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의회 인터넷방송 첫 화면.

군민·언론 지적에 최근 운영위 방송장비 교체
7월 임시회부터 시작, 방송 범위는 아직 미정
‘연구하는 의원’ 기대…유권자 평가로 ‘선순환’

부안군의회가 최근 운영위원회실 방송장비를 디지털장비로 교체하고 내달 초부터 주요회의를 실시간으로 방송한다고 밝혔다.
부안군의회는 그 동안 본회의 장면을 녹화해 의회 홈페이지의 ‘의정활동▻의회동영상’ 메뉴에 올려 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회의인 ‘행정감사’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를 본회의장이 아닌 운영위원회의실에서 개최하는 바람에 군민들은 실제 의원들의 회의 모습을 접할 방법이 없었다. 행정감사나 예결위는 원칙적으로 본회의장에서 열게 돼 있다. 하지만 본회의장에서는 주로 개·폐회식이나 상임위 심의가 끝난 조례 가결 등 형식적인 절차만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군의원들이 동영상 중계를 피해 가기 위해 본회의장 개최 원칙을 버리고 운영위원회의실에서 회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었다.
군민들의 불만과 언론의 문제 제기(본지 2018년 10월 26일자 “부안군의회 깜깜이 행정사무감사 올해도 반복되나?” 참고)가 끈질기게 이어지자 부안군의회는 마침내 지난해 11월 운영위원회실에서 열리는 회의도 생중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기존 장비가 오래 돼 화질이 선명치 않고 화면과 소리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있어 곧바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최근 풀에이치디(full HD)급 장비로 교체해 생방송에 나선 것이다.
장비 교체 후 지난 20일까지 약 일주일 간 시험방송을 한 결과 화질과 음질, 전송속도 등 모든 면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부안군의회는 밝혔다. 장비 교체에는 모두 1억8000만원의 군비가 소요됐다.
아직 방송 시작 일정과 범위는 유동적이다. 부안군의회는 오는 7월 2일 열리는 의원간담회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인데, 내달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은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7월 중순 열리는 임시회부터 적용하는 것은 거의 확정적이다.
문제는 방송 범위다. 현재 의회 내에서는 상임위원회와 간담회를 제외한 모든 회의를 대상으로 하자는 의견과 행정감사 등 일부 회의부터 시작해 서서히 늘려가자는 의견으로 나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왕에 큰돈을 들여 방송장비를 구비해놓고 일부 회의만 선택적, 자의적으로 방송한다면 군민들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결국 전면 방송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겠느냐는 것이 의회 주변의 전망이다.
실제로 의회 운영방식을 잘 아는 한 군민은 이 소식을 접하고 “예결위 등에서 민감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는 잠시 정회하고 의원들 간에 의견을 조율하면 된다”면서 “(생방송 등) 의회 활동의 전면적 공개는 시대적 흐름인데 이를 의원들 입맛에 따라 선택적으로 한다면 ‘그럴 거면 뭐 하러 비싼 장비를 설치했느냐’는 비판이 당장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앞으로 의원들의 활동이 실시간으로 가감 없이 공개됨으로써 의회 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기대된다.
우선 의원들이 그 동안 일부 안이한 자세에서 벗어나 지방행정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방송은 신문 보도나 회의록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일거수일투족을 생생하게 전달해 의원 개개인의 자질과 성실도 등이 민낯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히 집행부의 과오에 대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한다든가, 회의 내내 질의 한번 하지 않던 일부 의원의 관행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나아가 유권자가 자신이 표를 준 의원의 의정활동을 직접 보고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 발전에 선순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대로 된 평가가 제대로 된 투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안군 집행부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그 동안 답변에 나선 공무원들의 ‘최선을 다 하겠다’, ‘노력하겠다’는 투의 두루뭉수리 답변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게 된다. 공무원들도 이제부턴 자료에 근거한 정확한 답변이나 현실성 있는 확실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생방송 시청 방법은 부안군의회 홈페이지 메인화면에서 ‘부안군의회 인터넷방송’ 배너를 눌러 입장하면 된다. 부안독립신문도 이 생방송을 본사 홈페이지에 링크할 예정이며, 차후 SNS 등을 통해서도 서비스 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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