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군민소통광장에 게시된 각종 민원들. 약 50일 전인 6월 21일 올라온 민원이 아직도 '처리중' 상태로 방치돼 있다.

14일내 답변 완료하겠다더니 46일간 감감 무소식
27개 의견 중 9건 답변기한 초과, 13건은 비공개
사례 발굴과 사진 편집해 의견 낸 민원인만 ‘고생’
‘좋아요’ 반영 안되고 부안톡 접속하면 PC버전 떠

군민과의 양방향 소통 공간으로 기대를 모았던 온라인 365군민소통광장이 저조한 의견 접수와 기한을 넘긴 답변, 기술적 한계를 드러내면서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소통을 강조하는 민선 7기의 공약 중 하나이자 참여 행정의 일환으로 추진된 소통광장은 그간 분산돼 있던 여러 개의 소통창구를 통합하면서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의견을 제시하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나 문재인정부에서 실시중인 국민청원과 맥을 같이 하면서 개개인의 성토성 민원이나 단순 불만제기를 넘어 부안군정과 현안사업, 지역문제에 의견을 제시하고 대안을 공유하는 광장으로의 성장을 예상해왔다.
하지만 개설한 지 3개월을 넘긴 지난 6일 기준으로 접수된 의견은 27건에 그치고 있으며 그나마 접수된 의견에 답변도 지연되면서 민원인들의 불만만 가중되고 있다.
6일 기준, 의견에 답변이 안 된 건은 총 9건으로 모두 ‘처리 중’으로 표시되어 있다. 문제는 개설 당시 “의견제시후 14일내 답변을 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9건 모두 답변기한을 초과한 상태다. 최장기간 기한을 넘긴 것은 지난 6월 21일에 접수된 의견으로서 무려 46일이나 지났다.
도시공원과가 답변할 이 의견은 가로등 불빛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가로등 빛 가림 막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해당 군민은 손수 제천시와 여수시의 사례를 조사하고 사진까지 첨부하는 열의를 보였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사실상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고 해당부서가 기억이나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 됐다.
행정이 중요 시 해야 할 신뢰와 관련된 민원에도 먹통이다. 지난 6월 28일 개암사 관련 문화재 보수에 타 지역인 전남 업체를 수의 계약한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선정 이유를 요구하는 민원성 의견이 재무과에 접수됐다. 이는 행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는 사안으로 신속한 답변이 요구되지만 한 달이 넘도록 답변을 미루면서 오히려 담합과 같은 의혹제기만 키우고 있다.
다소 가벼운 민원에도 감감무소식이다. 지난 7월 8일 일부 도로에 잡풀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부안읍에 전달됐다. ‘제거작업이 예정되어 있다’ 또는 ‘언제까지 제거하겠다’, ‘이장과 협의해 조치하겠다’라고 답변이 가능하지만 한 달이 다되도록 가타부타 답변이 없다. 해당 구역 지적도를 캡처하고 직접 도로를 그림으로 그려가며 민원을 제기한 사람만 사서 고생한 꼴이다.
지난 7월 23일에 곰소시장을 전통시장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군민은 “회신 시간이 소요된다면 스케줄을 작성해 회신해주실 것”을 따로 요구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이 같이 기한을 넘긴 채 꿈쩍도 안하는 의견들을 과별로 따지면 건설교통과가 3건, 도시공원과가 2건, 미래전략담당관, 부안읍, 재무과, 상하수도사업소가 각각 1건씩이다.
광장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부서나 답변을 해야 할 부서 서로가 안일하게 대응하는 사이 소통의 기능은 떨어지고 불통과 불신의 광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논의가 필요하거나 시간을 요하는 민원일 경우 단기간에 답변하는 것이 불가능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뒤 장기적으로 답변에 나서면 될 것인데도 무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비난을 자초한 것이다.

365군민소통광장 홈페이지 모습

또한, 의견 제시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이름만 광장일 뿐 공개와 비공개로 나뉘어져 있어 밀실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총 27건 중 절반에 달하는 13건이 비공개로서 본인이 아니면 어떠한 의견이 제시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 이 같은 비공개는 주로 사적 민원일 가능성이 크고 손익의 적당 선에서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의견을 공유하자는 광장과는 맞지 않는다. 차라리 국민신문고를 이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더불어 광장의 발전을 위한 양질의 의견이 나올 수 있도록 전체 공개로 전환해야한다는 의견에 힘이 모아진다.
이밖에도 공개된 의견에 공감할 경우 일명 ‘좋아요’를 클릭하게 되는 데 인터넷 페이지에서 ‘좋아요’를 누르면 ‘권한이 없습니다’라는 문구만 나올 뿐 카운팅도 안 되고 로그인을 하라는 등 절차 안내가 없어 보완이 요구된다.
부안군민이 많이 설치했다는 ‘부안톡’에서 모바일로 접속해 들어가더라도 PC버전으로 나와 사실상 휴대폰으로는 의견제시가 어려운 것도 단점 중 하나다.
이 같은 기술적 문제가 드러난 지 상당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볼 때 공약이행을 위해 만들어 만 놨을 뿐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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