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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읍내 중학교 남녀공학 “입장차 팽팽”

부안교육지원청에서 2차 공청회 열려…150여명 참석
반대 “학업에 전념할 수 없고 학교 폭력도 더 많아”
찬성 “어울려 사는 세상에서 중·고시기만 분리 안 돼”

부안읍 소재 중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부안중, 삼남중, 부안여중 등 읍내 3개 중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할 지 여부에 대한 2차 공청회가 지난 20일 오후 7시 부안교육지원청 시청각실에서 열려 찬성과 반대 양측의 팽팽한 설전이 오갔다.
학부모, 교직원, 학생, 지역주민 등 150여 명이 참여한 이번 공청회는 찬성과 반대 측에서 각각 2명의 패널이 참석해 찬반입장을 발표하고, 이어 토론과 방청석 질의응답 등 모두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찬성 측 패널로는 김명희 보안중학교 교사와 부안남초 학부모인 김태연 씨가, 반대 측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황의장 부안여중 교장과 부안여중 학부모인 차희경 씨가 패널로 나섰다.
공청회는 다양한 논문과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PPT를 준비한 황 교장이 “별학(別學. 공학의 반대개념)이 공학보다 성적이 더 올랐다”는 내용의 뉴스 동영상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황 교장은 “공학이 전인교육 측면의 장점은 인정하지만 학업성적이 낮은 점은 무시 못 한다”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학업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분리교육을 시작한 나라들의 예를 각종 데이터와 함께 소개했다. 그는 또 “통학권을 공학 전환의 이유로 꼽는데 통학거리만 본다면 부안여중이 가장 유리하다”면서 “현재 부안지역 95% 이상의 학생들이 3킬로미터 이내에 거주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통학문제로 학교의 정체성을 바꿀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6년간 공학과 별학의 성적을 추적한 자료를 제시한 뒤 “동성끼리 있어야 학업에 전념할 수 있어 별학이 공학보다 성적이 높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학교내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동영상 뉴스와 함께 “학교 폭력의 피해학생 건수도 공학이 월등히 앞선다”고 주장했다.
찬성 측 패널인 김명희 교사는 먼저 “학생들의 미래 삶을 위해 어느 것이 더 바람한가 판단하는 것이 이 공청회의 본질”이라고 전제하며 “미래 세상을 살아가는 역량은 공감능력, 의사소통, 남을 아끼고 사랑하는 정서, 상상력, 통합, 융합 등인데 앞으로도 기성세대의 공부방식을 강요하면 미래에는 부적응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중고등학교를 제외한 다른 사회영역에서는 남녀가 어울려 살아가는데 유독 그 시기만 분리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찬반을 논할 것이 아니라 차별 등 비인권적 교육을 벗어나 더 좋은 환경인 남녀공학 전환에 앞장서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아울러 “성적의 유불리는 연구목적이나 방법에 따라 또 연구자에 따라 상반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면서 “공부에만 때가 있는 것은 아니며 이성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패널 간의 토론과 방청석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특히 황 교장이 “교육당국이 학교 구성원에 제반정보를 주고 판단할 근거를 줘야하는데 막혀있다”면서 교육당국에 마스트플랜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자, 도교육청 실무책임자가 답변에 나서 설문조사와 시설 개선, 학생 생활지도 관련 교사 연수 등의 일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성범죄 증가 통계에 대해 예전에 비해 SNS가 발달해 은폐가 불가능한 이유도 있다는 등 공학 전환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방청석에서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며 반발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자신을 부안여중 학부모라고 밝힌 한 방청객은 “현재 읍내에 남자 중학교 2개와 여중 1개교가 있는데 굳이 3개교 모두 남녀공학을 할 필요 있느냐? 1곳만 공학 전환에 찬성하면 그 곳만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가뜩이나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부안여중의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관측이다.
전북교육청은 남녀공학 전환 일정에 대해 9~11월 중 교육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가부를 결정하고, 공학전환이 결정되는 경우에는 12월에 학부모 설명회, 내년 5~6월 통학구역 검토 및 행정예고, 8~9월 조례 개정 및 학교군 고시, 12~21년 2월 교육환경 시설개선 등을 거쳐 21년 3월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설문조사를 위한 표본집단 선정부터 문항 설계까지 찬성과 반대 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시작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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