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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예배당으로 전락한 줄포갯벌생태관…관광객들 ‘불쾌감’ 토로
줄포생태공원내 줄포갯벌생태관 전경

대회의실 올해 말까지 교회에 대관키로 협의해
8월 하순부터 전시관에서 예배, 찬송가 울려 퍼져
관광객, “예배하는 전시관은 부안이 유일무이”
부안군, 민원 잇따르자 ‘사용제한 하겠다’ 나서

부안군이 260여 억을 들여 건립한 줄포갯벌생태관의 1층 대회의실을 무려 8개월간 줄포의 한 교회에 대관해 예배당으로 이용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과 함께 시설 사용에 대한 운영관리 조례 개정이 요구되고 있다.
줄포생태공원내에 위치한 줄포갯벌생태관은 줄포만 갯벌이 2006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고 2010년에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서 갯벌과 서식 생물들의 생태 및 환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교육 장소로 건립됐다.
생태전시실, 홍보 영상실 등으로 구성된 전시관과 더불어 각종 강연회나 공연을 개최할 수 있는 1층 대회의실을 비롯해 다목적 홀과 세미나 룸, 식당, 게스트하우스가 마련되어 있어 학술대회, 각종 포럼 등의 행사가 가능한 다목적 시설이다.
이 시설에서 지난 8월 하순부터 교회 예배가 이뤄지면서 시설물의 건립 목적에 맞는 대관이라는 원칙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지난 일요일 이곳을 방문해 전시관을 찾았다는 한 관광객은 “전시물을 관람하러 갔다가 찬송가 노랫소리와 설교 소리가 들려 이곳이 전시관이 맞는 지 황당하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제보했다. 더불어 “전국의 수많은 전시시설을 가봤지만 교회 예배당이 차려진 곳은 부안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게 가능한 일인지 난생 처음 겪는 일이라 어이가 없어 그저 웃음만 나왔다”고 말했다.

줄포갯벌생태관 대회의실 전경

확인 차 찾은 생태관 1층 대회의실에서 예배의 흔적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회의실 내부 한편에는 교회에서 볼 수 있는 헌금용 장식장이 서있고 내부 우측 창고에는 헌금함 등 교회관련 물품 등이 보관되어 있었다. 창고에서 밖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당초 창고에 있었다가 옮겨진 것으로 보이는 잼버리 관련 물건들이 보관인지 방치인지 모르게 치워져 있었다. 무대에 있는 단상 위에는 십자가가 있는 종과 함께 찬송가책이 놓여 있었다. 뒤편으로도 교회물건들을 쉽게 볼 수 있어 회의실을 한번 쓰고 말 것이 아니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대회의실 무대 한켠에 놓여있는 강연대 등 교회 물품

부안군 담당자는 줄포만 갯벌생태공원 운영관리 조례 제9조(사용허가 제한)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교회에 대관한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규칙이나 조례를 따지기 이전에 생태관의 취지와 맞는지 여부를 고민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현재 이 교회는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대체 예배당 마련을 위해 대관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관 과정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오른쪽 교회건물 옆으로 하수펌프장이 건축되고 있다.

모 부안군의원에 따르면 이 교회가 대관을 하게 된 이유는 교회 옆에 하수도 펌프장을 건립하면서 터파기 과정에서 교회 건물에 균열이 발생했고 일종의 보상적 차원에서 대관을 허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부서 담당자는 펌프장은 환경관리공단에서 시행한 것이고 일부 균열이 난 것은 감정평가사의 감정을 통해 보상가가 정해졌으며, 이용하기 위험할 정도의 균열은 없었을 뿐더러 교회와도 협의가 마무리 됐다고 말해 균열과 대관과는 관계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를 두고 익명의 한 주민은 “(균열을 주장한 의원과는 또 다른) 모 군의원이 이 교회에 다니고 있으며 리모델링 때문에 대체 예배당이 필요하자 의원들이 문제를 해결한다며 행정을 압박해 대관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표를 의식한 의원들이 감시와 견제의 권한을 이용해 행정을 좌지우지 하는 횡포를 부렸다는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이 잇따르자 부안군은 뒤 늦게 사태수습에 나섰다.
부안군은 해당 교회에 공문을 발송하고 운영조례 제7조(행위의 제한) 고성·난무 등 다른 사람에게 지장을 주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사용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종교의 특성상 찬송가 소리는 클 수밖에 없고 교인들이 내는 이 소리가 고성이나 난무라고 누가 어떤 잣대로 판단할 것인지도 문제로 남는다.
또한 부안군은 바둑 관련 행사나 공익적 행사가 있을 경우 우선해서 사용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며 대회의실 사용을 제한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도 먼저 접수한 교회 측에 양해를 구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다. 때문에 웬만한 큰 행사가 아니면 다른 세미나실 이용을 권할 것으로 보여 진다.

김종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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