입되는 것도 농민들의 고통이다.

복숭아의 경우 일시에 수확-저장할 수 없어 한 과수원에 조생종과 만생종 등 10여가지의 품종을 섞어 심는데 조생종 수확기에 만생종에 뿌린 농약이 유입되고 있다.

우리농업의 특성상 좁은 농토에 농약을 뿌리면 이웃 농작물에 유입되는‘비의도적 농약 유입문제’,‘드론 및 항공방제’에 따른 비산문제로 이웃간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토양잔류로 인한 비의도적 오염과 혼작에 따른 방제여건의 애로점 역시 크다. 우리의 밭작물은 한 작물을 수확하면 그 땅에 다른 작물을 심거나, 좁은 밭에 여러 작물을 동시에 재배하는 혼작이 매우 많다. 후작물 잔류 우려가 있는 농약은 지속적으로 기준을 재설정하고 여러 작물에 동시 사용 가능한 농약을 폭넓게 등록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종회 의원은“농업현장은 기후 변화에 따라 재배하는 농작물의 종류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작물별 발생 병해충이 지속적으로 바뀌는 등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농진청의 방제 농약 등록 역시 변화하는 속도에 발맞춰 기민하게 대응해야 PLS가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LS는 농산물에 등록된 농약만을 사용하도록 한 제도로 2016년 12월 31일 견과종실류와 열대과일류를 시작으로 올해 1월 1일 모든 농산물에 확대 적용됐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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