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 새만금지방환경청 앞에서 해수유통을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2020 새만금해수유통 전북행동 회원들

정부, ‘새만금유역 2단계 수질개선종합대책 종합평가’ 용역
시민단체, “4조1000억 낭비하고도 수질관리는 실패” 반발

정부가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종합대책 종합평가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자 전북 시민단체가 “해수유통 결정을 미루려는 꼼수”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등이 속한 ‘2020 새만금해수유통 전북행동’은 12일 각 언론사에 배포한 성명서에서 “정부는 계획대로 2020년 새만금호의 담수화를 선행하고 이후에 수질개선사업 종합평가를 실시하라”면서 “이번 수질평가 용역은 정부가 그 동안 수차례 진행했던 수질개선사업의 계획과 평가를 되풀이하는 것으로, 그 동안 정부의 수질예측과 평가는 한 번도 적중한 적이 없다. 그런데 똑같은 방식으로 가상수질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며, 새만금호 해수유통 결정을 미루고 3단계(2021~30) 수질개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꼼수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5월 28일, ‘새만금유역 2단계 수질개선종합대책 종합평가’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용역은 그 동안의 수질개선사업을 평가하고 2020년 이후의 새만금 수질관리방안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로 2020년 9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용역에는 총 5억 원이 투입되며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이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해수유통 전북행동은 이번 용역의 세부 과업내용 가운데 특히 ‘시나리오2’ 부분을 문제 삼으며 “정부가 2020년까지는 (수질 개선이) 어렵지만 추가대책을 또 다시 실시하면 목표수질을 달성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이를 빌미로) 해수유통 결정을 미루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날을 세웠다.
‘시나리오2’에는 ‘2단계 수질개선대책과 추가대책 포함’이라고 명시돼 있어, 정부가 20년 동안 4조원을 투입한 수질개선사업이 실패했음에도 또 다시 추가대책을 추진하려는 의도라는 게 이들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아울러 이번 용역에서 목표수질 달성여부에 대한 평가를 ‘현재 수질관리 상태 유지’와 ‘담수화시’를 병행하여 평가”한다고 명시한 데 대해서도 이들은 ‘해수유통 확대’나 ‘상시적 해수유통’ 항목도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전북행동은 그 이유로 “2018년 새만금호의 수질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 기준으로 4~6등급이다. 수위관리 차원에서 바닷물을 제한적으로 유통시키고 있는 ‘현재의 수질관리 상태’에서 배수갑문과 가까운 곳은 4급수, 바닷물이 다다르지 못하는 새만금호의 상류는 최악의 6급수”라고 설명하면서 “‘현재의 수질관리 상태유지’를 통해서도 3~4급수의 목표수질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목표수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해수유통량을 확대하는 안을 반드시 시나리오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 6월 7일 낙동강 하구둑이 34년 만에 시험개방을 한 것을 예로 들며 “이제 하구역의 복원은 네덜란드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2020년부터 건설할 ‘스마트 수변도시’는 새만금호의 수질이 1~2급수의 수질이 아니면 성공할 수 없다. 새만금 해수유통 외에는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새만금 수질대책은 지난 2011년 3월 정부가 제6차 새만금위원회를 열고 총 45개 과제의 사업에 사업비 2조8905억원이 투입되는 새만금 2단계 대책을 확정했을 때도 논란이 됐었다.
이때 정부는 기존 2단계 수질대책에 3개의 추가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된다면 2020년 새만금호 목표수질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전북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 2월에 2018년 새만금호 수질관련 자료를 내고, COD 기준으로 측정 장소에 따라 5.2∼11.0㎎/ℓ로 4~6급수, 바닷물이 거의 다다르지 않는 상류 지점은 6급수, 배수갑문 근처는 4급수라고 밝혀,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정부의 수질관리는 또 실패한 셈이 된다.
새만금 수질개선사업은 지난 2001년 1단계 대책(2001~2010년) 사업에서 1조2000억원, 2단계 대책(2011~2020년)에 2조9000억원 등 총 4조 1000억 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20년간 투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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